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동맹 단절 선언한 두테르테의 무모함
미국과 동맹 단절 선언한 두테르테의 무모함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20.03.0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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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십 년 된 동맹이 두테르테 개인 성향으로 단절
- 몰지각한 움직임, 중국, 자연재해, 그리고 IS등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
- 필리핀의 미래 안전보장 담보할 수 없어
두테르테 대통령과 그의 동맹국들은 VFA 폐지를 ‘독립적인’ 외교정책으로의 움직임이라고 선전했지만, 현실은 필리핀이 남중국해와 민다나오 지역의 IS 소요, 기후 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등으로 위험에 매우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두테르테 대통령과 그의 동맹국들은 VFA 폐지를 ‘독립적인’ 외교정책으로의 움직임이라고 선전했지만, 현실은 필리핀이 남중국해와 민다나오 지역의 IS 소요, 기후 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등으로 위험에 매우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미국의 군사적 지원이 없다면. 필리핀은 자체적인 중대한 대내외 안보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글은 아시아의 지정학적 및 경제 문제에 전문가인 리차드 자바드 헤이다리안(Richard Javad Heydarian)31일 중동 위성채널인 알 자지라에 기고한 글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역사적인 방중 기간 중에 나는 미국과의 결별을 선언한다고 호기롭게 말했다. 당시 그의 내부 인사들을 포함해 진지하게 이 발언을 받아들인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2월 중순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최근 수십 년간 안보협력의 핵심이었던 1998년 방문군협정(VFA=Visiting Forces Agreement)을 일방적으로 폐기함으로써, 100년이나 이어져 온 미국과의 동맹을 사실상 끝냈다. 필리핀의 한 고위관리가 말했듯이, VFA가 없다면 세계 초강대국과의 필리핀 동맹은 실제로 쓸모없는 것(practically useless)”이다.

두테르테의 이 같은 조치는 인권 문제로 서방 국가들과의 외교적 마찰이 커지면서 촉발된 것으로, 필리핀을 전통적이면서도 비전통적인 안보위협으로 무분별하게 노출시키고 있다.

미국의 강력한 원조가 없다면, 필리핀의 노후화하고 자금은 부족하며, 준비가 미흡한 필리핀 군대는 기후변화의 파괴와 중국의 필리핀 해역에서의 슬금슬금 주둔 움직임, 그리고 남부 민다나오섬에서의 무장단체의 세력 확대라는 큰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구테르테 대통령은 오래된 동맹국과 보다 공정하고 상호이익이 되는 관계를 추구하기 보다는, 미국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을 자국의 국익과 장기적인 전략적 필요성보다 우선시하고 있다.

* 수십 년 된 동맹

필리핀은 1946년 미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많은 수의 미군을 계속 주둔시켰다. 필리핀은 수빅만 미군 기지를 비롯해 아시아에서 미국의 세력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전진 배치 기지가 되었고, 또 미국의 방어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었다.

미국 주둔은 수도 마닐라의 국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직접적인 간섭을 가능하게 했다. 미국은 30년 동안 페르디난드 마르코스(Ferdinand Marcos) 독재 정권을 흔쾌히 지지하면서 마오쩌둥 사상에 물든 이들의 봉기(Maoist uprising)를 근절하려는 마르코스의 노력을 지지했다.

마르코스 정권은 1986년에 붕괴되었고, 그 직후 냉전이 종식되면서 필리핀에 있는 미국 기지를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진보적인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필리핀 상원을 장악했던 민족주의자들은 미국의 군사력을 시대착오적이고 전략적인 책임으로 묘사했는데, 이로 인해 필리핀은 미국의 적들에 의한 잠재적인 적대적 행동에 노출되면서 완전한 독립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비록 이 미군의 기지들이 연례 군사지원을 포함한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었지만, 필리핀 땅에서 미군들이 저지른 범죄뿐만 아니라 마르코스 독재 정권과의 협력은 새로운 민족주의 열풍(nationalist fervour)을 가중시켰을 뿐이다.

소련 붕괴 이후 양측은 필리핀에 있는 대규모 미군 기지를 제거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곧, 오랫동안 미국의 방어우산에 의존하는 것에 익숙했던 필리핀이 스스로 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점점 더 분명해졌다.

1995년 중국은 필리핀으로 영토로 알려진 미스치프 산호초(Mischief Reef)를 남중국해 전략의 일환으로 스프래틀리 군도(Spratly islands, 난사군도)등을 실효지배 했는데, 이 지역은 이 지역 여러 나라 간의 영토 분쟁지역이다. 이후 중국 당국은 암초에 인프라를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 또 다른 섬을 강제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해 왔다. 인공섬을 만들고 군사기지를 설치하고, 미사일 등을 배치하는 등 완전한 중국 영토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필리핀 정부는 1998년 이 지역에 중국군의 주둔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우려해 대규모 미군 진입과 순환 주둔을 위한 법적인 틀(legal framework)을 제공하는 VFA(방문군협정)를 통해 미군을 자국 영토로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이후 미국과 필리핀은 정기적으로 합동전술과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해안경비대 훈련에 대한 협력을 심화시켰다. 미국은 또 필리핀 군대와 이 지역 선박에 대한 중국군의 공격을 포함하여 남중국해에서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필리핀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거듭했다.

필리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들도 긴급 상황에서 필리핀에 큰 도움을 주었다. 지난 2013년 필리핀 중부의 큰 지역을 황폐화시킨 하이얀 슈퍼 태풍(Haiyan Super Typhoon) 당시 미국은 12척의 배와 66대의 항공기, 무려 13400명의 병력을 투입해 지역사회를 지원했는데, 필리핀 군대와 정부기관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미국은 또한 이슬람 수니파 과격 무장 세력인 이른바 이슬람국가(IS=Islamic State)'에 소속된 전사들에 의해 민다나오 섬의 마라위시(city of Marawi)에서 수개월 동안 유혈 진압을 도왔다.

VFA는 미국 특수부대의 신속하고 결정적인 배치를 촉진시켰는데, 이 부대는 준비가 미흡한 필리핀 군대를 잘 훈련시켜 단호하고 잘 훈련된 적에 대한 대규모의 도시전쟁과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도록 필리핀 군대의 역량을 향상시켰다. 미국은 또한 실시간 정보, 감시용 드론, 고급 무기를 제공했는데, 이 무기는 그 해 이슬람 다수 도시 해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몰지각한 움직임

VFA는 특히 지방법원에 의해 미군에게 허가된 기소 면책특권의 문제를 놓고 논란이 되어왔다. 미국 해병대 조셉 스콧 펨버튼(Joseph Scott Pemberton)2014년 필리핀 여성인 26세의 제니퍼 로드(Jennifer Laude)를 살해한 사건은 특히 필리핀 국민들을 자극했다. VFA는 국내 사법기관들이 미국에 구금되어 있는 미군 병사를 직접 처벌하는 것을 막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는 미국이 단연 필리핀에서 가장 선호하는 국제 파트너라는 것을 보여준다. 상원의 핵심 두테르테 동맹국들조차 두테르테의 일방적 협정 폐기에 반대하면서 공식적인 재검토 절차를 추진해왔다. 상원 의원들은 두테르테의 결정이 적법한지 의문을 제기하며, VFA가 미 의회에 의해 비준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동의 없이는 폐지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들은 방문군협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필리핀에 불리한 요소들을 재협상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아직 전략적인 자위적 능력을 개발하지 못한 필리핀에 대한 분명하고 현존하는 위협을 무시한 채 중국과 안보협력을 심화시켜 필리핀-미국 동맹에 어떤 차질을 빚어도 상당한 이익을 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같은 무모한 결정은 필리핀의 대내외 안보를 위험에 빠뜨린다.

수빅 만과 클라크(Subic Bay and Clark)의 주요 필리핀 내 미군기지에서 불과 100해리(185km) 정도 떨어진 필리핀의 스카버러 섬(Scarborough Shoal, 중국에서는 황옌다오-黃巖島로 부른다)을 군사 기지화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2년 수개월에 걸친 해군 교착상태 속에서 필리핀에서 강제적으로 강압적으로 지배한 이 분쟁지역 군함 배치를 비롯 중국군 거점 기지화 한다는 것은 필리핀 영토가 확정적으로 상실되었다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필리핀의 수도와 주요 군사 및 민간 시설에 가까운 적대적인 군사 자산의 존재를 의미하게 될 것이다. (중국군이 필리핀 턱 밑에 와 있어 언제든지 직접적인 위협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남중국해 전역의 필리핀 어민과 군인을 계속 괴롭힐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중국의 한 군단이 필리핀 군인들을 위협적으로 포위하고 괴롭혔다. 지난 6월 중국군 소속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필리핀 어선을 들이받아 탑승자 22명을 거의 모두 숨지게도 했다.

필리핀 대학의 해양과학연구소(UPMSI)=University of the Philippines's Marine Science Institute)의 연구에 따르면, 필리핀은 중국 간척 활동과 불법 조업으로 연간 6억 달러(7,263억 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다.

중국과는 별도로 초국가적 테러단체들도 미국의 군사 지원이 없을 경우 필리핀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들은 민다나오에서의 취약한 정치적 전환을 그들의 공격을 강화함으로써 이용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필리핀은 대규모의 미국의 지원 없이 잠재적으로 기후 변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광범위한 극한 기후 조건에 직면해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과 그의 동맹국들은 VFA 폐지를 독립적인외교정책으로의 움직임이라고 선전했지만, 현실은 필리핀이 남중국해와 민다나오 지역의 IS 소요, 기후 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등으로 위험에 매우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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