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진의 인디밴드 인터뷰 (1) - 스트릿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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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의 인디밴드 인터뷰 (1) - 스트릿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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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릿건즈 ⓒ뉴스타운

오직 음악, 음악 그리고 또 음악

일본의 심리학자 데구치 히카루는 그의 저서 “천명”에서 천명이란 탄식을 하면서도 그만두지 못하고 계속하게 되는 것 또는 타고난 운명이라고 말했다. 스트릿건즈에게 음악이 그렇다. 도저히 음악이 없는 삶을 생각할 수 없고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놓을 수가 없다. 그런 음악사랑 밴드 스트릿건즈를 홍대 모 커피숍에서 만나봤다.

올백머리에 가죽자켓으로 무장한 채 무대위에서 화려하고 폭발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던 밴드 스트릿건즈. 그러나 무대 밖에서 마주한 스트릿건즈는 의외로 조용하고 자기 주관 뚜렷하며 순수하게 음악밖에 모르는 뮤지션이었다.

로커빌리란 음악이 낯선데 로커빌리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는지?

중고등학생 때부터 음악이 마냥 좋았어요. 그때는 오로지 ‘밴드 셋의 뮤지션 = 록’이란 등식이 성립할 수 있을 정도로 록 밖에 없었지요. 장르적 고민보다 먼저 음악이 좋아서 록 펑크로 음악을 시작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일본의 제트록밴드 ‘기타울프’ 세이지 형을 만나 세계 다양한 밴드들의 음악, 장르에 눈을 뜨게 되었어요. 그 중 제 눈을 번쩍 뜨이게 한 밴드들이 블랙 가죽자켓에 리젠트헤어를 하고 커다란 업라이트 콘트라베이스가 주요 밴드 구성인 음악을 하더라고요. 5~60년대 로커빌리에 대해서는 진작 알고 있었지만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공연을 하면서 로커빌리란 장르에 미친 듯 빠져들었어요. 그렇게 지금 저희 스트릿건즈의 베이스 로이와 함께  2000년대 초반, 음악활동을 하면서 만들어지는 음악은 자연스럽게 로커빌리의 옷을 입게 되더라고요.

당시 국내에는 슬랩스틱 업라이트 베이스 주자가 거의 없었어요. 로이는 유명 로커빌리 밴드들의 영상들을 보면서 쉴 새 없이 로커빌리 업라이트 베이스 주법을 연습했고 타이거는 계속해서 로커빌리 곡들을 써내려갔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로커빌리는 저희가 되었습니다.

▲ 로이 ⓒ뉴스타운

스트릿건즈의 패션에 대해?

로커빌리를 하면 당연히 옷을 그렇게 입는거죠. 로커빌리를 하니까 그 패션을 해야겠다 이게 아니라 당연지사 하는거에요. 골프를 칠 때 골프웨어를 입듯 헤비메탈 하시는 분들이 머리 좀 기르고 체인 좀 차 듯 로커빌리 패션도 그런 거에요.

밴드 방송 후 달라진 점은?

방송 이후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할 순 없지만 드라마틱한 어떤 변화는 없어요.

아쉬움은 없나요?

아쉽긴 하죠. 아무래도 출연할 땐 우승을 목표로 했으니까요. 3위로 그친 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아시안체어샷의 우승은 정말 축하해주고 싶어요. 우승상금을 받았으니 그걸로 또 음악을 열심히 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됐으니까요.

▲ 스트릿건즈 ⓒ뉴스타운

장미여관 코치분들이 어떤 도움을 주셨는지?

도움 많이 받았어요. 박진감있게 한다거나 빠르게 해야 한다거나 좀 더 좋게 연출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요령들을 많이 알고 있어서 그걸 잘 전수해주셨어요. 또 방송 끝나고 먹을 것도 많이 챙겨주시고 인간성 좋은 분들이에요.

작년 발매한 ‘꽃이 져서야 봄인 줄 알았네’ 는 어떤 곡인가요?

항상 지금 현재의 즐거움을 잊고 지내는 것 같더라고요. 그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때 참 좋았는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어느 날 지금 이 순간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 힘들다 생각하고 있는 이 순간도 지나고 어느 날 돌아보면 참 좋았는데 하고 추억하게 되지 않을까. 그러니까 지나간 시간 추억하고 다가올 미래 걱정하는 이 순간을 그냥 즐겁게 보내자 하는 생각에 만들게 된 곡이에요.

▲ 타이거 ⓒ뉴스타운

노래처럼 지나고나니 좋았다 생각되는 시절이 있으신가요?

이 곡은 지나간 좋은 시절을 그리워하는 곡은 아니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재가 아닌 과거의 어느 지점을 생각하면서 “그때가 봄이었군” 이라는 생각을 하지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또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고 나면 지금 이 순간을 떠올리면서 “그때가 봄이었군”하게 될 것 같더라구요. 그 생각을 하니 ‘그 어느 순간이 꽃이지 않은 시간이 없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그걸 노래하고 싶었고요.

당시 작곡을 하면서 썼던 작곡 노트에 딱 그런 구절을 적었었어요.

(작곡 노트 속 구절 공개)

“많은 사람들이 생애 가장 빛나던 시절을 빛나는지도 모른 채 보내버리곤 합니다. 그 시절이 지나, ‘꽃이 지고 난 후’에 그때가 봄이었는지 알게 되는 것이죠.

누군가에게 봄은 첫사랑
누군가에겐 지나간 청춘
누군가에겐 열심히 좇았던 꿈
누군가에겐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있겠죠

하지만 또 시간이 얼마간 지난 후엔 지금 이 순간을 봄으로 기억할 지도 모릅니다.

우린 결국 숨이 멎고서야 삶을 알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현재의 삶을 놓치지 않고, 누려야만 한다는 노래를 부르고 싶었습니다”

– 스트릿건즈 작곡기록 中

▲ 철수 ⓒ뉴스타운

곡작업과 영감

영감은 생활에서 얻기도 하고 사색하다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개인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곡작업의 경우는 뼈대나 근육 정도까지는 멤버들이 각자 개인적으로 만들어오고요 그걸 제출을 해서 괜찮으니까 해보자 싶으면 살을 붙이는 작업, 편곡을 함께 해나갑니다. 그런데 하다가도 별로라고 생각되면 버리기도 하고, 녹음이 다 된 다음에 또 들어보다가도 별로다 싶으면 버리고, 그렇게 계속 함께 만들어 가다가 살아남는 곡이 신곡으로 나옵니다.

음악만으로 생활이 가능한가요?

인디밴드 자체가 공연만으로 먹고 산다는 게 사실은 말이 안 되는 일 같아요. 인디밴드 중에 방송 많이 나오고, 그것 자체로 수입이 되는 팀들은 정말 극소수잖아요. 그런 팀들 이외에는 다 다른 일을 하고 있어요. 그렇게 음악을 놓는 것 자체를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음악을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 뀨뀨 ⓒ뉴스타운

공연하지 않고 쉴 때 하는 취미생활은?

제프 : 저는 쉴 때 직장인 밴드를 하고 있어요. 여기 밴드에서와는 조금 다르게 하고 싶은 음악이 있어서 그런 부분들을 직장인 밴드로 채우고 있습니다.

타이거 : 저는 여가 시간이 없어요. 매장이랑 음악, 두 개 하는 것만도 하루가 금방 가거든요. 공연 직전까지 일하고 공연 끝나고 매장 정리하고 있어서 다른 취미생활을 생각할 여유는 없어요.

철수 : 저는 술을 먹으면 다음날 쉬는 것 같아요. 제가 제프 형처럼 여러 가지 직장인밴드나 이런걸 못합니다. 저는 이 밴드 하나에서도 최대치를 아직 못해봐서 일이 없을 때는 다른 음악 작업을 하게 되는데 술을 먹으면 다음날 숙취로 쉬게 되더라구요.

뀨뀨 : 저 같은 경우는 게임을 좋아해요. 몸통보다 머리가 큰 귀여운 캐릭터가 있는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 게임을 하며 쉬는 날을 보냅니다.

로이 : 저는 술을 안 먹거든요 술을 전혀 못 먹어요. 그래서 저는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고 있어요. 컴퓨터 게임도 하고 tv 드라마 보는 것도 좋아하고 날 좋을 때는 자전거도 타요. 걷는 것도 좋아하고 음악도 듣고 여러 가지 하는 편이에요.

소속사 없이 활동하나요?

와이드 엔터테인먼트라고 이번에 함께 일을 하게 됐어요. 첫 방송으로 박정아의 별빛다방 라디오 방송을 마쳤고요 앞으로의 스케줄도 함께 해 나갈 예정입니다.

소찬휘님과 친하다고 들었어요

네.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와이드엔터테인먼트도 소찬휘 누나 소속사에요. 로이 같은 경우는 소찬휘누나랑 프로젝트 앨범도 함께 했었고 지난 번 박정아의 달빛낙원 라디오 방송도 함께 출연했어요.

출연하고싶은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면?

무한도전에 기회가 된다면 출연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출연했던 밴드들이 자신의 음악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자신들을 폭발적으로 알리는 걸 성공한. 프로그램이죠^^. 기회가 된다면 무한도전에 나가서 저희 밴드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한도전만이 아니라 다른 방송 프로그램에서 뮤지션들을 좀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음악프로그램에 나올 수 있다면 아무래도 뮤지션으로서 더 가치 있는 일이겠지요.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은 없나요?

저희가 락타이거즈로 활동할 때 해외진출에 도전을 한적이 있어요. 그런데 계속 나가서 활동을 해야지 효과가 있을 듯 한데 해외 활동에 대한 경비 부분에서 서포트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안되니까 현실적으로 힘들더라구요

▲ 제프 ⓒ뉴스타운

소속사 계약도 하셨고 2016년 새해 목표가 있다면?

밴드가 목표가 특별히 따로 없어요. 곡 만들고 공연을 얼만큼 하느냐의 차이죠. 그러니깐 올해도 열심히 활동할 예정이고요 곡을 퀄리티 높여서 만들고 정규앨범은 아니더라도 EP앨범정도는 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팬카페가 만들어졌다. 팬들에게 한마디

“오랫동안 지켜봐 주신 팬들 덕분에 저희가 지금 여기까지 왔고 덕분에 힘을 내고 있습니다. 혹시 사귀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사귀자고 말해주세요. (웃음)” 사실 팬들이 저희를 되게 사귀기 어려운 사람이라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저희 완전 친근해요. 알고 보면 장미여관보다 훨씬 친근한 오빠들이에요.

글: 박효진, 인디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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