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배양육’ 환영 혹은 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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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배양육’ 환영 혹은 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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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양육 메이커 각사의 앞에는 큰 장애물이 놓여 있다
- 세계에서 배양육을 소매용 식재료로 승인한 곳은 싱가포르 단 한 나라 뿐
- FDA, 2022년 11월 업사이드푸드의 배양육 닭가슴살 안전성 인정
- 배양육 공장은 “피 흘리지 않는 식육처리장” ?
- 축산 : 사료생산, 삼림벌채, 비료관리, 장내발효(가축 트림)통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 차지
- 아직, 식물 유래의 대체육, 전 세계 육류 시장의 1.4%를 차지하는 데 불과
- 배양육, 대규모 투자와 대량생산 없이는 기존 고기가격보다 비싸
배양육(Cultured Meat) / 사진 : 위키피디아
배양육(Cultured Meat) / 사진 : 위키피디아

과거 SF 작품에 등장할 만한 존재였던 ‘인공 배양육(培養肉)’이지만 이르면 올해 안에 미국의 일부 레스토랑에서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로이터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배양육 업체 간부들은 거대한 철강재 탱크 안에서 자라난 고기가 몇 달 안에 메뉴에 등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한 기업이 정작 규제당국으로부터 식용인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자신감의 표현인지 몇몇 업체들은 조만간 이들이 고급 레스토랑에서 자체 배양육을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서 “이미 아르헨티나 출신 프란시스 모르만, 스페인 출신 호세 안드레스와 같은 일류 요리사들과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업체들의 일부 간부들에 따르면, 최종적인 목표, 즉 배양육이 슈퍼마켓의 매장에 진열되는 상황에 이르기까지는 메이커 각사의 앞에는 큰 장애물이 놓여 있다고 한다.

배양육 생산 확대를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그렇게 되면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비프스테이크(beefsteak)나 닭가슴살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소비자들에게 나타나는 배양육 시식조차를 꺼려하는 기피심리를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배양육의 근원이 되는 것은 가축에서 채취한 소량의 세포의 샘플이다. 영양소를 부여받아 바이오리액터(Bioreactor)라 불리는 거대한 크기의 철재(鐵材) 용기속에서 기존 식육과 비슷한 외관이나 맛이 되도록 가공하게 된다.

현재까지 소매용 식재료로 배양육을 승인한 곳은 싱가포르 단 한 나라뿐이며, 미국도 이를 따르려 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2년 11월 캘리포니아에 거점을 둔 업사이드푸드(UPSIDE FOODS)가 배양하는 닭가슴살이 인간 식용으로 안전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업사이드푸드의 경영진은 로이터통신관의 인터뷰에서 “음식점용으로는 빠르면 2023년에, 식품 소매점용으로도 2028년에는 제품을 출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사이드푸드로서는 이 후 미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FSIS)의 검사를 받고, FSIS로부터 식품표시에 대해 승인을 받을 필요가 있다.

* 피 흘리지 않는 식육처리장

업사이드푸드의 생산시설이 있는 캘리포니아 주 에머리빌(Emeryville)에서는 얼마 전 실험용 흰옷을 입은 종업원이 터치 패널식 화면을 응시하며 영양소를 섞은 물을 찬 거대한 탱크를 감시하고 있었다. 배양육은 우마 발레티 최고경영자(CEO)가 피가 흐르지 않는 식육처리장이라고 부르는 방에서 수확 처리돼 조사받고 검사를 받고 있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로이터 기자들에게 업사이드가 생산한 닭고기 샘플이 제공됐다. 조리 후에는 바로 기존 닭고기와 같은 맛이지만 다소 살이 얇고 날것으로는 밋밋하고 담황색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기자가 맛 평가를 했다.

우마 발레티 CEO는 “업사이드는 4년간 FDA에 협력, 2022년 11월의 인가 취득에 이르렀다”면서 “배양육 산업에 있어 획기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보도되지는 않았지만 캘리포니아 주에 거점을 둔 배양육업체 굿미트(GOOD Meat)도 이미 FDA에 인가 신청을 하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 밖에 네덜란드의 모사 미트, 이스라엘의 빌리버 미트 양사 간부들도 FDA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FDA는 인가 심사 중인 배양육 제품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으나 여러 기업과 협의 중인 것은 인정했다.

업사이드, 모사미트, 빌리버미트, 굿미트 간부들은 배양육을 광범위한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규제당국의 인가 취득이 첫 문턱을 넘은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들 간부들에 따르면, 각 회사가 직면한 최대 과제는 탄생하지 않은 공급망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배양육 대량생산에는 식육세포에 투여하기 위한 영양소와 거대한 ‘바이오리액터’가 필요하다.

현재 생산량은 한정적이다. 업사이드 시설은 연간 40만 파운드(약 181.4t)의 배양육을 생산할 능력이 있다. 식육산업 로비단체인 북미식육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에서 2021년 생산된 통상적인 식육은 1060억 파운드. 그에 비하면 극히 작은 숫자다.

굿미트의 공동창업자 조시 테트릭은 “제조업체들이 생산 확대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배양육 가격을 기존 고기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단순히 판매하는 것과 대량으로 판매하는 것은 큰 차이”라고 지적하고, “우리가 단독 기업이든 업계든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으면 배양육 산업은 매우 작은 규모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 규모 확대 고민

대체육 제품에 초점을 맞춘 연구기관 굿푸드인스티튜트(GFI)가 내놓은 데이터에 따르면, 배양육 산업은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20억 달러(약 2조 4,590억 원) 가까운 투자를 끌어 모았다.

하지만 예를 들어 굿미트가 대규모로 배양육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크기의 바이오리액터를 건설하는 데만도 수 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테트릭은 말한다.

지금까지 배양육 산업 투자에 앞장서 온 것은 벤처캐피털, JBS나 타이슨푸드, 아처 다니엘스 미들랜드(ADM) 등 대형 식품 관련 기업들이다.

JBS 홍보를 담당하는 니키 리처드슨은 JBS의 배양육 투자는 기존 육류, 식물 기반, 대체 단백질 제품이라는 다각화된 글로벌 식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당사의 노력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투자 목적지는 전적으로 미국이다. 맥킨지앤컴퍼니의 파트너로 대체 단백질 제품에 주목하고 있는 조던 바암에 따르면, 미국은 시장 규모와 풍요로움 측면에서 배양육 업체들의 최대 타깃이기 때문이다.

배양육 업체 중에는 아직 규제당국의 인가도 받지 못하면서도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곳도 있다.

빌리버미트의 니콜 존슨 호프먼 CEO에 따르면, 이 회사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생산시설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조업 개시는 2024년이며, 생산 능력은 연간 2200만 파운드가 될 예정이다. 굿 미트도 캘리포니아 주와 싱가포르에 생산거점을 마련할 예정이며, 최대 연간 3000만 파운드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유럽연합(EU) ,이스라엘 등 국가들도 배양육에 관한 규제 틀을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 식품으로 인가를 준 사례는 없다.

* 소비자에게 퍼지는 기피심리

배양육 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기존 축산육에 비해 배양육이 환경부하가 낮고, 윤리적이라고 호소하는 동시에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나타나는 기피심리 완화도 시도해 나갈 태세다.

예를 들어 배양육에는 동물의 생명을 앗아간다는 요소가 없다. 업체들은 도덕적 이유로 육식을 기피하는 사람들에게 배양육은 이 점에서 매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이터의 취재에 응한 간부들은, “세포 채취 프로세스에서 동물에게 위해를 가하는 일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또 하나의 매력은 농장이 아닌 철재 용기(Steel Container, Vessel) 내에서 고기를 배양함으로써 축산에 의한 환경부하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축산은 사료 생산과 삼림 벌채, 비료 관리, 장내 발효(가축 트림)를 통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를 차지한다.

식물 유래의 대체육의 경우도 제조사들은 도덕적 환경적 장점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있지만 GFI 보고서에 따르면, 육류 시장의 1.4%를 차지하는 데 불과하다.

그러나 테트릭씨는 “배양육 메이커에는, 진짜 고기라고 주장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면서 “아마 우리가 지금까지 배운 가장 큰 것은 사람들이 정말 고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아마 고기 소비량이 크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인간의 식생활을 연구하는 건강심리학자 자넷 토미야마는 배양육에 기피심리를 갖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심리학저널(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에 발표한 2022년 조사에서는 육류 소비자의 35%, 채식주의자의 55%는 배양육을 시식하는 것조차 꺼린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람에 따라서는 배양육을 자연에 어긋난다고 보고, 시식조차 하지 않은 채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테트릭씨는 배양육을 주저하는 소비자를 불러들이기 위해, 메이커 각사는 배양육을 생산하는 방법이나 식품으로서의 안전성에 대해, 가능한 한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그가 창업한 굿미트는 싱가포르의 여러 레스토랑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는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것도 식욕을 해치지 않는 형태로”라고 덧붙였다.

업사이드푸드와 굿미트는 “인가가 얻어지면, 우선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제품을 소개함으로써 미국민의 기호에 호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싼 가격 책정을 허용할 수 있는 고급 업소 고객을 상대로 배양육에 대한 좋은 첫인상을 심어주려는 의도이다.

업사이드의 우마 발레티 CEO는 “앞으로 3~5년 안에 식료품점에서도 배양육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리사 안드레스는 글로벌 식량 안보에 관한 대처로 알려져 있다. 그는 환경면에서의 이점이 있기 때문에 배양육을 사용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 세계 모든 나라,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이 행성이 위기에 처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부 요리사는 야외에서 직화(直火)를 이용해 고기와 기타 식재료를 조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리사들은 대부분 환경에 대한 배려에 신경을 쓰고 있으며 배양육이 맛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고 과학적이라는 인상을 약화시키는 것이 요리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특히 배양육에 낭만이라는 요소를 가미하는 것이 좋다고 한 요리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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