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변호사에 그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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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도국
  • 승인 2017.02.0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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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미디어포럼 논평 (2017.2.6.)

2월 6일, 중앙일보는 <주말 태극기집회와 촛불집회가 남긴 것>이라는 제목의 김관기 변호사(도산법연구회 장)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우선 그의 주장 중 중요한 내용을 아래에 인용합니다. 

“지난 토요일 태극기 집회를 처음 보았다. 주로 나이 든 남자들이 확성기에서 퍼져 나오는 멸공의 횃불, 진군가 같은 군가를 따라 부르며 간간이 탄핵기각 구호를 따라 하고 있었다. 요즘 세상에 시내 한복판에서 군대 병영에서나 듣는 행진곡은 무엇이며, 한국사람 집회에 대형 성조기의 등장은 또 무엇인지.”

“전직 대한변협 회장을 지낸 김평우 변호사도 연설을 했단다. (중략) 자신은 따뜻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골프나 치면서 지내다가 이승만 대통령이 70년 전에 세운 근대국가를 망치려는 음모에 맞서기 위해 왔다는 이야기다.”

“그런 의미에서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헌법재판소까지 행진을 해 위세를 보인 것도, 법원 정문 앞에서 변호사·법학교수 등 법률가들이 박 대통령 구속 촉구 집회를 연 것도 심정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헌법재판관들과 판사들, 그리고 특별검사가 촛불집회에 참여한 대중의 시위 때문에 무서워서 엉터리 수사와 재판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이 나라의 주류 신문사와 방송국이 사실을 날조했다는 황당한 주장이 나온 것을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위의 모든 주장은 김 변호사의 편견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는 태블릿PC가 가짜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그런 확신을 하는 이유는 “이 나라의 주류 신문사와 방송국이 사실을 날조했다”고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태블릿PC가 가짜라고 믿는 사람은 서울시청 앞 광장을 가득 채우고도 넘칩니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따져보아야 할 변호사가 주류언론의 기사를 전적으로 사실이라고 믿는다면, 우리나라에 사법부는 존재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를 제기한 주류 언론이 재판까지 하면 됩니다.

김 변호사는 편견으로부터 오는 자신의 확신에 찬 무모함 때문에 추운 겨울 광장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을 군가나 부르는 세련되지 못한 무지한 군중으로 몰아붙입니다. 반면에 헌법재판소 앞에서 대통령을 탄핵시키라는 촛불시위대를 심정적으로 이해하는 것 입니다. 

모든 사건수사의 기본은 팩트(fact)입니다.

김 변호사는 “따뜻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골프나 치면서 지내다가 온” 동료 변호사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이 사건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처음부터 차근차근 사실관계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떤 부류의 외부 칼럼리스트(외부 집필자)의 글을 게재하는 가는 그 언론사의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입니다.

2017년 2월 6일
미래미디어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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