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니, PAC통한 '위대한 사업(The Great Task)'추진, 트럼프 백악관 입성 저지
-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 차용, 시민운동 펼칠 계획
오는 11월에 치러질 미국 중간 선거를 향한 미 와이오밍 주 연방하원선거 공화당 경선에서 대패한 현직이며 올해 ‘케네디 용기상’을 수상하기도 한 ‘리즈 체니(Liz Cheney)’의원은 앞으로 2년간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저지에 온힘을 다한다는 각오라고 로이터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체니 의원은 반(反)트럼프 후보로서 스스로 2024년 대선 출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체니 의원은 지난 2021년 1월 6일 연방의회 습격으로 트럼프 탄핵소추 결의에 찬성을 한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 한 명이다. 지난 16일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낸 이른바 ‘자객 후보’에게 패한 것은 탄핵에 찬성을 한 의원들의 추방을 모색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운동이 ‘큰 승리’를 했음을 의미한다.
체니 의원은 패배 선언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다시는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 접근시키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 진심”이라고 밝혔다. 체니 의원이 선거전에서 내세워 온 것은 미국 헌법을 지킬 책무와 2020년 대통령선거가 부정선거로 인해 ‘빼앗겼다’는 트럼프의 허위주장에 대한 반대였다.
연방의회 습격을 둘러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을 추궁하는 하원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자신의 입장을 이용해 그와 지지자들이 얼마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는지를 줄곧 지적해왔다. 체니는 또 공화당 지지자, 민주당 지지자, 무당파층 모두가 한마음으로 우리 공화국을 파괴하려는 자들에게 맞서기로 결의하자고 말했다.
체니 의원은 지난 17일 TV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선 출마 여부를 수개월 안에 결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플로리다 주 공화당 크리스티안 지글러(Christian Ziegler) 부위원장은 오이오밍 주의 유권자들이 체네에게 “거부, 비난, 추방, 은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지적했다.핲으로 체니가 공직에 오를 기회는 없으며, 대통령 자리를 노려도 실패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계속 내비치고 있지만, 정식 출마 선언은 아직 하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 주지사와 펜스 전 부통령 등 공화당의 다른 차기 대선주자로 지목되는 사람들은 앞으로 행보를 공식 발표하지 못한 채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부 공화당 관계자들의 전망에 따르면, 체니는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지명받기를 기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트럼프의 승리를 저지하는 데 에너지를 온통 쏟아내려는 의도로 정식 입후보하지 않고도 그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체니 의원은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입후보하면 기회와 ‘확성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트럼프의 비판파이자 위스콘신 주 라디오에서 과거 보수 토크쇼 사회를 본 적이 있는 찰리 사이케스(Charlie Sykes)다. 그녀는 트럼프 측에게는 ‘목에 걸린 가시’일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공화당 간부들은 트럼프에 대한 위협을 끊기 위해 같은 당이 대선 후보자 토론회 불참을 결정한 적이 있어, 체니는 경선 토론회 참여를 아예 금지당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또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엔 민주당의 대립후보로 흘러갔을 무당파 층과 공화당 온건파 층의 표를 자신이 빼앗아 본의 아니게 트럼프를 이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폴 라이언(Paul Ryan) 전 하원의장(공화당)의 측근이었던 브렌던 벅(Brendan Buck)은 “체니 진영은 트럼프에 대항하는 최선의 방법을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꼭 체니가 입후보할 필요는 없다. 외부에서 운동을 전개할지도 모른다. 돈을 모으거나 대변인을 맡거나 여러 정치조직과 계파를 아우르는 식”이라고 말했다.
체니 후보는 경선 패배 후, 자신의 캠프를 리더십 PAC(Political action committee, 정치활동위원회)로 탈바꿈하기 위한 서류를 연방선거위원회에 제출했다. PAC 명칭에는 ‘더 그레이트 태스크(The Great task, 위대한 사업)’와 링컨 전 대통령이 남북전쟁 중 한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Gettysburg Address, 1863년 11월 19일)’ 구절을 채택했다.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의 핵심적 골자는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미국의 건국 신조의 존속을 위한 투쟁에서, 병사들이 목숨을 바쳤던 ‘위대한 목적’에 대해, 살아남은 사람들이 한결 더 헌신할 것을 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체니는 PAC를 통해 시민들에게 트럼프의 위협을 알리고,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 들어갈 경우 반대 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패배 선언 연설에서 체니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링컨도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여러 차례 선거에 패배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체니 캠프의 보유자금은 7월말 현재 약 750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하원의원으로 초선한 체니는 의회 습격 사건에 대한 하원 특별위원회에서 돋보이는 역할을 했다며 미국 내 트럼프 비판파들로부터 칭찬을 받아왔다.
반면 공화당의 카리스마인 트럼프에게 충실하지 못하다며 체니를 비판하는 같은 당 지지자도 많다.
보수 싱크탱크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공공정책연구소(AEI,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의 시니어 펠로인 매튜 콘티네티(Matthew Continetti)는 "많은 사건들로 인해 명확해진 것은 우리 정치의 초점이 이 정도로 정책에서 벗어나 트럼프의 문제, 그리고 그에 관한 입지의 문제가 돼버렸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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