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발리에서..." 두 언론사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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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발리에서..." 두 언론사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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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이 시청률 40%를 넘기며 큰 인기를 끌었다. 어제(9일) 두 일간지가 동시에 이 드라마에 대해 기사를 실었고, 이에 비교해 보았다.

글 제목
"자신을 쏜 남자에게 "사랑해요"라니…" -조선일보 전여옥 칼럼
"드라마 비극시대 열리나" -문화일보 양성희 기자


결말에 대하여

<조선일보> 대충 예상은 하고 있었음에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남자와 한 침대에 있던 여주인공은 자신을 쏜 남자에게 ‘사랑해요’라는 말을 남기며 죽는다. 그 황당함에 시청자는 ‘그러면 나를 두 번 죽이는 거예요’라는 정준하의 유행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아니면 21세기에 새로운 장르로 등장한 신파 버전인 ‘뮤직 비디오’의 결말이나. 시청자가 ‘허걱’ 하는 사이 ‘발리에서 생긴 일’은 그렇게 끝났다.

<문화일보> SBS ‘발리에서 생긴 일’이 7일, 방송사상 유례없는 충격적 결말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침대 위 남녀를 권총으로 쏘아 피가 튀고, 스스로도 권총 자살하는 장면은 안방극장의 표현수위와 관련, 달라진 세태를 절감케 했습니다.

이 충격적 결말과 함께 ‘발리…’는 근래에 나온 그 어떤 멜로보다도 심리묘사가 탁월하고 욕망과 사랑의 본질을 파헤친, 고급스러운 ‘청춘비극’으로 마무리됐습니다. (‘발리…’는 지난해 돌풍을 불러일으킨 무협멜로 ‘다모’와 함께 TV멜로드라마의 경지를 한단계 끌어올렸습니다).

캐릭터에 대하여

<조선일보> 4명의 주인공이 모두 제정신이 아니고, 행동과 말이 따로 놀고 자기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른다. 뜬금없이 난해한 그람시의 책을 읽고 한 말씀하는 여주인공 이수정(하지원)에게 그래도 "나-그람시, 좀 알지. 그런데 뭐땀시 그람시?"라고 되받는 미희(신이)가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

<문화일보> "발리…"는 처음부터 그랬습니다. 인물들은 누구는 사랑하고, 누구는 사랑하지 않는다는 식의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양가적이거나 다면적인 복잡한 감정선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사랑에는 정답이 없었고 인물들은 좌충우돌,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에 헷갈려 했습니다(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인물관계가 작가의 의도였는지, 아니면 ‘역량부족’이었는지 확인할 갈은 없지만).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에 속는 것이 사랑이고, 역설적으로 사랑은 그 사랑이 끝났을 때 비로소 사랑임을 깨닫게 한다는 것을 드라마는 잘 보여줍니다.

드라마의 완성도에 대하여

<조선일보> "발리…"라는 드라마의 "생로병사"를 지켜보며 한국 드라마의 앞날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쪽대본"에 의한 "짜깁기 편집"이 문제이다. 사전제작이라는 말은 요원하다는 말은 한국 드라마의 후진성을 말한다. …(중략)

지금 한국 드라마는 드라마가 아니다. 모든 픽션에는 일정한 시놉시스가 있고 작가와 연출가가 담는 내용과 그 결말이 있다. 그러나 어떤가? 시놉시스는 "없는 것보다는 나은 것" 정도이고 전개나 내용은 "현장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결말은 "나도 몰라, 우리 며느리도 몰라"인 만큼 시청자 참여를 곁눈질해서, 혹은 발리처럼 "만일을 대비해서 찍어둔" 조인성의 권총자살 장면을 살리는 짜깁기로 마련된다. 과연 이것을 프로페셔널들이 만든 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까?

<문화일보> 로맨스의 기승전결을 쫓는 대신, 하나의 사랑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드라마가 시작해 또다른 삼각관계로 대치하는 구도도 절묘했습니다. 물론 압권은 요즘 멜로물이 비켜가기 일쑤인 사랑과 계층이라는 고전적 주제를 파고든 것이지요(결국 드라마는 가장 경박해보이지만 가장 감정에 충실한, 게다가 가장 스타일리시한, 재벌2세 조인성의 파괴적인 순정극이면서 동시에 가난한 엘리트 소지섭의 있는 자들을 향한 치밀한 사기극입니다)

뭐 기고한 사람 개인의 의견이니 어떻게 말하긴 그렇지만요. 여러분은 어느 기사에 공감이 가십니까? 그럼 본 기자는 '발리에서 생긴일'을 어떻게 봤냐구요? "난 안되겠니... 이 생에선~~ 다음 생에선 되겠니~" 노래 자체에 뭔가를 담은듯 하지 않나요? 기자는 그냥 봤습니다. 이런 분석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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