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최초 여성 대통령 탄생과 유럽의 진보가치
슬로바키아 최초 여성 대통령 탄생과 유럽의 진보가치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19.04.22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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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로바키아 대선 승일 배경 : 지존정치 불신, 강력한 쇄신 욕구
- 유럽연합(EU) : 첫 진보 성향 대통령에 기대
- 유럽에서 ‘포퓰리즘’을 누르고 ‘진보가치 영향력’ 확대될까?
“사악과의 전쟁”은 “사악한 사람들이 아니라 사악한 행동에 대한 것”이라고 말한다. “증오로부터 해방”이라는 메시지가 수용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겸손함”이다. 지난 2016년 폐기물 처리장을 둘러싼 투쟁에서 국제적인 환경상을 받았을 때 카푸토바는 이 같이 말했다. 전형적인 진보적 가치의 한 표현이다.
“사악과의 전쟁”은 “사악한 사람들이 아니라 사악한 행동에 대한 것”이라고 말한다. “증오로부터 해방”이라는 메시지가 수용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겸손함”이다. 지난 2016년 폐기물 처리장을 둘러싼 투쟁에서 국제적인 환경상을 받았을 때 카푸토바는 이 같이 말했다. 전형적인 진보적 가치의 한 표현이다.

지난 3월 말 동유럽의 슬로바키아에서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슬로바키아 최초 여성 대통령이 탄생됐다. 330일 진행된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 결과, 의석 한 석이 없는 진보정당 진보적 슬로바키아주사나 카푸토바Zuzana Caputoba, 45)” 후보가 슬로바키아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시민운동 출신의 진보성향의 변호사 출신 주사나 카푸토바 대통령 당선인은 유럽에서 확산되고 있는 대중영합주의인 이른바 포퓰리즘에 힘입어 당선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카푸토바는 경쟁 상대였던 연립정부 여당의 마로스 세프코비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후보를 제치고 지지율 58%로 승리를 확정했다.

() 부패를 외치며 정치적 경험이 거의 없는 카푸토바 후보의 승리는 지난해 언론인 살해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반영된 결과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지난해 이탈리아 마피아와 관련된 정치 부정부패를 취재하던 기자 얀 쿠치아크와 그의 약혼녀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쿠치아크의 생전 취재 대상에 피코 총리의 측근 등 여권 인사들이 포함돼 있었던 것이 알려지며, 전국적으로 반()정부 여론이 거세졌으며, 국민들은 정권 퇴진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여 로베르트 피코 당시 총리의 사임을 이끌었었다.

* 대선 승리 배경 : 유권자들의 기존 정치 불신과 강한 쇄신 욕구

특히 올해로 민주 혁명 30년 동유럽에서 강권 정치의 확대가 현안으로 떠올랐었다. 이번 슬로바키아의 결과는 진보진영의 부흥 조짐이 될 수 있는가 ?

슬로바키아에서는 과거 수십 년 동안 일시적인 기간만을 제외하고는 집권 연립 여당 사회민주당(Smer-SD) 등이 정권을 잡아왔지만, 시민들은 오로지 장기 집권 정권에 대한 불만이 쌓여왔었다. 지난해 2월 정치권의 비리 의혹을 추궁하는 기자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1989년 체코슬로바키아 당시 공산당 정권이 쓰러진 민주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지면서 최대 실력자피코 총리가 사임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카푸토바 대통령 당선인은 사악과의 투쟁을 내걸고 입후보했다. 가톨릭이 대세인 슬로바키아에서 동성애자의 권리 행상 등도 대선 슬로건의 하나였다. 물론 부패 척결 즉 적폐청산의 기치도 내걸었다. 과거 자신의 지역에서 문제화한 폐기물 처분장 정비를 놓고 주민 반대운동을 주도하면서 법정투쟁에서 승리를 이끌어낸 진보성향의 변호사 출신이기도 하다.

그녀는 정치 경험이 전혀 없으며, 몇 개월 전만 해도 그녀의 이름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새내기 정치인이 됐다. 결선투표에서 승리를 한 것은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과 쇄신에 대한 기대를 등에 업은 결과라는 평가가 대세이다.

* 유럽연합(EU) : 첫 여성 대통령에 기대감

현재 유럽연합(EU)에 회의적인 포률리즘의 대두로 EU가 중시하는 진보적인 가치가 휘손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아져 왔다. 특히 폴란드나 헝가리 같은 동유럽의 정권들이 진보적 가치를 표방하거나 법의 지배 원칙을 흔들며 유럽연합과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에 주사나 카푸토바의 대통령 당선을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칭찬을 하는 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폴란드 출신의 유럽연합 대통령(유럽 정상회의 상임의장)인 투스크(Donald Franciszek Tusk)“(카푸토바의 당선은) 유럽연합의 가치가 포퓰리즘의 거짓 약속을 능가한다는 것을 시인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오는 5월 선거를 앞두고 유럽의회의 유력한 의원은 유럽의 희망의 메시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폴란드에서는 최근 올 가을로 예정된 총선에서 정권 타도를 외치는 애당 6당이 결집했다. 헝가리에서도 지난해 말 당파를 초월한 대규모 정부에 대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독일의 한 정치전문가는 카푸토바의 승리는 동유럽 국가들에서 현재의 집권 정부에 반대하는 이들 세력을 고무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으며 유럽연합의 진보적 가치 훼손을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을 말했다.

* 진보적 가치 훼손 막을 수 있는 영향력 생겨날까?

이 같이 슬로바키아에서 진보적 성향의 정치 신인 대통령이 탄생되었다고 해도 그 진보의 가치가 곧바로 주변국가로까지 번져나가 유럽연합 전체의 진보가치 확립이 될 수 있을 까 ? 전반적으로 보면 한 마디로 회의적이다. 비록 진보적 성향의 정당이 집권을 했다고 할지라도 포퓰리즘의 기존의 정치 세력들의 기반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대통령 한 사람 바뀌었다고 사회적 가치까지 짧은 시간에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보는 시각은 극히 일부이다.

슬로바키아의 경우 기자 살해 사건으로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이 분출되어 정권이 바뀌게 되었지만, 개별적인 사정이 작용된 투표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적게 받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극우나 반()이슬람 세력 정단이 합계 약 25%를 득표했고 이러한 경향은 서유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 슬로바키아의 경우 대통령직은 정치적인 권한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카푸토바 당선인 측은 그의 말의 힘에 기대를 걸기도 한다.

* ‘증오로부터 해방...

사악과의 전쟁사악한 사람들이 아니라 사악한 행동에 대한 것이라고 말한다. “증오로부터 해방이라는 메시지가 수용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겸손함이다. 지난 2016년 폐기물 처리장을 둘러싼 투쟁에서 국제적인 환경상을 받았을 때 카푸토바는 이 같이 말했다. 전형적인 진보적 가치의 한 표현이다.

포퓰리즘의 대두로 유럽에서는 사회적 갈등이 첨예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적지 않은 카푸토바지지 층은 진보가치에 대한 적극적인 확대에 힘을 써야 한다며 환호하고 있다. 비록 슬라바키아 대통령직의 권한이 한정적이라 할지라도 그녀에게는 리버럴리즘(진보주의)와 법의 지배라는 원칙적 가치가 포률리스트(대중영합주의자)들의 선동보다 이익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예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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