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진 인터뷰] 마임이스트 유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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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인터뷰] 마임이스트 유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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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규 

마음의 힐링에 가려진 몸, 이젠 내 몸을 어루만져주자

언제부턴가 불기 시작한 힐링 바람으로 여러 힐링 프로그램들이 생겨났으나 대부분의 힐링은 마음에 집중하고 있다. 마음의 힐링이 행복한 삶과 같은 말이 되어가고 여기저기에서 마음의 힐링과 치유를 노래한다. 그런데 그렇게 마음에만 집중하는 사이 몸은 점점 잊혀지고 있다. 마음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몸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몸의 건강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건강을 위해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몸이 살아 숨쉬는 순간들을 느껴보는 시간은 없다. 그저 보여지는 몸을 위한 운동이나 식단조절이 아닌 몸이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몸은 살아 숨쉬는 하나의 생명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몸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채 살아간다.

강남의 한 강의실에서 ‘퍼포머를 위한 강의’를 막 끝마친 마임이스트 유진규를 만나 마음과 몸 그리고 축제에 대한 주제로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더 나은 내가 되어야 한다는 허상이다.

어제와 같은 오늘의 나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의 자신을 원한다. 그렇게 우리는 미래의 자신이 지금과는 다른 더 나은 무엇이기를 바란다. 그러나 마임이스트 유진규는 그렇게 원하는 모습 그 자체가 허상이라고 한다. 그리고 “허상에 잡혀있으면 수렁에 빠져서 나갈 수가 없다” 고 한다.

“자기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문제를 해결해 자신이 바라는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허상에 빠져있다. 지금 있는 자신의 모습 자체를 아는 것. 그리고 그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 인정 하지 않으면 평생 불안하게 살 수 있다.

끊임없이 뭔가를 배우고 원하지만 또 끊임없이 뭔가 부족하고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원하는 목표 새로운 내 모습 그게 다 허상이다. 어떤 허상을 세우고 거기에 자기를 맞추려고 한다.

허상을 버리고 지금 내 자신을 그대로 인정 하는 순간 내 존재가 새로워진다. 다시 말하면 인정하는 순간 내가 생각했던 모든 문제가 없어져버린다. 그래서 당당하게 새로 시작할 수가 있다.

그런데 인정 하지 못하면 ‘나는 누구보다 뭐가 못하고 뭐가 잘못됐고 나는 뭘 해도 안되고’ 이렇게 계속 이 수렁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다”

자신의 몸을 학대하지 말고 어루만져주어야 한다

“지금 한국사회의 몸은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로서의 몸으로 인정받고 존중받는 게 아니라 필요에 따른 도구로 취급 받고 있다. 이걸 넘어서려면 자기 몸이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걸 아는데서부터 시작해야 된다. 그러려면 자기 몸을 어루만져야 된다. 그걸 어루만지는 몸 내 몸을 살아있는 생명체로 소중하게 만져주는 것 그렇게 할 때 지금 물건처럼 도구처럼 되어있는 몸을 다시 살아있는 몸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힐링은 나중 일이다. 지금은 내 몸이 살아있다는 걸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강남역 살인사건 같은 일들이 도처에서 일어난다. 그건 몸을 살아있는 몸이 아닌 죽은 몸으로 여기고 도구처럼 여기니까 가능한 것이다. 내 몸을 물건처럼 보니까 다른 사람 몸도 물건처럼 보고 폭행이나 살인을 쉽게 저지를 수 있는 것이다. 물건이니까 죄의식도 없고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존중감이나 사람과의 애틋함도 없다. 그런 존중감이나 애틋함이 있다면 이런 일이 쉽게 일어날 수 없다”

몸이 살아있는 생명이란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생명을 느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막막하다.

“눈을 뜨면 밖이 보이고, 눈을 감으면 내가 보인다. 먼저 눈을 감고 내 몸 하나하나를 만져본다, 나 자신을 감싸 안아도 좋다. 그리고 눈 코 입부터 팔 다리 심장 위 간 등등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소통하는 것이 시작이다. 몸을 물건이 아닌 살아있는 생명체로 대하는 것이다.”

▲ 유진규 ⓒ뉴스타운

축제는 기획자가 먼저 즐겁고 신날 수 있어야 한다

유진규라는 이름에 축제를 빼놓고 생각하는 것은 어렵다. 그는 축제를 난장이라 표현하며 공연자와 관객의 구분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축제의 의미를 하나로 특정 지을 수는 없지만 공연자와 관객으로 구분되어 나뉘는 축제보다는 구분이 사라진다는 의미의 축제가 더 축제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그가 말하는 의미의 축제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사람들은 축제를 만들려고 하면 이벤트적 발상을 한다. 축제를 남들이 원하는 걸 하려고 하는데그렇지 않다. 축제를 만들 때는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내가 원하는 게 남들이 원하는 것이고 나의 불만의 남들의 불만이다. 내가 즐거워야 축제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축제라고 하면 틀이 다 짜여있다. 가수 부르고 먹거리 장터하고 전국 어디나 다 비슷비슷하다. 정말로 축제를 만들고 싶다면 축제 기획자는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 그것에서부터 시작해야 된다.”

새로운 축제를 생각하고 있으시냐는 질문에 “생각하고 있는 것은 있다. 다만 축제를 만든다는 것이 쉽고 간단한 일은 아니다.” 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쉽고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이벤트성 축제가 아닌 공연자와 보는 사람의 경계가 사라지는 그런 축제가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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