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자동차 패권
- 전기차(EV) 논란, 트럼프 같은 비관론자
- 청정에너지 등장과 도로 위에서부터 미국의 종말
- 미·중의 신세계(新世界) 패권
- 어리석은 트럼프, 미래를 뚫는 중국
- 새로운 용(龍)의 등극
- 트럼프와 머스크의 이익을 찾는 ‘쇼케이스’
- 내재적 결함을 드러낸 트럼프 관세
- 트럼프와 아멕시트(Amexit)

전기차(EV) 하면 미국의 테슬라(Tesla)였다. 1위를 치고 나가던 미국의 테슬라가 이름조차 알기 어려웠고 조악하다고 여겨졌던 중국의 전기차 메이커 비야디(BYD)가 테슬라를 밀어내고 세계 1위를 달린다. 세계 최강의 미국이 이제는 중국에 추격당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들이 심심치 않게 나돌고 있다.
전기차를 옹호하며 좌파의 총아라 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베스트셀러 “S3XY” 모델에 4만 4000달러(약 6,300만 원)가 넘는 고가를 책정했음에도 친환경적인 입장과 관대한 정부의 대출로 우파 공화당의 비난을 자주 받아왔다.
당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인 BYD는 워런 버핏의 투자 대상에서 거의 눈에 띄지 않았을 정도로 미미했지만, 현재는 저렴한 가격, 빠른 배터리 충전 시간, 머스크의 극우 성향 정치 개편에 힘입어 연간매출 1000억 달러(약 142조 2,400억 원)를 돌파하며, 테슬라를 제치고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미·중 자동차 패권
급속하게 변화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소비자들이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패권’(motor supremacy)을 향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매년 판매되는 1억대의 자동차 시장 점유율 증가보다 더 큰 시장 점유율이 걸려 있다.
테슬라는 2003년 미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해, 2010년 자동차 제조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테슬라 주식회사가 됐고, 2017년에는 전년도에 76,000대(GM 750만 대, 포드의 40만 대)만 생산했음에도 500억 달러(약 71조 1,200억 원)라는 최고 가치의 미국 차 메이커가 됐다. 일론 머스크라는 기상천외한 것 같으면서도 젊고 대담한 CEO 등장의 산물이다.
머스크는 연소 휘발유와 왕복 피스톤 대신 전기와 자기 유도로 추진되는 새로운 천년의 신세계를 약속했고, 고급 판매를 통해 대중을 위한 깨끗하고, 녹색 미래에 자금 지원할 계획이었다. 이는 그가 2006년 마스터플랜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오늘날 신차 판매량의 20%는 전기 자동차이며, 테슬라의 선구자적 노력 덕분에 그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에너지 뉴스 서비스 E21NS의 편집자인 존 k. 화이트(John K. White)는 “전기차(EV)와 휘발유 자동차는 비교할 수 없다”고 말한다. 테슬라의 초대 CEO이자 공동 창립자 5명 중 한 명인 마틴 에버하드(Martin Eberhard)의 계산에 따르면, 순수 전기차는 휘발유 1갤런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사용하여 110마일(약 170km)을 주행할 수 있다. 전기 자동차의 연료비 절감, 더 가볍고 강력한 전기 엔진을 위한 최소한의 유지 보수, 그리고 연소 탄화수소(예: 옥탄가)가 발생하지 않는 환경적 이점은 고려하지 않아도 당연한 결과이다.
* 전기차(EV) 논란, 트럼프 같은 비관론자
존 k. 화이트는 “포드가 마차를 도입했을 당시, 분뇨는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붐비는 거리에는 온통 분뇨가 쌓여 있었다. 물론 악취는 나지만, 오늘날 탄소로 인한 의인화된 지구 온난화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사실상 석유 산업과 서구 문명 전체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비교하고,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은 ‘부릉, 베이비 부릉’(Vroom, baby vroom)을 의미하는데, 미국은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화석 연료 활성화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것이 트럼프의 생각이다.
전기차는 지구 온난화를 늦출 수 있지만, 비관론자들이 지적하듯이, 전력망이 화석 연료로 운영된다면 전기차는 여전히 지구 온난화를 촉진하고 대기를 오염시킬 것이다. 하지만 재생 에너지원이 40% 이상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티 그리드(dirty grid, 불필요한 전력망)에 대한 논쟁은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년 안에 지구 온난화가 섭씨 2도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 지구 온난화는 여전히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가격만 적당하다면 지금이라도 친환경적인 가치 이상의 가격에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
트럼프와 같은 비관론자들은 지구 온난화를 믿지 않는다. 트럼프에게는 마치 MAGA(미국의 경제 정책, 즉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윈-윈(win-win) 전략이 기존의 화석 연료의 활성화가 답이라는 듯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더 많은 국내 석탄, 석유, 가스가 파이프를 통해 세계 곳곳으로 운송되고, 트럭으로 운송되어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에서 생산되는 이 에너지야말로 트럼프에겐 ‘관세’ 못지않게 가장 아름다운 말이 아닐까?
존 K. 화이트는 “민주주의가 아닌 석유가 1859년 최초의 광복절(liberation day)에 펜실베이니아주 타이터스빌의 우물에서 솟아오르는 순간부터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는 실존적 위협일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은 시장 점유율 감소와 영향력 약화로 인해 더 큰 손실을 입을 것이다. 미국의 ‘거래주의자들’(transactionalists)에게는 하류의 어떤 피해보다 수익이 더 중요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 청정에너지 등장과 도로 위에서부터 미국의 종말
오늘날 개인주의자라면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자연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독립을 환영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태양광 발전은 지난 12년 동안 3년마다 두 배로 증가하여 7%에 달했다. 더 이상 외부 통제에 얽매이지 않은 일반 소비자는 옥상 태양광(예 : 8kW 또는 400W 패널 20개) 덕분에 혼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태양광(PV) 셀(Cell)과 배터리로 모든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고 자동차는 무료로 충전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군이 1세기 이상 보호해 온 석유는 전기화 증가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하루 1억 배럴의 석유가 위협받고 있다. 더 이상 석유로 쉽게 이윤을 남기거나 과세할 수 있는 수입은 없다. 전기차는 더 깨끗한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선도하고 있으며, 미국의 종말은 도로 위에서부터 나타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변화에 맞서 전력을 다해 전기차 지원을 철회하고, 태양광에 최대 3,500%의 관세를 부과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낡은 것이 새로운 것에 자리를 내줄 때까지는 항상 불안한 시기가 있다. 결국 태양 중심의 태양계, 증기 기관차, 트랜지스터 스위칭과 같은 하나의 승자가 등장한다. 역사는 항상 새로운 것들을 등장시키면서 기존 낡은 것과 한바탕 싸우게 했다. 트럼프가 관세 제한을 통해 과거의 영광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자동차는 전기차에, 석유는 재생 에너지에 밀려나면서 인간은 더욱 급진적인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 미·중의 신세계(新世界) 패권
트럼프의 '위대한 탄생'이라는 수정주의에 동조하는 듯 보이는 이탈리아 총리 조르지아 멜로니(Giorgia Meloni)는 MAGA의 범위를 패러디해 “서구를 다시 위대하게”(Make the West Great Again) 확장하려 했지만,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 집행위원장이 지적했듯이 우리가 알던 서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이 신세계 패권을 놓고 벌이는 철저히 현대적인 경제 전쟁에서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으로 위대함을 측정하는 사람들에게 미국은 28조 달러(약 3경 9,768조 원, 26%)로 가장 많고, EU는 19조 달러(약 2경 6,986조 원, 18%), 중국은 18조 달러(약 2경 5,565조 원, 17%)를 앞지른다. 중국은 미국의 60.7%까지 치밀고 올라왔다.
중국은 우세하게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미국이 마이너스 1조 달러를 기록한 것에 비해 1조 달러의 흑자를 자랑하며, 세계 경제를 재편하는 원동력으로 여겨지고 있고, 연간 무역액은 33조 달러(약 4경 6,860조 원)에 이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현재 수출 통제 대상인 전자, 위성, 재생 에너지, 인공지능(AI), 첨단 제품, 무기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REM)와 중요 광물의 90%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전 세계 인구의 거의 6분의 1을 차지하는 새로운 제국에 밀려나고 있다. 두 가지 모두에 발을 들여놓은 머스크는 중국 시장이 2050년까지 두 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트럼프의 미국이 화석 연료에 전력 질주하며,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취소하고, 원자력을 제외한 모든 에너지원보다 더 비싼, 오래전에 사장된 석탄 산업을 되살리려 하는 등, 전기차 혁명은 기존 기업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고도 빠른 속도로 도로를 점령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머스크가 ‘특별 공무원 DOGE(정부 효율부)의 수장’이 된 이후, 테슬라의 매출은 급락하고 있다. 한때 세계 최고 가치의 자동차 회사였던 테슬라는 2019년 폭스바겐의 10분의 1에 불과한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폭스바겐을 추월했지만, 주가는 계속 하락하여 최고치인 1조 5천억 달러(약 2,129조 원)에서 50%나 하락했다.
한때 자랑스러웠던 친환경 브랜드는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히 유럽에서 폭스바겐과 BMW가 ‘한때 시장을 장악했던 테슬라’를 다시 앞지르는 등 테슬라와 트럼프의 미국은 ‘무엇이든 이익이 최고’라는 인식에 따른 화석 연료 산업의 집중으로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테슬라의 1분기 매출은 13%, 이익은 71% 감소했는데, 이는 머스크의 정치 공작과 낡고 값비싼 라인업에 대한 수요 감소에 대한 불만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의 전기차 판매량은 두 배로 증가했고, GM은 94%(캐딜락은 21%), 포드는 12% 증가했다.
* 어리석은 트럼프, 미래를 뚫는 중국
자동차 산업은 ‘트럼프의 관세 인상’으로 자동차 가격이 급등하고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압박을 받고 있다. 테슬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두었다.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를 표적으로 삼아 시작된 풀뿌리 운동(시위)인 ‘테슬라 테이크다운’(Tesla Takedown), 기물 파손, “머스크가 미쳐버리기 전에 이 차를 샀다”는 범퍼 스티커 등이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에 민감한 독일인들은 일론 머스크가 최근 독일 연방 선거에서 극우적이고 반(反) 유럽 연합(EU)적인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을 지지한 것에 특히 분노했다.
머스크의 광기 어린 행보의 최대 수혜자는 모토로라, 노키아, 삼성에 휴대폰 배터리를 공급하며 시작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비야디(BYD : Build Your Dreams)이다. 1995년 화학자이자 엔지니어인 왕촨푸(王傳福, Wang Chuanfu)가 공동 설립한 BYD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자회사로부터 초기 자금을 유치하여 수혜를 입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2008년 BYD 지분 10%를 2억 3천만 달러에 인수했지만, 이후 4.4%로 줄어들어 현재 24억 달러(약 3조 4,094억 원)의 가치를 지닌다. BYD는 곧 전 세계 곳곳에서 판매를 시작했는데, 1980년 급속도로 현대화되는 중국을 지원하기 위해 특별 경제 구역으로 지정된 선전에서 선망받는 전기 버스 라인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중국 선전 지역에 있는 16,400대의 버스는 모두 380km 주행이 가능한 BYD 전기 버스이다. 전 세계 전기 버스의 99%를 공급하는 중국은 매주 수천 대의 무공해 버스를 추가하고 있으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2035년까지 100% 전기 버스로 전환하여,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경유를 대체할 것이다. ‘무공해 세상’(zero-emissions world)을 향한 노력의 하나로, 과거 배터리 제조업체였던 BYD는 중국의 끔찍한 도시 오염을 제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09년에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되었고, 2025년 1분기에는 BYD(43만 대)가 글로벌 판매량에서 테슬라(33만 7천 대)를 앞질렀다. 성공을 거둔 BYD는 2013년 캘리포니아 랭커스터에 첫 해외 생산 공장을 건설했는데, 이곳에서 전기학교버스(ESB=electric school buses)를 전문으로 생산한다. 2024년 기준으로 미국에서 운영 중인 ESB는 약 5,000대이고 7,000대가 주문됐다.
BYD의 첫 번째 유럽 공장은 헝가리에 건설 중이며, 연간 30만 대의 전기 자동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세계에서 6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에서 BYD는 폐쇄된 ‘포드 공장’ 부지에 전기 자동차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현재 브라질에서 판매되는 전기 자동차의 70%가 BYD이며,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전기 또는 가솔린을 포함한 모든 자동차 분야에서 가장 많이 판매하는 제품이다.
초기에 게임에 느리게 대응했던 기존 자동차 회사들은 모두 닛산(Leaf, 리프), BMW(iX, 아이엑스), 포드(Mach-E, 마하 E)와 같이 자체 전기 버전을 출시했다. BYD는 선두 주자로, 새롭고 개선된 화학 물질 저장 공정으로 테슬라의 절반인 5분 충전 시간을 발표했다. 기본적으로 액체 연료 충전 시간이다.
BYD는 또 테슬라의 자랑스러운 자율 주행 옵션을 능가하는 무료 자율 주행 추가 기능인 ‘신의 눈(God's Eye)’을 제공한다. 10,000달러(약 1,422만 원)짜리 돌핀 서프(Dolphin Surf)와 같은 검증된 저렴한 전기 자동차 제품군을 통해, 오늘날의 자동차 전쟁은 더 이상 내연 기관 대(對) 전기차가 아니라 ‘전기차 대 전기차’이며, 석유 수요 감소로 ‘석유와 미국의 지배에 의존하는 세계’에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갈수록 미국의 영향력은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
현재는 전기차 혁명이 맹위를 떨치고 있으며, 특히 BYD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더욱 그렇다. 전기차가 모든 가솔린 차량과 가격이 동등한 수준에 도달하면서, 기존과 새로운 전기차의 전환점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2만 달러(약 2,800만 원)짜리 전기차가 200마일(약 320km) 주행거리를 가진 시대가 왔다가 사라졌다. BYD가 더 많은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서구 자동차 제조업체의 우위는 약화 될 것이며,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과 서방(西方)에서 동방(東方)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다.
* 새로운 용(龍)의 등극
새로운 용(new dragon), 트럼프가 수입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부과한 관세가 등장했다. 고임금 미국 시장으로 제조업 일자리를 되돌리려는 의도였다. 미국 우선주의, 즉 국익을 챙기겠다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모순적인 메시지, 리얼리티 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롱, 그리고 끊임없는 입장 변경 속에서 미국의 일관된 전략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조삼모사(朝三暮四)의 트럼프가 미국은 물론 세계를 흔들고 있다. 그 사이 그 틈을 준비해 온 새로운 용(龍) 중국이 크게 꿈틀거리며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고 있다.
마치 MAGA(미국의 경제 개혁)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결집시키는 것 보다, 오히려 소외시키는, 기이한 협상 도구로 포장된 듯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6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관세 정책은 갈색에서 녹색으로의 전환을 지연시키기 위한 계략에 불과하다.
관세는 세수를 늘리거나, 공급망을 미국으로 되돌리거나, 녹슨 산업 지대(rust belt)에서 움츠러든 미국 제조업 일자리를 ‘다시 해외로 이전’하지 못할 것이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공장은 무정부적인 정책, 시장 불확실성, 투자자와 소비자의 신뢰 상실이 아니라 최소 10년 이상의 계획, 투자, 그리고 세금 감면이 필요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서는 목표 세금 감면과 보조금 정책이 필요하다.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은 3,690억 달러를 녹색 지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재생 에너지, 배터리 제조, 그리고 핵심 광물 가공 분야에서 이미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었으나, 대부분의 트럼프 행보는 분열과 정복을 목표로 하며, 소비자 보호를 희생시키면서 기업 지배력을 강화하는 권위주의적 의제를 추진하기 위해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는 게 존 K. 화이트의 진단이다. 그 사이 중국 공산당 정부는 체제 특성상 국민의 원성이나 비난을 제압할 수 있어 가장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특정 목표를 향한 발걸음은 빠르게 미국을 앞질러 가고 있다.
* 트럼프와 머스크의 이익을 찾는 ‘쇼케이스’
미국의 인프라가 최고 입찰자에게 매각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결국 틱톡이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을 지지하는 억만장자 기술 기업 동료들에게 매각될 가능성과, 10,000개의 지구 궤도 위성 중 60%를 소유한 스타링크를 운영하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계약 등이 포함된다.
텍사스 배스트롭(Bastrop)에 있는 확대일로의 머스크 제국을 ‘자유무역지대’(free trade zone)로 지정하고, 테슬라가 오랫동안 약속해 온 로보택시(robotaxis) 함대에 대한 자율주행 규제를 완화할 것이다.
내부자 거래는 이러한 상호 이익의 일부로, 트럼프 대통령이 나스닥 티커 코드(ticker symbol : 특정 증권거래소에서 공개적으로 거래되는 특정 주식이나 증권의 주식을 고유하게 식별하는 데 사용되는 약어)로 90일간의 관세 유예(tariff pause)를 발표하기 몇 시간 전에 소셜 미디어에 ’매수하기 좋은 때!!! DJT’라는 게시물을 올린 것이 그 예이다. DJT는 나스닥 상장기업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의 티커(종목 코드)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 약자와도 같다(Donald John Trump)
40년간 저렴한 노동력을 갖춘 해외 시장(특히 멕시코)에 제조업을 아웃소싱해 온 테슬라는 미국산이 아닌 자동차에 대한 관세로 이득을 보고 있다.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젊은 이 회사는 부품의 60%를 국내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번스타인의 자동차 분석가 다니엘 로에스카(Daniel Roeska)는 트럼프의 관세로 “테슬라가 명백한 구조적 수혜자”라고 지적했다.
반면 디트로이트의 ‘빅3’라는 한국, 일본, 독일은 해외 공급망이 더 크기 때문에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만 달러 기부자가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보상을 받는 상황에서, 백악관을 새로운 쇼룸(show room)의 배경으로 활용하는 영업사원 대통령의 눈과 귀가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야말로 영업사원 1호와 2호의 찰떡궁합(perfect match)이 그들만의 이익 챙기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스텔란티스는 이미 미국 공장 5곳에서 9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발표했고, 볼보는 미국 공장 3곳에서 8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할 계획이다. BYD는 미국에 전기차를 수출하지 않고 해외 시장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관세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BYD는 미국에서 승용 전기차를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트럼프의 최근 관세 정책으로 인한 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중국 수입에 대한 제한적인 장벽(예 : 145% 관세)은 월마트, 홈디포, 타겟 등 저가 매장에서 구매하는 미국의 저소득층 소비자들에게 주로 타격을 입혔다.
* 내재적 결함을 드러낸 트럼프 관세
40년간 관세에 집착한 것이 그저 무지의 결과일까?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이전 어떤 대통령보다 많은 표를 얻어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그가 득표율이 낮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상대보다 적은 표를 얻었기 때문이다. 아니면 전면 관세를 통해 녹슨 농촌 미국을 위해 세계 공급망을 재편한다는 주장을 내세우는 ‘실패한 경제 정책’의 주의를 돌리려는 MAGA의 또 다른 계략일까?
피터슨 연구소 경제학자 메리 러블리(Mary Lovely)는 이를 ‘가장 비효율적인 방식의 재산업화’(re-industrialization in the most inefficient way possible)라고 불렀다. 트럼프가 노동자 문제에 진심이라면, 국내 건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이전하지 않는 기업에 벌금을 부과할 것이다.
수십 년간 신자유주의(neoliberal)를 무시해 온 트럼프는 국가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면 제조업이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CNN의 파리드 자카리아(Fareed Zakaria)는 이를 ‘향수적 환상’(nostalgic fantasy)이라고 불렀다. 기업공개(IPO), 과학 논문, 제조업의 쇠퇴도 마찬가지이다. IMF가 지적했듯이, 미국은 ‘공급 충격’으로 인해 성장이 둔화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다른 국가들이 미국(미국은 전체 상품의 25%를 수입)의 수요 감소를 메우기 위해 무역을 다른 곳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전 세계의 청바지, 셔츠, 운동화를 생산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관세가 우리를 부유하게 만든다”(tariffs are making us rich)는 트럼프의 뻔뻔한 거짓말을 믿는 사람도 없다. 사실, 다른 나라들이 그의 ‘일방적인 괴롭힘’(unilateral bullying) 때문에 미국산 제품을 기피하고, 무역 관계를 재편함에 따라 미국은 더 큰 손실을 보게 될 것이다. 이미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여행자 수가 점점 줄어드는 등 여러 분야에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무역 세계에서 중국을 ‘적대적인 무역 상대국’(hostile trading partner)으로 취급하는 것은 중국이 미국 시장을 배제하고, 동남아시아, 인도, 유럽과의 관계를 확대하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추구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이미 미국보다 유럽으로의 수출이 더 많은(5,700억 달러) 새로운 실크로드가 구축되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시작된 규칙 기반 질서는 더 이상 워싱턴의 지시를 받지 못한다. 글로벌 사우스라는 현재와 미래의 넓은 시장은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경쟁의 놀이터이기도 하다.
트럼프의 전략은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기보다는 유럽 연합이 단편적으로 대응하는 것처럼 경쟁을 교란하는 것이다. EU는 4월 2일 관세 부과 이전에 산업재에 대한 ‘제로 포 제로’(zero for zero) 합의안을 제안했지만, 트럼프는 ‘충분하지 않다’며 거부했다.
머스크는 또 테슬라가 보호무역주의적인 미국 시장의 혜택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미와 유럽 간에 관세를 부과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독일 자동차, 스페인산 올리브 오일, 프랑스와 이탈리아산 와인, 아일랜드산 의약품에 대한 유럽의 우려는 여전했지만, 개별 관세 부과로 EU의 단결이 흔들릴 수 있다. 또 다른 목표는 EU 디지털 서비스법에 따른 구글, 메타(Meta), X, 애플에 대한 조사를 중단시키는 것이다. 메타와 애플은 모두 불공정한 ‘게이트키퍼’로 벌금을 부과받았다.
미국의 경제를 중국의 광대한 수출 시장(미국으로의 상품 15%)에서 ‘분리’하여 중국의 부상을 막는 대신, 트럼프가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협상’하고 있다고 가장하면서 미국에서 분리가 시작되었다. 캐나다에서 시작된 ‘미국만 아니면 돼 운동’(Anything but America movement)이 소비자들이 미국산 제품 구매를 중단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상징적으로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제품이 뒤집히고 있다. 미국 ‘사대주의’에 물든 한국의 이른바 보수 진영의 일부 지도자들은 캐나다의 최근 대응 현상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EU, 중국 및 기타 국가는 트럼프의 보호 무역 정책, 분리 및 도발로 이익을 얻을 것이며, 국가는 미국 이후의 세계에서 더 자유롭게 무역할 것이다. 전 세계 50대 기업의 40%가 미국 기업이고, 세계 100대 기업의 36%가 미국 기업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자책골이다(매출, 이익, 자산 및 시장 가치 기준 : 포브스). 트럼프의 의학 쇼(Medicine Show)는 미국을 제외하는 무역으로 재편되면서 미국 환자를 죽이고 있다.
트럼프의 “끈질기게 버텨라”(hang tough)라는 냉담한 조언은 백만장자에게는 괜찮지만, 물가가 오르고 일자리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일반 소비자에게는 고통의 전달자에 불과하다. 10만 달러짜리 자동차에 25% 관세가 부과된다고 해서 백만장자가 ‘아이고 죽겠네’라고 하지는 않는다. 4~5달러짜리 달걀 한 판이 25% 인상되면 일반 서민들은 물가고에 안절부절 어쩔 줄 모른다.
트럼프 관세로 인해 미국의 연간 소비 지출은 5,000달러, 자동차 가격은 5,000달러, 새 주택 가격은 11,000달러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찬가지로 중국이 브라질에서 대두(大豆 : 미국에서 절반 공급)를 수입하면서 농부들은 손해를 보고, 캐나다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른 곳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미국 호텔들은 어려움을 겪고(미국 방문은 이미 40% 감소), 저소득층 가정은 모든 것에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심지어 크리스마스 선물도 중국산 장난감 가격이 산타클로스의 빈약한 형편을 넘어 더 비쌀 것이다. 애플 아이폰,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5, 델 컴퓨터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은 미국의 보잉 제트기 50대를 대당 5,500만 달러 구매를 중단했다.
* 트럼프와 아멕시트(Amexit)
트럼프 관세는 적어도 규제되지 않은 자본주의와 행정 명령의 내재적 결함을 드러냈다. 보복할 것인가, 협상할 것인가?
트럼프는 더 많은 폭스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몰라도, 미국을 뻔뻔스럽게 저급한 폐품 가게로 포장하며 나머지 모두를 잃고 있다. 자기중심적인 설교자인 그는 자신의 탐욕스러운 아멕시트(Amexit : 미국 자신이 주도한 세계 질서에서 스스로 탈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세상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는 노동자보다 일에 더 관심이 많고, 통치 구조를 축소하고, 세금을 깎아주는 과두 정치를 지향한다. 리얼리티 쇼의 이러한 농담은 트럼프의 문맹률과 낮은 지능이 세상을 괴롭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특히 그의 공화당 지지자들을 계속해서 매료시킬 것이다. 트럼프는 뼛속까지 엘리트주의적 자유주의자(elitist libertarian)이며, 공화당 비판자들을 조롱하는 데 사용하는 RINO(이름만 공화당원. Republican in name only)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는 망가진 미국을 개혁하기보다는, 더 많은 것을 깨부수어 제한된 거버넌스와 규제 완화를 통해 자유로운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가 아니라, 타인을 착취하고 노동자, 환경, 지역 사회의 기준을 전혀 보호하지 않는, 제한된 자본가 계급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노동자의 이상을 지지하는 척하는 최고의 RINO(이름만 공화당원) 일뿐이다.
머스크와의 우정을 고려하면, 미국 대통령이 석유와 가스 전문가인지, 아니면 전기차 전문가인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트럼프의 ‘드릴, 베이비 드릴’이라는 말이 머스크의 ‘가스차는 너무 낡았다’(Gasmobiles are so yesterday?)라는 말과 공존할 수 있을까? 새로운 우익 머스크들이 테슬라와 미국산 브랜드의 부진을 메울 수 있을까?
머스크가 예측했던 연간 50%의 매출 성장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미국의 지배력이나 석유 산업의 힘도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적어도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세계는 이미 신세계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오염 증가와 지구 온난화에 직면하여 석유 수요를 줄이고 감축하는 것은 지구에 이롭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는 정반대였다. 지구촌을 위해서는 화석 연료 산업의 성장 둔화는 오히려 좋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취임식에서 미국인들이 ‘원하는 차를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원하는 차는 가솔린차가 아니라 신(新)에너지 차(NEV)가 도로를 점령하는 날이 가까이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선택은 날이 갈수록 쉬워지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이미 주유소보다 전기차 충전소가 더 많다. 14억 명의 인구를 가진 중국 국내 자동차 시장은 신기술에 대한 통제력 강화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며, 궁극적으로 해외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계속되는 트럼프의 어리석음(Trump Follies)이 마침내 가라앉으면,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을 뒤집은 일론 머스크에게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화이트는 비꼬았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BYD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전기 자전거, 오토바이, 스쿠터가 오염과 비싼 휘발유로 고통받는 아시아 시장에서 휘발유 차량을 대체하고 있다. 20세기에 일본이, 21세기 초 한국이 전자 시장을 장악하듯이, 21세기 중반으로 치닫는 시점에서부터 중국이 전기 자동차 산업을 장악하고 있다. 테슬라는 저가 차량 경쟁에서 패배했고, 미국은 세계 시장 선도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오랫동안 불공정한 규제, 과도한 보조금, 그리고 최소한의 세금으로 뒷받침되어 온 화석 연료 산업의 종말을 향해 나아가는 동시에 오염과 지구 온난화에는 무임승차하고 있다.
전기차와 휘발유차의 비율은 50:50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가격도 낮아지고 충전 인프라도 급속히 개선되어 가고 있다. 배터리는 더 강력하고, 더 효율적이며, 더 저렴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충전은 여전히 집에서 하룻밤 동안 가능하지만, 이동 중인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양방향 전력망이 완성되고 모든 가정에 배터리가 보급되면 우리는 석유와 작별을 고할 것이며, 이는 시민과 그들의 주머니에 모두 이로운 윈윈(win-win)이 될 것이다.
과도한 감축으로 정부를 해체하고 역효과를 내는 관세로 세계 경제를 위축시키는 대신, 미국의 지배력은 곳곳에서 약화되고 있다. 포용성보다는 분열을 조장하고, 평등주의보다는 엘리트주의적이며, 프란치스코회(Franciscan)보다는 베네딕토회(Benedictine)에 더 가깝다.
정부의 과도한 권한 행사로부터 세계를 보호하는 척하는 트럼프의 정책은 자유주의적 자유방임주의이며, 이미 부유한 사람들을 부유하게 하기 위한 배신과 매도이다. 트럼프는 위대한 업적을 남기기는커녕, 세상을 팔아치우려 했지만 비참하게 실패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존 K. 화이트는 “미래의 소비주의는 미국의 혼란과 불확실성이 아니라, 중국의 지배력과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에 따라 형성될 것이며, 다음 미국 선거 박람회는 불량한 미국에 어느 정도 품위와 일관성을 회복시켜 줄지도 모르지만, 미국은 이미 쇠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다행히도 내일의 세상은 더 깨끗하고, 푸르고, 조용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정 세상에 트럼프 이후의 미국이 함께할지 세계는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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