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에 실망한 ‘중국의 슈퍼부자들’의 목표 ‘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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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에 실망한 ‘중국의 슈퍼부자들’의 목표 ‘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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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의 공동부유, 자본주의 ‘낙수효과’는 그저 구호로만 존재 ?
- 중국 슈퍼부자들, 특히 싱가포르 주목, 패밀리 오피스 설립 붐 이뤄
- 자산준용의 중심지, 싱가포르, 영주권 받으려면 23억 원 정도 투자하면 가능
자국에 환멸에 진저리가 난 중국의 슈퍼 부자들, 싱가포르 진출이 목표 / 지난해 싱가포르에서는 영주권자가 3만 명, 취업비자 기타 장기비자로 체류하는 외국인이 9만7000명 각각 증가해 총인구는 564만 명이 됐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인 시진핑의 ‘공동부유(common prosperity)'이 글자 그대로라면 서로 돕고, 서로 공평하며, 서로 잘사는 중국의 꿈이 실현될 수도 있겠지만, 공산사회의 현실에서 그렇게 이상적 꿈은 실현되지 못할 것이다.

일당지배의 공산당 정부는 강압적이고 위압적인 통치 스타일이 몸에 스며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공동부유’한다면서 부자들의 돈을 이런저런 이유를 갔다 붙이고 사실상 강압적으로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을 돕겠다지만, 그 돈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리라는 법이 없다.

자본주의, 자유시장에서도 이른바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라는 것이 있다. 돈이 많은 사람들에게 돈이 더 많아지면, 그 돈의 일부가 부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흘러들어가 소득이 늘어나고, 그러면 소비가 진작되고, 생산이 늘어나는 등 선순환 경제가 될 수 있다는 이미 실패한 낙수효과를 아직도 운운하는 정권이 있다. 낙수효과가 효과가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부자들을 위한 정권은 그것이 정권의 존립 이유가 되는 듯 스스럼없이 부자들을 위한 행보를 해 나가기도 한다.

하물며 ‘그림 속에 그려진 자유’만을 바라보며 겨우 숨 쉬며 살아가는 공산당 사회에서는 낙수효과는커녕 공동부유도 원래의 뜻대로 작동할리 만무(萬無)하다.

중국 슈퍼부자들(Super Rich)의 상당수는 가족의 자산을 옮기는 이상적인 장소가 싱가포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중국의 한 대학원생도 그 중 한 명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로이터는 지난 1월 31일자 기사에서 중국의 슈퍼부자들의 해외로의 탈출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 금융 허브인 싱가포르 대학에서 배우면 영주권 취득으로 이어지는 것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는 그 중국 대학원생은 큰 기대를 했다. 26세의 그는 공부하느라 바쁘긴 하지만, 그의 아내는 500만~700만 싱가포르 달러(약 47억 원~ 66억 원)이나 하는 펜트하우스를 물색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들 부자들은 일반적으로 싱가포르는 훌륭하고, 안정되어 있으며, 투자의 기회도 많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연린 비즈니스와 자선활동에 관한 포럼에 참석을 했던 그 대학원생은 “앞으로 자산운용을 위해 이른바 패밀리 오피스(Family Office)를 싱가포르에 마련하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최된 포럼에서는 가족의 자산운용과 지속가능한 투자라는 주제가 의제에 올라, 슈퍼부자들이 대거 참석했다는 것이다. 상당수는 에르메스 벨트나 구찌 숄, 크리스찬 디올 최신 가방 같은 디자이너 브랜드로 치장하고 있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중국계 참가자들 중에는 최근 싱가포르로 이주해 왔거나 이주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고 한다.

부담이 덜 되는 세금제도와 정치적 안정이라는 이미지가 도움을 받아, 싱가포르는 오래전부터 외국의 슈퍼부자들의 안식처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2021년 이래 싱가포르는 새로운 부의 유입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배경에는 아시아 여러 도시들이 앞을 다투어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 점, 그리고 많은 중국인들이 자국의 엄격한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에 진저리가 난 점 등이다.

지난 2021년 홍콩 거주권을 얻은 사람조자 싱가포르로 눈을 돌리는 것은 자국 정부에 대한 환멸이 그 이유라는 것이다. 홍콩과 중국 본토를 오갈 때 격리기간의 길이는 갈수록 참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홍콩에서의 정치적 혼란 역시 그 곳을 떠나야 하겠다는 이유이기도 한다.

* 싱가포르, 패밀리 오피스 설립 붐

슈퍼 부자들을 위해 투자나 재무, 자산이관 등 기타 긍뮹관련 업무를 하는 것이 패밀리 오피스이다. 싱가포르에서는 2021년 400개에서 700개로 패밀리 오피스가 급증했다.

싱가포르에서 패밀리 오피스라고 하면, 청소기 제조업체로 유명한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 헤지 펀드 경영자 레이 달리오(Ray Dalio), 중국 음식 체인 하이다리오 훠궈 창업자 장융(張勇) 등이 설립한 것이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2022년 패밀리 오피스 설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올해도 그 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했지만 이 트렌드는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부자들 사이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격차 축소를 목표로 하는 ‘공동부유’라는 목표를 내세우는 데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패밀리 오피스 설립 지원 업무에 종사하는 한 변호사에 따르면, 2022년 말 싱가포르로 2000만 달러(약 250억 원) 이상의 자산을 옮기고 싶다는 사람들의 문의가 일주일에 한 건씩은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월 1건 페이스였던 2021년보다 늘었지만 올해 1월 들어 주 2건 페이스로 가속화됐다는 것.

그에 따르면 상당수는 자녀를 위한 영주권 취득을 모색하는 부모들이다. 또 중국인 외에 일본이나 말레이시아의 잠재 고객으로부터의 문의도 있다고 한다.

부유층이 싱가포르에 끌리는 이유 중 하나는 정부가 주관하는 글로벌 투자자 프로그램이다. 기업이나 펀드, 패밀리 오피스에 최소 250만 싱가포르 달러(약 23억 6,332만 원)를 투자하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구조다.

싱가포르에 2개의 글로벌 투자자 프로그램 대상 펀드 중 하나를 운영하는 필립프라이빗에쿼티(Phillip Private Equity에서 전무를 맡고 있는 그레이스 탄(Grace Tan)은 연초 이후 투자 희망자들과의 미팅으로 바쁘다고 말했다. 그 대부분은 중국인이라는 것이다.

패밀리 오피스를 설립하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머지는 싱가포르로 기업 본사 이전이나 싱가포르 거점 펀드 투자라는 것이다.

* 자산운용의 중심지로

싱가포르에서 운용되는 자산은 최신 입수 가능한 데이터인 2021년에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5조4000억 싱가포르달러(약 5,104조 7,820억 원)에 달했다. 이 중 4분의 3 이상은 싱가포르 밖에서 유입된 자금이며 3분의 1 미만이 다른 아시아태평양 국가에서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 유입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빠져나간 이주자들이 다시 싱가포르로 돌아오고 있다는 큰 흐름이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는 영주권자가 3만 명, 취업비자 기타 장기비자로 체류하는 외국인이 9만7000명 각각 증가해 총인구는 564만 명이 됐다.

인구 증가에 따라 싱가포르의 임대료는 지난해 1~9월 21% 올랐다. 집값도 최근 2년 새 급등했다. 고액의 민간 물건을 가장 많이 구입하고 있는 것은 계속해서 중국 본토의 고객이다. 

민간 자산의 유입을 보여주는 유력한 단서가 하나 더 있다. 골프회원권 가격 급등이다. 클럽 회원권을 취급하는 싱골프서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 명문 센토사 골프클럽(Sentosa Golf Club)의 외국인 회원권 가격은 2019년의 2배 이상인 88만 싱가포르달러(약 8억 3,189만 원)에 달했다.

컨설팅회사 EY에서 아태지역 패밀리 오피스 부문을 이끄는 데스몬드 테오(Desmond Teo)는 이 같은 자산 유입이 싱가포르 금융부문과 스타트업 기업을 지탱하고 있어 새로운 이해관계자들에게 이 나라의 매력을 더욱 높이는 '풍요한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종의 임계질량(Critical Mass)에 도달하면 그 임계질량 자체가 하나의 매력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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