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IMF의 추억
 오댕궁물_
 2015-08-23 21:32:24  |   조회: 3786
첨부파일 : -
지난 IMF시절 난 40대 가장으로서 피붙이 둘째놈 분유값도 없어,
혹독한 집안경제 사정을 겪었다.
하루아침 직장에서 내팽겨져 6개월을 방황속에
정신과 육체마져 피폐해져 가던 어느 날 마누라와 큰 언쟁을 벌였다.
처음 고함소리에 놀란 아이는 까무러칠듯 울어대고
나는 분을 삭이지 못하고, 부엌에 프라스틱 물바켓이 눈에띄자,
있는 힘대로 집어 차 버렸다. "빠지끈 와장창!" 좁은 실내엔
이웃이 놀랄만큼 큰 소리가 나고 순간 온 사방에
플라스틱 쪼가리와 포탄같은 물세례는 바닥과 내몸을 흥건히 적셨다.
울던 아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순간 표독스런 마누라도 아무 기척이 없다.
변덕스런 소나기를 맞은 마냥 졸지에 흠뻑젖은 그 길로
밖을 나와 터벅터벅 걸었다, 목적지도 없이 무작정....
길가던 사람들이 내 모습을 흘깃흘깃 쳐다본다.
옷이 흠뻑젖은 채로 터벅이는 지금 내모습은 나 자신도 몰라
행인들이 이내의 방황의 길을 어찌 헤아려 보리리오 ㅜㅜ
자동차들도 사람들도 진눈개비속으로 뿌옇게 시야가 흐려온다.
물세례를 받고 나올때 내 뒤통수에 차라리 저주를 할것이지,
폭풍전야 같던 마누라와 젖먹이 새끼 생각이 점점 눈에 아른거려
난 그날 수변공원 구석진 벤치에 앉아 땅바닥에 고개를 쳐박고
머리는 띵하고 눈은 맹하게 붓기가 올만치 반나절을 울었다.
그져 먼지나 잡초 흙투성이 바닥에도 개미보다 더 작은
무수한 생물들이 존재하며 끝없는 생존투쟁으로 몸부림을 치는 것을....
세상을 원망키보다 내 자신을 원망하는것이 현명하다 싶었다.
입에 풀칠이라도 해야 겠다 이튿날 마음을 다잡고
가까운 택시회사를 찾아갔다. 15년을 다니던 변변찮은 섬유직회사였지만
막상 손을 놓고 고정 수입이 없이 여윳돈 마져도 서서히 바닥나고 ,
아이 분유값이라도 벌어야 겠다 싶어 수소문으로
옆동네 인력사무실을 간간히 나가서
뼈빠진 노가다라는 것을 하면서 형편없는 일당받고 느낀것이 차라리
택시기사라도 막노동 보다는 낫다싶은 판단이 섰던것이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 개같이 벌어 정승처럼 쓴다"
택시기사 직업 역시 3D업종에 충분히 해당되는 고달픈 직업이란것,
더군다나 살을 애는 IMF의 휘몰이에 시작한 택시기사직이란
길거리는 택시손님이 없어 개인택시 회사택시 너나 없이
손님 태우기 전쟁으로 멱살 주먹다짐으로 파출소가 굿판나고,
길건너 손님 하나놓고 불법유턴 좌회전 신호위반은 아예
너너없이 식은죽먹기로 횡행하던 때였으니
3만명이 넘는 택시기사중에 햇병아리 하나가 날센 전쟁통을 버티기엔
역부족이었다.
차라리 노가다를 하지 이건 인간이 할짓이 아니자너?
손님하나 더 태우자고 인간성 내팽겨치고 목숨걸고 설치다가
어느 날 진짜 죽으면 그것도 비참한 사고로 죽기라도 한다면 좆댄다,
아 ! 정말 택시기사도 못해먹겠네
택시기사란것을 하면서 정말 기괴한 못볼 꼴도 더러 봤고
우선 며칠이라도 버티면서 딴 자리 찾아보자 오늘만 오늘만 한달만 하다가
결국 택시기사로 만 3년을 하게되었다.
돌아보면 진상만 있는게 아니라 인간적인 승객이 많았지만
반대로 정말 비인간적인 진상손님을 적지않았던게 사실이다.
특히 음주후에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을 기사들이 꺼리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 사람이 회사택시 3년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도 책을 쓰면
한권은 족히 될터인데 편생을 택시에서 살아온 사람들이야 말할것도 없을 것이다.
정말 뭇지도 울지도 못할 이야기들은 5명이 전부인 비좁은 택시안에서도
넓디넓은 세상밖에도 ......
2015-08-23 21: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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