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 홍보과가 언론간담회라는 명목으로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밤낮으로 업무추진비를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흥청망청”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예상된다.

본지가 지난 2021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대략 적게는 매달 300만 원 안팎, 최고는 60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을 대부분 '언론인 간담회'라는 명목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부분 매월 100% '언론간담회'라는 명목의 식사자리라서 뚜렷한 사용목적과 대상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다.

행정안전부에 의한 최근 각 지자체의 지침에 따라 타 지자체들은 대부분 사용목적을 구체적으로 상세히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부천시는 어떤 목적의 간담회인지 구체적인 사안이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업무추진비 사용이 지나치다는 지적에 "이제까지 다 그렇게 쓰고 있었다"며 관행이라는 구태행정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주관적이지 객관적 시민의 시각이 아니다.

한편, 공직을 비롯해 기업들도 각 부서마다 대부분 업무추진비로 월별 회식자리를 갖는다. 목적은 서로 상호 업무 중에 발생한 갈등들을 해소하고 팀의 화합·결속을 위한 자리다. 그럼으로써 그 조직은 내부 단결(결속)을 유도하고 상호 소속감을 높인다. 그러나 부천시 홍보과는 단 한차례의 직원격려 간담회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여기에도 부천시 홍보과는 이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며 묵묵부답이다.

현재 행정안전부의 지침에 따라 업무추진비 내역을 각 지자체 모두 공개하고 있다. 언론인과의 간담회는 언론홍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사용이라는 데 부인할 수 없다. 또한 행자부 규정에도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는 점에서 규정위반도 아니다.

하지만 시민의 혈세인 업무추진비를 거의 언론간담회 명목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하루 3회를 사용한 날이 있을 정도라 너무하다는 지적이다. 더 구체적인 사용내역을 기재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부천시 해당부서는 '지나치지 않도록 잘 살피겠다' 라든지 '더 구체적으로 시민이 납득할 정도로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답하지 않고 "뭐가 문제냐?"라며 반박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한 과다사용 의혹으로 홍보담당관과 홍보팀장의 휴가기간에도 사용했을 것으로 예상돼, 부천시 행정지원과에 2022년 1월부터 올해 지난 4월까지 두 사람의 휴가기간을 알려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행정지원과 관계자는 담당직원에게 출력해 오라고 지시는 했었으나 갑자기 홍보과와 통화한 것으로 보인 후, 40분 동안 공개를 지연했다. 이에 보도에 반영하겠다며 당시 설득했지만 알려주질 않았다. 5일 후 “출장은 공개 가능하지만 행정안전부에 알아본 결과 휴가는 개인정보라 알려 줄 수가 없다”고 알려왔다.

한편, 본지는 이 문제를 타 지역의 언론인과 타 지역 공직자는 물론이고 선출직 전 지자체장까지도 만나 여론을 청취했다. 이에 모두 “예산이 있어 쓸 수는 있지만 많이 지나쳤다”는 의견이 공통이었다. 이어 홍보과 업무추진비에 대해서도 “예산이 남아 특별히 쓸데가 없어 그렇게 사용하는 것”이라고 이들은 단정했다.

부천시의 태도는 지적에 대해 살핀다거나 향후 개선의 의지가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계속 그렇게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래서 '구태라는 단어와 남용이라는 단어가 있구나'하고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부천시의 답변태도에 대한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긴다.

최근 수도권의 모든 지자체에서는 여와 야가 상황에 따라 당론이라며 집행부(지자체)의 치적효과를 감소시키려는 행위로 예산을 삭감하면서 갈등이 대부분 심화되고 있다. 그렇지만 홍보과의 예산과 의회의 예산도 남아도는 형국인 것 같아 보인다.

지자체의회는 언론과 소통하는 홍보과의 눈치 보기(협력)와 의결권을 행사하는 의회는 자신의 생활영역(안방)인가라는 생각되는 부분이다.

다른 한편으로 부천시의회 사무국은 업무추진비 법인카드 1개 외에 분과 별로 3개를 더 사용해 총 4개라고 밝혔다. 그리고 의회운영 간담회라고 표기한 대부분에 대해서도 인정하며 더 자세히 기재하도록 하겠다고 개선을 약속했다. 또 일부 치킨과 생맥주를 공급하는 업소에서 업무추진비 사용도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된 곳은 ‘직원이 식사대용으로 치킨을 원할 경우 허용’하고 있다며 부천의 ‘제로 페이’나 수급카드도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고 덧붙여 해명했다.

이에 부천시의회의 경우 지적한 문제가 해소돼 지적된 목적이 달성된 상태다. 이에 별건으로 보도하지 않는다. 또한 사용시간이 겹치거나 근거리사용이 가능했다는 의혹에도 여러 장의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있고 사용자마다 겹치지 않아 모든 의혹이 해소됐다.

하지만 부천시의 경우 법인카드는 홍보담당관이 관리하는 한 장으로 사용한다고 주장했고, 이를 총무지원과에 확인한 결과 동일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는 취재기록에 모두 차곡히 담겨 있다. 그러나 동일한 장소에서 3차례 사용하거나 시차가 가까운 근거리에서 사용한 것에 대한 질문과 원거리인데 시간상 결재를 담당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질문에는 ‘정보공개로 답변하겠다’며 회피하는 등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만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8일 부천시 홍보과에 제출한 취재답변 요청서에는 구체적인 근거를 위해 몇 건의 날자와 사용시간을 제시했다. 이후 해당과는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 대해 검토와 수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26일 기재된 두건의 시간차가 6분차로 사용되었는데 그 중 한건이 4월 24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언급한 내용을 취재답변 요청서로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묵묵부답이다.

언론은 가급적 지자체 홍보과에 대한 보도는 자제한다. 언론이 홍보부서의 문제점을 보도하는 첫 사례일지 모른다. 그러나 부천시청의 언론관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며 이례적으로 보도한다.

앞서 본지가 행정 광고 집행에 대한 문의에 대해 인터넷 언론은 지역에 소재해 있는 언론사 이 외에는 집행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에 업무처리를 공정하게 잘하고 있고 또한 부서 운영을 살피기 위해 확인한 결과라는 점을 오해가 없도록 밝힌다. 차후 이 점에 대해 다시 거론할 방침이며 현재 분석 중이다.

업무추진비 과다사용 자료를 제시하자 한 봉사단체 관계자는 “짜장면 무료 봉사의 경우 500만원이면 1,500명의 어르신을 접대할 비용인데 너무 과도한 것 같다”며 “지역정치인과 공직자 언론이 지나치게 가까우면 성남 대장동 같은 일이 벌어진다”며 “언론이 홍보도 중요하지만 행정조직에서 무슨 일을 벌이는지 잘 감시하고 문제점이 드러나면 시민에 즉시 알려야 하는데 부천시는 가능할지가 의문“이라며 ”염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 공직자는 “행정안전부 지침으로 야근 등 업무 식사비가 현재 8,000원”이라며 “물가상승률로 볼 때 한 끼의 식사비로 부족하다” 며 “해당과의 보직이 부럽다”고 털어 놓았다.

한편, 부천시의 경우, 관리할 대상자의 많고 적음을 떠나 타 부서와 기관은 업무추진비 사용이 월별로 전혀 없는 부서도 있었으며, 대략 10건 이하가 대부분인데 반해 홍보과와 의회 사무국, 부천시체육회의 사용 건수가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