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아지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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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아지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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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음악꾼 장기영 씨를 만나다

^^^▲ '지퍼'라는 그룹으로 유명세를 탄 장기영 씨
ⓒ 이선영^^^
장기영 혹은 DJ tama (tama는 그의 일본 이름).

'내가 사랑하는 그녀는 긴 머리의 새침한 소녀 우우∼'

그가 불독맨션 이한철과 결성했던 지퍼의 '내가 사랑하는 그녀는'이라는 노래의 일부다. CF로 더 유명세를 타게 된 이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왠지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다. 그때부터였을까. 그를 만나 무작정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것은.

그리고 눈부시도록 청명한 하늘과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으로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어느 정오, 그를 만났다.

# 탐색전- 무작정 그를 만나다

"별로 인터뷰할 것도 없는데…"라는 말로 말문을 연 그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서글서글한 눈매와 산적(?) 같은 턱수염(턱수염은 교통사고로 형이 죽은 후부터 길러왔는데, 이제는 귀찮아서 안 깎는단다), 털털한 웃음. 20세기 신(新)산적을 연상시키는 우락부락한 겉보기와 달리 그는 편안함과 정겨움으로 다가왔다.

-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곡도 쓰고, 영화 음악도 만들고 클럽 DJ도 하면서 바쁘게 지내요. 쥬얼리, 캔, 핑클 등의 앨범을 작곡·편곡하고 있고 '광복절 특사' 영화음악 작업(김상진 감독 작품을 주로 많이 하는 편이란다)에도 참여했어요. 그리고 개인 앨범도 준비중이고요."

- 경성대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아는데, 학교 다니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작년인가 재작년에 제가 주로 수업을 들던 문과대 말고 다른 단대에서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강의실을 못찾아서 20분을 헤맸어요. 도대체 어디가 어딘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구요. 결국엔 친구에게 전화해서 겨우 찾아갔어요. (웃음) 그리고 여태껏 학교 다니면서 제 손으로 수강 신청을 해 본적이 한번도 없어요. 선배들이나 친구들이 다 해줬는데, 마지막 학기에는 처음으로 직접 수강 신청을 해봤어요. 어렵더라고요."

# 전면전- 장기영과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다

^^^▲ 솔직 담백한 그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다
ⓒ 이선영^^^
- 언제부터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요?
"아버지는 기타리스트, 어머니는 음대 출신. 집안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어렸을 때부터 쉽게 음악을 접할 수 있었어요. 집에 레코드판도 많았고, 항상 음악이 흘러나왔어요. 그래서인지 그때부터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6살 때부터 레코드판 사러 다녔다면 말 다한 거죠."

- 그럼 음악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반대하시지는 않았겠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기타를 배웠어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줄곧 밴드를 하다가 고 2때 음악을 직업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한번 빠지면 끝장을 보는 성미'라, 필통에 지판을 그려놓고 수업시간에도 끊임없이 기타 연습을 했어요. 거의 24시간을 연습에 매달리고 공부는 뒷전이니, 어느 부모님이 좋아하시겠어요. 반대도 많이 하셨죠.

그러다 고 3때 처음을 제 손으로 노래라는 걸 만들어 어머님께 들려드렸어요. 기특하게 생각하셨는지 그때부터 제가 하는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고, 믿어주세요."

- '지퍼'라는 그룹은 어떻게 결성하게 됐어요?
"한철이 형은 '껍질을 깨고'라는 노래로 94년 대학가요제에서 입상했고, 저는 95년 부산대표로 대학가요제에 출전했었어요. 그게 인연이 되어 꾸준히 연락하고 지내다가 지퍼를 결성하게 됐어요. 한마디로 그 때 서로 Feel이 통한 거죠."

- 그렇다면 해체 이유는 뭔가요?
"당시에는 음반을 낸다는 것 자체가 좋았어요. 음반을 내는 것은 음악 하는 사람들의 꿈이고, 동시에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생각해오던 음악 세계와 현실 사이의 갭이 너무나도 크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말도 안되는 방송 스케줄, 아무렇게나 욕을 해대는 매니저에 염증도 느꼈고, 차라리 이럴 바에는 해체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을 한거죠. 지금은 한철이 형도 형 나름대로의 길을 걸어가고 있고, 저도 제가 하고싶은 일을 하고 있으니까 후회스럽지는 않아요."

- 음악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음악이란 '사람의 감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최고의 미디어'라고 생각해요. 영화를 흔히 모든 예술의 총집합이라고 얘기하지만 영화음악에는 한계와 함정이 있다고 생각해요. 음악 자체의 감정보다는 이미지에 맞게 변형된 감정과 느낌이 듣는 사람에게 전달되죠. 그러나 보통의 음악은 잘 들어보면 만든 사람과 음악 자체의 감정을 느낄 수 있어요. 그런 감정과 느낌들이 사람의 감정을 좌지우지하는 거죠."

- 지향하는 음악이 있다면요?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듣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 마무리- 못다 한 이야기들

"저랑 한 마디의 얘기를 나눠보지도 않고, 장기영이라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다라고 판단해버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를 그냥 '장기영'이라는 사람으로만 봐줬으면 좋겠어요"

여행·축구·게임·차(car)를 무지 좋아하고, 요리 중에서 파스타를 곧잘 만든다는 그. 앞으로도 계속 음악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곡을 만드는 작업에는 감각이 매우 중요해요. 늙게 되면 자연스레 그 감각도 무뎌질 것이고….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라며 함박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리곤 "나이가 들면 민박집 사장이 되고 싶어요. 동해나 강원도가 괜찮을 듯한데…"라는 말도 덧붙였다.

내가 얘기를 나눈 '장기영'이라는 사람은 오래 얘기하거나 깊은 얘기를 나눠보지 않아도 어떤 사람인지 딱 알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었을 때 그를 동해안 민박집에서 꼭 한번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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