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565돌, 고운 말은 인품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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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565돌, 고운 말은 인품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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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들의 욕설을 어린학생들이 따라 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금년 10월 9일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지 565돌이 되는 해이다. 참으로 좋은 언어를 사용하기 쉽고 편하게 만들었지만, 우리가 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는 측면이 많다. 또한 어른들이 험한 언어를 사용해서 문제가 되고, 어린학생들이 이를 따라 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번에 <한국교총>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학생들이 습관적으로, 상습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욕설을 하고 있어서, 너무 놀랍다 못해 기가 막힌다. 하지만 이렇게 된 것을 따지고 보면 모두 어른들의 잘못이 된다. 어른들이 늘 바른 말을 사용해야 아이들이 이를 따라하고 좋은 말을 쓰게 되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을 펴보면 좋은 우리말 어휘가 많이 실려 있지만, 이것을 잘 활용하지 않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 실제로 언어생활에 잘 쓰이지 않는 어휘를 뺀다고 해도 엄청나게 많은 어휘들이 있다. 이를 가려서 사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언어사용에서 어휘력의 실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어휘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정확하게, 그리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력은 ‘독서와 사전 찾기’를 통해서 가능하다. 생소한 어휘나, 미심쩍은 어휘 등을 사전에서 찾아가면서 책을 읽다가 보면, 자기도 모르게 어휘력이 좋아지고, 사고력을 높이데 좋은 효과를 보게 된다.

 

<우리말 사전>은 여러 종류가 있고, 단어의 뜻과 어휘를 알려주는 방식은 사용하기 쉽고, 편하게 표기되어 있다. 이러한 편리성 때문에 개별 어휘의 의미만을 알아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사전에는 그 어휘가 쓰인 실제 문장을 제시하여 응용과정을 유도하고 있지만, 거기까지 관심을 보일지는 개인차가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독서를 통해서 특정한 어휘가 사용된 구체적 문장 속에서 해당 어휘의 의미를 찾는 방식이 그와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는 한 가지 방식이 된다. 아래에 이러한 사례들을 예시하여 <국어사전>사용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소설가 김유정의 <노다지>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자네 정말 안 되겠네, 내 등에 업히게, 하고 더펄이가 등을 내밀 때, 그는 잠자코 바랑위로 넙죽 업혔다.’ 이 구절에서 ‘더펄이’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성미가 침착하지 못하고 덜렁대는 사람을 말한다. 성미가 스스럼없고 붙임성이 있어서 꽁하지 않는 사람의 뜻도 있다. ‘더펄’에 접미사 ‘-이’가 결합된 어형이다. ‘더펄’은 부사 ‘더펄더펄’에서 온 말이다. 이 말은 더부룩한 털이나 머리칼 같은 것이 출렁거리듯 흔들리는 모양을 말한다.

 

황순원의 소설 <기러기>에서는 ‘삼일장을 치르고 난 날 저녁에 쇳내는 그만 팔삭둥이 애를 낳고 말았다.’는 구절이 있다. 여기에서 ‘팔삭둥이’는 임신하여 여덟달 만에 나온 아의의 의미도 있지만 똑똑하지 못한 사람을 조롱하는 의미도 있다. 이 말을 인용해 보면 ‘육삭둥이’ ‘칠삭둥이’ 같은 말을 인용하여 말할 수 있다.

 

박태순의(걸신>에서는 ‘영감은 그저 두어시니처럼 그렇게 쭈그리고 앉아 있다가 날이 저물면, 꼭 고려장을지내는 늙은이처럼 엉금엉금 기어서 구멍탄 창고 속으로 들어갔다.’는 구절이 있다. 이 말 중에 ‘두어시니’는 모질고 사나운 귀신의 하나로 야차夜叉와 같은 의미이고, ‘두어신’에 접미사 ‘-이’가 결합된 어형이다. 생김생김은 보살 같으나 하는 짓은 ‘두억시니’다.’라는 예문이 있다. 또한 ‘두옥신’은 ‘두어시니’의 잘못된 말이다.

 

방영웅의 <분례기>에서는 ‘해산어미는 어린애를 낳고도 사타구니를 못 씻고, 짚 위에 누워있으며, 방안엔 피비린내가 그대로 꽉 차있다.’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에서 ‘해산어미’는 해산하지가 얼마 되지 않은 여자로 산모를 말한다. 몸이 부어서 부석부석한 사람이라는 의미도 있다. ‘해산’과 ‘어미’가 결합된 어형이다. ‘어미’는 ‘물어미’ ‘술어미’ 등의 ‘어미’에서처럼 하찮은 일을 하는 여자를 말한다. 따라서 ‘해산어미’ 보다는 ‘해산어머니’가 높임말이 된다.

 

박종화의 <매춘부>에서는 ‘나이는 자치동갑이어서 송준길은 올해 쉰넷이요. 송시열은 한 살 아래인 쉰세살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 말 중에 ‘자치동갑’이란 말은 한 살 차이가 나는 동갑을 말하고 ‘자치’는 한자어 ‘차지差池’의 변형이거나, 부사 ‘자칫’에서 온 말로 보기도 한다. ‘자칫’의 변형으로 보는 이유는 아래위로 한 살 박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자칫’하면 동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자치동갑’은 ‘어깨동갑’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나이차이가 없어서, 키가 서로 비슷하여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갑이라는 뜻이다.

 

위에서 예시한 것처럼 우리언어에는 좋은 어휘와 나쁜 어휘가 얼마나 많은지를 알게 된다. 누구든지 잘 가려서 사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따라서 좋은 언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늘 <국어사전>을 옆에 끼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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