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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이탈리아 상원은 찬성 179표, 반대 16표, 기권 7표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상원 개혁 개헌안을 통과시켰다. 골자는 상원 의석수를 315석에서 100석으로 대폭 줄이고, 입법권 및 정부 불신임 권한을 없앤다는 것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탈리아 상원이 스스로 '정치적 자살'을 선택했다"고 했다.

한국을 방문한 피에트로 그라소(Pietro Grasso·사진) 이탈리아 상원의장은 5일 본지 인터뷰에서 스스로 '자살'을 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집권 민주당 소속인 그는 "상원의원 상당수가 의회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데 동의한 것"이라며 "입법 과정을 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추진됐다"고 했다. 여태껏 이탈리아는 상·하원이 동등한 권한을 지닌 양원제를 채택해왔다. 그 때문에 정부가 법안을 내놓아도 상·하원이 서로 미루며 입법을 지연시키는 경우가 잦았다.

그라소 의장은 "의석수를 대폭 삭감하기로 한 것도 상원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조치의 연장선"이라며 "그 기능이 변한 만큼, 의석수도 새로 정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그는 "상원은 약해진 것이 아니다"며 "중요한 것은 상원의 공적 기능이 변한 것"이라 했다. 입법 기능이 줄어든 대신, 법안 집행을 감독하고 그 효력을 검증하는 기능을 새로 맡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개혁으로 상원은 의회에서 행정부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번 상원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이 없지는 않았다. 지난 9월 야당인 '북부리그' 소속 의원들은 개헌안 논의를 지연시키기 위해, 수정안을 무려 8500만건이나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라소 의장과 렌치 총리 등 집권 세력은 "지난 70년 동안 정권이 63번이나 바뀌었다"며 뿌리 깊은 정치 불안정을 극복해야 한다고 꾸준히 설득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2016-01-03 21: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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