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놓고 논란은 많았지만 우리는 오늘 그의 사과를 지켜보면서 대한민국의 먼 미래를 내다보는 폭 넓은 국가관과 국민대통합의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정치에서의 이념은 가장 큰 전략 중 하나다. 자칫하면 네가티브에 결려 큰 피해를 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정치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없음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민주주의의 가치라며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그의 말대로 우리나라에서 자녀가 부모를 평가한다는 것, 더구나 공개적으로 과오를 지적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박 후보는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상, 이 부분에 대해 보다 냉정하고 국민과 공감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보수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민 앞에서 진심어린 마음으로 사과했다.

그도 어머니, 아버지 두 분 모두를 흉탄에 보낸 역사적 아픔을 갖고 있다. 그 아픔을 누구에게도 하소연 못하고 오랜 세월 가슴으로 삭혀왔을 것이다. 그러기에 과거의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 충분히 아픔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단호한 실천의지를 밝혔으니 앞으로 지켜보면 된다. 그런데 야당이 또 꼬투리를 물고 늘어진다. 꼬투리 물고 트집 잡는 것이 야당의 주특기가 된지 오래됐지만 애석하게도 진정성까지 훼손할 이유는 없는 것 아닌가.

국민대통합의 기로에서 자신들이 하는 짓은 정당화 하면서 남의 진정성에는 물 타기를 해대는 그런 정당이 야당이라면 국가의 미래는 밝지 않다. 솔직히 야당이 먼저 변해야 한다.

5·16, 유신, 인혁당 사건과 관련 자신의 의견을 밝힌 것을 억측을 부려 사과를 하라고 윽박질러 놓고 사과를 하면 진정성이 있니 없니 하는 것은 빨갱이들이나 하는 짓이 아닌가.

도대체 어쩌라는 말인가. 그 책임이 박근혜 후보에게만 있는 것인가. 대한민국에는 헌법이 있고 그 법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는 법관들이 있다. 법이 판결한 사건을 박 후보에게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야당 스스로가 박 후보를 헌법재판소 위에 놓고 흔드는 이치에 맞지 않는 요구인 것이다.

물론 선거 때다 보니 박 후보에게 트집 잡을 것이 없어 5·16, 유신, 인혁당 사건을 볼모로 몰아 과거사에 가두려고 하는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민주당 등 야당이 요구하는 좌파정권 10년 동안 도대체 뭘 했는가.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도 법이 있었고 야당이 있었고 국민이 있었다. 역사단절과 과거사 정리를 기치로 내건 두 정권에서 이 문제를 매듭 짖지 못한 것을 지금 와서 박 후보에게 따지는 것은 야당 스스로 두 좌파 정권이 무능했음을 시인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설령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국민이 다시 좌파 정권을 선택한다 해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닌가. 당시 김대중 노무현을 추종했던 세력들이 그대로 있으니 말이다.

달라져야 한다. 정권이 바뀌고 안 바뀌고를 떠나서 야당부터 달라져야 한다. 한때는 그래도 여당을 해본 당이 아닌가.

이런 현실을 모두 가슴에 담고 박근혜 후보가 국가를 위하고 국민대통합을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대한민국 역사상 어느 누구도 하지 못하는 큰 결단을 내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결단에 대해 야당이 내린 평가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 과거사와 관련한 사과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는 그 뒤에 "진정성이 있는 후속조처가 필요하다(민주당)", "진심인지 의심스러운 면이 있다(통합진보당)"며 말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이러니 국민이 짜증나는 것이다. 아니면 아니다 맞으면 맞다하고 국민과 함께 실천여부를 지켜보면 되는 것이다.

솔직히 박 후보를 떠나 국민은 통합을 기다리는데 야당은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 간단하게 민주당 문재인 후보만 보자. 박근혜 후보더러 아버지에 대하여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당의 후보자가 보여준 것이 박정희-이승만 묘역 참배 거부다.

대한민국에는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을 부정하지 않고 건국의 아버지와 경제 부흥의 아버지로 부르고 있는 사람들도 무수히 많다. 결국 문 후보의 이런 행동은 나머지 50%의 국민도 몽땅 저주받을 국민이란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국립묘지에 갔으면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만 찾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찾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건국 역사와 근대화 과정을 인정하고 싶지 않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기본을 거부하는 식으로 비쳐지면 결국 북한만 이로울 뿐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야당이 지난 정권의 '공'은 무조건 뭉개 버리고 '과'만 가지고 역사를 재단하는 것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편식적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

박근혜 후보의 사과를 보면서 야당 후보들도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할 것 한 가지만 들춰 보겠다.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건설 할 때 공사를 방해하며 현장에서 드러누워 시위를 했던 사람이 김영삼, 김대중인데 지금 경부고속도로는 어떤가.

매일 같이 반복되는 증체현상을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경부고속도로를 20차선이라도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일 것이다. 당시 20년 후를 내다보고 지도력을 펼친 박정희 대통령을 욕해야하는지 아니면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드러누워 반대했던 김영삼, 김대중을 욕해야 하는지 한번 밝혀보기 바란다.

정치가 아무리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지만 '공'과 '과'를 객관적으로 논하지 않고 오로지 선거의 재물로만 사용하려는 발상부터 바꿔야 역사가 바로서는 것이다.

오늘로서 야당은 5·16, 유신, 인혁당 사건을 볼모로 박근혜 후보를 괴롭히는 추잡한 짓은 그만해야 한다. 이게 농후해지면 피해자들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두 번 죽이는 것이 된다.

야당도 국민들이 지적하는 것과 같이 환골탈퇴 해야 할 정치집단이다. 혼자만 깨끗한 척 해도 국민들은 그 속내를 다 알고 있다. 이제 야당은 야당대로의 정책개발에 집중해 정정당당한 선거를 치루기를 바란다.

"과거와 현재가 싸우면 미래를 잃는다"는 말을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증오에서 관용으로, 분열에서 통합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는데 동참해야 한다. 누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 안 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과거에 갇히면 목숨 바쳐 조국근대화를 이룩한 선열들의 피와 땀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오늘날 같이 눈부신 경제발전은 하루 아침에 된 것이 아니다. 이제라도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하나된 마음으로 제3의 대한민국을 기획하고 만들어 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