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의 설음은 이제 옛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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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의 설음은 이제 옛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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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술 더 떠서 고통을 주는 며느리도 있고, 이를 감수하는 시어머니도 생겼다

올해 설날에 생긴 스트레스증후군도 만만치 않았다. 

ⓒ 뉴스타운

 예년처럼 민족대이동으로 무려 3천154만 명이나 귀향을 했고, 역귀경하는 노부모들도 늘어났다.


영하10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추위에 떨고, 조상묘지 찾기로 교통지옥을 만들었다. 화재사고와 길거리 교통사고도 여전했다. 모두가 명절과 관련하여 늘 생기는 세상 풍속도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심한 스트레스 증후군은 상호간의 소통과 갈등의 문제이다. 약자와 강자. 빈자와 부자. 일자리와 실업. 노동자와 기업주. 젊은 층과 노인세대 등의 양비론적인 갈등들이다.

우리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현상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명절과 관련한 스트레스증후군이다. 제사상 차리고 제사상 차리기가 싫어서 잔꾀를 부리거나, 다른 핑계로 회피하기도 한다.

혹자들은 휴일로 생각하고 해외로 나가기도 하고, 돌아가신 조상님을 스키장이나, 골프장으로 불러드려서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도 생겼다. 조상님이 생면부지의 그 먼데까지 오셔서 제사상을 잡수실지 의문이다. 신의 전지전능을 부정하는 사람들도 이런 일들에는 너그러움이 있어 보여서 웃긴다.

명절날 조상숭배와 관련한 고부간의 갈등도 한 몫을 하는 스트레스증후군이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눈치를 보고, 며느리는 시어머니 때문에 못살겠다고 한다. 고부간의 갈등은 사소한 문제에서 큰 문제까지 갈등을 일으켜서 마치 고양이와 개(cat and dog)처럼 다투기도 한다.

세상이 왜 이렇게 변했을까. 나 홀로 독신주의자가 많아졌고, 독신의 노인세대도 많아졌다. 이런 현상은 누구의 잘못이라고 볼 수도 없이 이기주의가 팽배하게 되었고, 서로가 믿지 못하고 그냥 앙숙처럼 지내게 되었다.

무엇이 문제일지를 생각해 보면 물질적인 문제도 있지만, 소통과 배려가 없어서다. 이기주의로 가득차고, 자기 잘못은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잘난 사람들이 넘치지만, 양쪽 모두가 남의 탓만 한다. 아들과 며느리가 똑똑한 것은 당연하다고 쳐도, 부모님들도 너무 잘났고 똑똑하다. 모른 것이 없어서 입씨름이 넘치고, 말꼬리를 만들고,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아들은 엄마의 눈치를 보고, 엄마는 아들 때문에 며느리의 눈치를 보는 세상이 되었다.

며느리의 설음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한술 더 떠서 고통을 주는 며느리도 있고, 이를 감수하는 시어머니도 생겼다. 하지만 서로 양보하거나 배려하려는 생각은 없고, 남의 탓만 한다. 시머니의 ‘시’자도 듣기가 싫다는 며느리가 생겼다. 며느리만 보면 치가 떨린다는 시어머니도 있다. 세상이 너무 많이 변해서 누군지 나서서 중재를 해야 하지만 늘 신통력이 없다.

혹자들은 웃기는 말로 돈이 답이라고 말한다. 돈이 있으면 만사형통이라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지 징징거리면, 돈으로 입을 막으면 된다고 한다. 며느리에게는 돈으로 선물을, 시어머니에게는 용돈을 두둑이 드리면 싸울 일이 없다는 것이다. 양자 모두가 명절날 바가지를 긁을 일도 없고, 불평을 할 일도 없다는 것이다.

예수님이나, 부처님이 전지전능으로 도와주시는 것이 아니라, 돈이 만사를 해결한다고 큰소리로 말한다. 우스갯소리로 듣기에는 너무나 서글픈 이야기다. 물질만능의 시대가 이렇게 까지 우리 속을 뒤집어 놓을 줄이냐 누가 알았겠는가.

‘며느리의 설움’이라는 신파극이 있다. 나이 먹은 세대에게는 가끔가다 떠오르는 옛 추억의 이야기다. 생각만 해도 웃기는 뉘앙스가 있지만 이제 이런 말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지금 누가 그렇게 살아, 등신처럼, 시어머니가 무엇인데’ 이런 말을 하는 며느리도 있고, 반대로 ‘누가 며느리 성질을 건드려 죽을 라고, 참고 살아야지’ 이런 말을 하는 시어머니들도 생겼다.

고부간의 갈등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파극뿐만이 아니라 여성 문제를 다룬 가극, 영화, 문학 작품들은 수도 없이 많다. 입센의 ‘인형의 집’ 모파상이 쓴 ‘여자의 일생’ 하우프만의 ‘외로운 사람들’같은 문학 작품들이, 여성 문제를 다룬 것이다. 고부간의 갈등문제가 창작문학의 좋은 소재가 되었다.

또한 딸을 시집보내면서 시어머니와의 관계만 원만하면, 시집살이는 거의 성공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고부간의 관계는 원래 순수한 애정으로 이루어진 관계가 아니다. 또한 본능적으로 서로를 아낄 수 있는 자연적 조건에 의해 결합된 관계도 아니다. 양자는 혈연의 관계가 아니라 법에 의하여 만들어진 관계일 뿐이기 때문이다.

남편은 그 중간에 끼여 있는 입장이어서, 두 사람이 친 모녀처럼 사랑하기를 바라지만, 그 본질 자체가 하나로 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시어머니의 입장에서 보면 아들이 되지만, 며느리 입장에서 보면 남편인 한 남성을 가운데 두고, 서로가 심리적 갈등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양자 사이에서 애정에 대한 질투심이 인간인 이상 생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집살이의 성공여부는 이러한 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고, 양자의 행복과 불행을 좌우한다. 삼각관계에의 소통부족, 오해, 심리적 갈등, 감정마찰 등의 트러블을 줄여야 하지만, 일방적으로 혼자서만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

며느리는 잘 하는데 시어머니가 반대 입장에 서기도 하고, 시어머니는 잘하는데 나쁜 며느리도 많이 있다.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이나 제압적인 태도가 심화되면 서로가 상처를 입는다. 


자기의 입장에서만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하려는 단계까지가면, 어려운 문제가 생기게 되어서, 가정의 행복이 깨지게 된다. 이러한 점을 간과하고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며느리가 친부모에 대하여 샘솟는 애정이 시부모에게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당연한 일이지만 사랑하는 남편의 부모라고 생각하면, 자연히 마음속에서 존경심과 복종심이 우러나게 되기 때문에 문제될게 없어진다.

남편의 물건에도 애착이 가는 것이 인간이다.

하물며 그 남편을 낳고 길러준 부모에 대하여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함께 같이 살면 이 문제는 아주 간단하게 해결되지만, 서로 같이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과정에서 정이 들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며, 문제가 해결된다.

아내가 남편을 사랑하면 할수록 점차적으로 그 부모도 사랑하게 된다. 남편 역시 마찬가지지만 자기 부모는 사랑하면서, 아내의 부모는 거들떠보지 않으려고 하면, 서로의 마찰이 생긴다. 


양자의 부모는 모두 다 소중하다. 남편으로 만들어 주었고 아내로 만들어 준 부모님들이다. 부모님을 소홀히 하는 부부가 있다면 그는 배움이 적은 사람이지만, 의외로 그러한 사람이 많다.

자기 집에는 잘하면서 문안전화 한번 안하고 지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서로가 경우에 어긋나는 행동을 해서는 곤란하다. 며느리라고 얕보고, 시어머니라고 밉게 보아 공경하지 않으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상경하애의 정신이 있어야 한다.

친부모와는 혈연관계에 있기 때문에 웬만한 잘못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부모에 대한 결례는 의외로 큰 잘못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예절 자체가 시부모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중대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나는 심리적 갈등문제이다. 원래 노인들이란 어린애들처럼 정에 민감하다. 자기를 많이 생각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그 생각의 차이에 따라서 기쁨과 슬픔이 교차할 만큼, 민감하게 감정의 반응을 일으키는 문제가 고부간의 문제다.


시어른들에게 대수롭지 않은 것도 잘해드리면, 대견해 하고 만족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그 이유는 노인들이 자식들로부터 모든 것을 잃고, 생활권에서 멀어진다고 생각하면서, 가장 괴롭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스트레스는 고부간의 갈등뿐만이 아니라, 노인문제 전반에 걸친 삶의 질이나 오락에도 적용되는 문제이다.

시어머니 편에서는 억압하려고 하고, 며느리 쪽에서는 그 반대편에 서려고 하면, 늘 문제를 갖고 살게 된다. 양자가 서로 원인 제공을 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늘 반대편 입장에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친 모녀가 아닌 두 사람이 모녀처럼 되어 지기를 바라지만, 이것이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는다. 나이가 많은 여성이 나이가 어린 여성과 아들을 두고, 그 사이에서 시어머니로 애정의 갈등을 느끼는 것이 문제가 된다. 품안의 자식처럼 생각하거나, 내 딸이 아니라는 생각이 문제가 된다.

고부간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서로가 현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투명성 있게 모순을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감정보다는 분별력과 이성으로 판단해야 한다. 서로가 품위와 예절을 지켜야 한다. 한쪽이 일방적인 자기주장을 하거나 억압하려고 하면 할수록 그 관계는 심화되고 멀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고부간의 갈등문제는 양자의 자라온 성장과정과 성격, 지식정도, 생활여건과 관계가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서로가 사랑하지 않고 미워하는데 있으며, 모든 것을 나쁜 쪽으로만 생각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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