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분리주의 지도자 살해와 인도를 “잠재적으로 연관시킬 수 있는 믿을만한 주장”을 조사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온 후 인도의 시크교인들을 위한 ‘별도의 조국(separate homeland)’ 요구로 인도-캐나다 사이에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캐나다 정부의 분리주의 지도자 살해와 인도와의 연관성에 대해 인도 정부는 “터무니없다”며 전면 부인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영국 BBC는 19일 시크교도들과 관련된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중요 내용을 간추렸다.

* 시크교도는 누구이며, 어디에 살고 있나 ?

시크교는 16세기에 현재의 인도와 파키스탄에 해당하는 펀자브(Punjab) 지역에서 창시된 세계의 주요 종교 중 하나이다. 이 지역은 1947년 영국 통치가 끝난 후 두 나라로 나누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약 2,500만 명의 시크교인이 있으며, 이는 다섯 번째로 큰 종교 집단이다.

대다수는 인도에 살고 있으며, 인도 인구 14억 명 중 약 2%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한 디아스포라 인구(diaspora populations)도 존재한다.

캐나다에는 인도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국가로 시크교인이 약 780,000명(전체 인구의 2% 이상)으로 있으며, 미국과 영국에는 모두 약 500,000명, 호주에는 약 200,000명이 살고 있다.

* 일부 시크교도들은 왜 별도의 국가를 요구하나?

칼리스탄 운동(Khalistan movement)은 인도 시크교도들의 독립된 조국을 요구하고 있다. 이 운동은 1980년대 인도 펀자브주에서 최고조에 달했는데, 당시 이 지역은 일련의 폭력적인 공격과 수천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칼리스탄’은 ‘칼사의 땅’이라는 뜻으로 칼사(Khalsa)는 시크교를 신앙으로 간주하는 공동체. 즉, 시크교도의 공동체를 말하며, 혹은 펀자브 지역에 칼리스탄이라는 민족 종교 주권 국가를 수립하여 시크교도의 국가를 만들려는 분리주의 운동을 의미한다.

인도군이 이 칼리스탄 운동에 맞서 특수작전을 벌인 이후 운동은 힘을 잃었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슈루티 카필라(Shruti Kapila)교수에 따르면, 현대 펀자브의 정치는 운동에서 멀어졌고, 독립을 요구하는 것이 다수의 입장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크교 디아스포라 지지자들은 최근 몇 년간 독립 요구가 거세지면서 독립 국가를 계속 옹호해 왔다.

* 칼리스탄이 인도 정부에 대해 그토록 민감한 이유는 무엇인가 ?

인도는 칼리스탄 운동을 강력히 반대해왔다. 펀자브를 포함한 모든 주류 정당은 폭력과 분리주의를 비난했다.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긴장은 현대 인도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은 두 가지 사건, 즉 황금 사원( Golden Temple) 습격과 인디라 간디(Indira Gandhi) 암살의 원인이었다.

1984년 6월 인도군은 시크교의 가장 성스러운 장소를 습격하고 암리차르(Amritsar)시(市)의 사원 단지에 숨어 있던 분리주의자 무장세력을 몰아냈다.

수많은 사상자와 황금 사원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 당시 공격은 인디라 간디 당시 총리의 명령에 따라 이루어졌다.

수술이 있은 지 몇 달 후, 인디라 간디는 시크교 경호원 두 명에 의해 살해당했고, 이로 인해 4일간의 폭동과 집단 폭력이 발생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살해되었으며, 그들 중 대부분은 시크교도였다. 추정치에 따르면 사망자는 약 3,000명에서 많게는 17,000명에 이른다.

칼리스탄은 1980년대 폭력의 상처가 여전히 생생하기 때문에 인도의 한계선으로 작동하고 있다.

인도의 모든 정당은 시크교 독립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단결되어 있다. 따라서 인도 정부는 인도-캐나다 양국 외교 관계를 위해 칼리스탄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 하딥 싱 니자르(Hardeep Singh Nijjar)는 누구 ?

하딥 싱 니자르(Hardeep Singh Nijjar)는 지난 6월 18일 캐나다 시크교 사원 밖에서 45세의 나이로 총에 맞아 사망한 캐나다 시민이었다. 그는 펀자브의 잘란다르(Jalandhar)에 있는 바르싱푸르(Bharsinghpur) 마을에서 태어나 1997년에 캐나다로 이주했다.

처음에 그는 배관공으로 일했고, 나중에는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저명한 시크교 지도자가 되었다.

인도는 인도 펀자브 지역에서 독립 칼리스탄을 위해 캠페인을 벌이는 단체인 칼리스탄 타이거 포스(Khalistan Tiger Force)와 관련이 있다는 혐의로 2020년 그를 테러리스트로 지정했다.

그의 지지자들은 이러한 비난이 “근거 없다”며, 그가 과거 그의 활동 때문에 위협의 표적이 되었다고 말했다.

인도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사망 당시 인도에서 독립 시크교 국가를 위한 비공식 국민투표를 조직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하딥 싱 니자르는 최근 몇 달 동안 예기치 않게 사망한 세 번째로 유명한 시크교 인물이다.

* 인도는 디아스포라 시크교도들에게 어떻게 압력을 가하나 ?

외교적 긴장의 배경에는 인도 정부가 시크교 인구가 많은 3개국(캐나다, 호주, 영국)의 정부에 점점 더 큰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참고로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는 힌두트바(Hindutva) 즉 힌두민족주의자이다.

인도 정부는 이른바 ‘시크교 극단주의(Sikh extremism)’를 해결하지 못하면 좋은 관계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호주 관리들은 친(親) 칼리스탄 활동가들의 힌두 사원 파괴 행위를 조사할 것이지만, 호주 시크교인들이 독립된 조국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표현하는 것을 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델리의 친(親) 칼리스탄 운동에 반대하지 못한 것에 대해 가장 공개적인 비판을 가했다. 저스틴 트뤼도(Justin Trudeau) 캐나다 총리는 현재 진행 중인 폭력 사태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외국의 간섭(foreign interference)”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한편, 영국의 경우, 지난 3월 런던 인도고등판무관 밖에서 시위가 벌어졌는데, 군중이 노란색 ‘칼리스탄’ 깃발을 흔들고, 한 남자가 건물 1층 발코니에서 인도 국기를 떼어내는 모습이 목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