법원 최대 모임… 대법원장 되면 '파워그룹' 비치는 것 부담 느낀 듯
주광덕 의원 "매번 관용차로 출장… 지명 후 대법원 갈때만 대중교통"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김명수〈사진〉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달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자신이 1·2대 회장을 지낸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를 탈퇴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달 21일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되자 일주일 뒤인 28일 국제인권법연구회에 탈퇴서를 제출했다. 2011년 출범한 국제인권법연구회는 김 후보자가 서울고법 부장 시절 설립을 주도했다. 김 후보자는 2012·2013년 국제인권법연구회 1·2대 회장을 지냈다. 이 연구회는 480명가량의 판사가 소속된 법원 내 최대 모임이 됐다. 전체 판사의 16%가량이다. 김 후보자는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 후보자가 국제인권법연구회를 탈퇴한 것은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이 되면 이 연구회 회원들이 사법부 내 '파워 그룹'이 되는 게 아니냐는 법원 안팎의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이 연구회 소속 김형연 당시 부장판사가 법원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들어갔다. 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지원하는 판사들 중 일부가 이 연구회 출신이고, 최근 법원 통신망에 '재판이 곧 정치'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은 오현석 판사 역시 이 연구회 회원이다. 국회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최근 법원에 국제인권법연구회 명단 제출을 요구했으나 법원행정처는 거부했다.
김 후보자는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지난달 21일 오후 1시 40분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으로부터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주 의원이 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춘천지법원장으로 재직했던 작년 초부터 최근까지 총 18번의 출장에서 17번은 관용차량을 이 용했다. 그가 관용차를 타지 않았던 출장은 대법원장으로 지명받은 다음 날인 지난달 22일 양승태 대법원장과의 면담 때였다. 김 후보자는 그때 춘천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대법원에 왔다. 김 후보자 측은 "22일 오전 군부대 방문 일정이 있어서 행사 후 관용차량을 이용하면 면담 시각(오후 3시 30분)을 못 맞출 것 같아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