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억 달러(약 78조 4,740억 원) 규모의 잠수함 계약을 파기한 호주의 결정이 서방 동맹국들 사이에 전례 없는 외교적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 프랑스는 미국의 주요 동맹으로 미국과 호주를 향해 연일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호주(AU)-영국(UK)-미국(US) 3개국은 최근 새로운 3각 동맹 오커스(AUUKUS 혹은 AUKUS)를 결성하고,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지원하겠다고 밝히자, 이미 호주와 이 핵추진 잠수함을 공급하기로 했던 프랑스가 발끈하고 나서면서 외교로 불똥이 번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프랑스 잠수함에 대한 약 78조 규모의 발주를 취소하기로 한 호주의 경정을 오랜 서방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전례가 없는 규모의 외교 분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프랑스 외무부는 미국과 호부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면서 ‘이중성, 경멸, 거짓말’을 거론하면서 미국과 호주를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수십 조 규모의 경제적인 피해와 함께 프랑스는 호주와 협력국들이 이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 분개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프랑스 외무장관 장-이브 르 드리앙(Jean-Yves Le Drian)은 “우리들 사이에서 제대로 되지 않는 모욕적인 일”이 있다며 거듭 미국과 호주를 비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앞으로 며칠 안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 통화를 할 것이라고 프랑스 정부가 19일(현지시간) 밝혔다.
* 호주의 전략적 제휴
호주는 지난 15일 프랑스제 디젤-전기 잠수함(diesel-electric submarines) 12척을 인수하겠다는 500억 유로(약 69조 6,220억 원) 이상의 계약을 파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신 호주는 미국, 영국이 서로 새롭게 첨단 기술을 공유하게 될 새 동맹(AUKUS)의 틀에서 최소한 8척의 미국산 핵추진 잠수함을 취역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호주 총리는 15일 3국(미-영-호)이 “새로운 강화된 3국 안보 동반자 관계”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미국과 호부의 전략적 제휴를 공고히 하고, 태평양에서의 해군력 균형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호주는 남중국해 지역을 정기적으로 순찰을 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협정이 “우리의 가장 큰 힘의 원천인 동맹에 투자하고, 오늘과 내일의 위협에 더 잘 대처하기 위해 그것들을 갱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파트너십은 독일과 일본의 제의에 따라 지난 2016년에 프랑스가 따낸 조달 협상에서 제외된다. 당시 미국과 영국은 그 입찰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었다.
* 거짓말 그리고 속임수
알자지라 20일 보도에 따르면,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과 플로랑스 파를리(Florence Parly) 국방장관은 16일 “이 결정은 프랑스와 호주 사이에 (서로)승리했던 협력의 서한과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며 호주의 움직임에 분노를 표출했다.
특히 르 드리앙 외무장관은 프랑스 인포(France Info) 라디오에 출연, 호주의 취소 결정은 “뒤통수를 친 것(a stab in the back)”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고 중동의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호주 주재 프랑스 대사 장 피에르 테보(Jean-Pierre Thebault)는 호주 캔버라 대사관을 떠나면서 알자지라에 “(호주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하고 “그것은 계약이 아니라 파트너쉽이었다”며, “파트너십은 신뢰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르 드리앙 장관은 지난 18일 갑작스런 계약 종료를 둘러싼 이른바 “이중성, 경멸, 거짓말”이라고 비난하며, “이것이 프랑스를 배신한 밀실 거래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19일 “프랑스가 건조하고 있는 잠수함 함대가 호주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깊고 심각한 우려’를 호주가 갖고 있다는 것을 프랑스가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는 지난 6월 마크롱 대통령에게 ‘재래의 잠수함 능력’이 호주의 안보 우려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매우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국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그 전환은 아시아 태평양에서의 악화되는 전략적인 환경 탓”이라며, 잠수함의 능력을 강조하고, “공격가능 잠수함(Attack class submarines)이 제공하려고 했던 그 능력은 호주의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로 했던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피터 더튼(Peter Dutton) 호주 국방장관은 “오는 2040년이 다 되어도 인도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 최초의 핵잠수함을 획득하려는 호주의 뜻에 대해 프랑스와 ”솔직하고, 개방적이며 정직하게“말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르 드리앙 외무장관은 지난 15일 발표 전,에 프랑스와 사전 협의가 있었다는 주장을 부인하면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호주의 사전 설명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 역사적인 동맹 산산조각 ?
프랑스와 미국의 동맹은 미국의 독립 선언 후 2년 후인 17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는 프랑코-미국 동맹(Franco-American alliance)의 일환으로 영국에 대한 독립전쟁( revolutionary war : 독립을 위한 미국의 혁명전쟁)동안 미국에 매우 필요한 군사 원조와 차관을 제공했다. 미국의 가장 오래된 동맹국인 프랑스는 자국 대사를 소환한 적이 없었다.
르 드리앙 장관은 2ㅣ난 17일 성명에서 “미국과 프랑스 관계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 대사를 소환하는 것은 심각한 정치적 행위이며, 이는 현재 양국 사이에 존재하는 위기의 규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외무장관은 프랑스가 2022년 초에 유럽연합의 의장직을 맡을 때, 유럽연합(EU)의 안보 전략을 개발하는 것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U의 독자적인 인보 동맹 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미 백악관의 한 관리는 17일 “미국은 프랑스의 대사 소환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양국 간의 의견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며칠간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브리엘 아탈(Gabriel Attal)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뉴스채널 BFM TV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이 (프랑스) 공화국 대통령과 통화하기를 요청했으며, 앞으로 며칠 안에 마크롱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사이에 전화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프랑스는 잠수함 주문의 취소에 대해 ‘해결’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외무부는 18일 대변인 성명에서 프랑스와의 관계를 중시하며 앞으로도 파리와 협력할 것이라면서 “호주는 분명하고 서로 이야기가 된 국가 안보 이익에 따라 취해진 우리의 결정에 대해 프랑스가 깊은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명은 “호주는 프랑스와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 우리는 공동의 가치에 바탕을 둔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프랑스와 다시 한 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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