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부패가 체질화된 권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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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부패가 체질화된 권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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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정부 시위 배경 : 겉으론 기름값 인상 반대
- 속으론 장기 독재정권에 대한 분노
- 권위주의, 일부 지도층의 도둑정치에 국민들 환멸
- 극단적 연고주의에 물든 지배층, 부패가 체질화
- 민생시위→ 반정부시위→ 권력투쟁으로 변질 양상
사진 왼쪽이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Nursultan Nazarbayev) 전 대통령(81)/ 오늘쪽은 현재의 토카예프 대통령(Kassym-Jomart Tokayev, 68)./ 사진 : 유튜브 캡처
사진 왼쪽이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Nursultan Nazarbayev) 전 대통령(81)/ 오늘쪽은 현재의 토카예프 대통령(Kassym-Jomart Tokayev, 68)./ 사진 : 유튜브 캡처

석유, 천연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기로 유명하며, 한때 옛 소련의 일부였던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은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과거 종주국 러시아에 가까울 정도로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나라이다.

그러나 권위주의와 도둑정치(kleptocracy)가 장기간 펼쳐지면서 카자흐스탄은 지금 정정불안으로 흔들거리고 있다. 나아가 무슨 이유에서 인지 국내 소요사태를 진정시킨다며 러시아가 주도하는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의 평화유지군 파견 요청을 하는 등 주권국가로서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외세를 끌어들여 반정부 시위사태를 진정시키고 있다.

연료가격 상승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부지역에서는 소요사태로 발전하면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휘몰아치면서 30년을 넘게 권위주의로 통치를 해 온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Nursultan Nazarbayev) 전 대통령(81)이 현재 소식이 끊겼다. 외국으로 망명설에 실각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등 여러 소문이 나돌고 있다.

옛 소련 당시 카자흐스탄공화국의 수장을 지냈고, 소련 공산당 최고 간부에도 이름을 올렸던 정치인이 바로 나자르바예프이다. 그는 카자흐스탄의 최대 국가 대통령이 되어 능숙한 통치술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자원개발 분야에 눈을 돌려, 적극적으로 유럽과 미국 등 서방세계의 자본을 끌어들이고, 동시에 러시아와 중국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또 국내 교육에도 힘을 써 독재적이긴 하지만 견실한 국가 운영을 대내외에 평가받아온 인물이다.

나자르바예프는 지난 2019년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실질적인 최고 권력자로 이른바 수렴청정(垂簾聽政)을 해왔다.

하지만 누구든지 독재적 통치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 수명은 반드시 짧아지는 법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카자흐스탄 국민들의 반정부 시위는 전직 대통령의 완전한 퇴장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시위의 계기는 기름값 인상이라고 하지만, 그 배경에는 권력집중의 폐해에 대해 축적된 국민들의 분노가 존재한다.

전직 대통령의 세 딸은 모두 유력 정치인과 대부호다. 극단적인 연고주의에 관료들에게는 부패가 체질화돼 있다. 부패가 곧 그들의 일상이 돼 버린 것이다. 최근에는 수도가 전직 대통령의 퍼스트네임(first name)으로 바뀌었다. 영원한 우상화 조치이다.

역사는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개발독재로 불리던 체제가 붕괴하고, 새로운 정치 모색으로 이행했다는 보여주고 있다. 옛 소련 구성국 가운데 우등생으로 꼽혀온 카자흐스탄도 격변의 길을 걸을지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현재의 토카예프 대통령(Kassym-Jomart Tokayev, 68)은 전직 대통령의 충신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번 분란을 계기로 전권 장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전 대통령을 안전보장회의의 의장직에서 해임하고, 치안 기관을 인솔하는 전직 대통령의 측근을 구속했다. 본격적인 권력투쟁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은 아무리 통치능력이 뛰어난 지도자라도 개인의 권위에 지나치게 의지한 체제가 오래 지속되면 지속할 수 없음을 말해준다. 역사도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부패와 왜곡이 결국은 나라의 안정을 위태롭게 한다.

한편, 카자흐스탄에서 권력투쟁이든 그 무엇이든 불투명한 정국혼란이 끝난다면, 표면적으로는 민주화의 진전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시위를 강권적으로 그것도 외세의 힘을 끌어들여 진압한 토카예프 대통령의 책임도 무겁다. 일단 164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가 뒤늦게 철회됐다. 희생의 구체적인 내용과 그 책임을 밝혀내는 것이 대통령으로서의 정통성을 보여주는 첫걸음이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번 시위를 일방적으로 테러라고 주장하며, 러시아 등에 요청해 다국적 부대를 전개하도록 했다. 외국군의 무력을 빌려 반정권 세력을 억누르는 수법은 민주국가로서 용납될 수 없다. 이점에서 토카예프 현 대통령도 비난의 화살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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