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싱가포르 회담의 분석과 전망
트럼프·김정은 싱가포르 회담의 분석과 전망
  • 편집부
  • 승인 2018.05.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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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핵폐기 제안이 미국의 기준에 못 미치면 얼마든지 자리를 박차고 나올 수 있음을 암시한 것

▲ ⓒ뉴스타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김정은 회담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로 다음날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에서 구해온 인질 3명을 새벽 3시 영부인과 함께 앤드류 공항에 직접 나가 맞이하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그는 환영행사를 마치고 당일 저녁 인디애나에서 열린 집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북핵 폐기 문제에 대해 다시 언급했다. 여기서 예정된 미북 회담의 성격과 양측의 전략 그리고 회담의 전망을 차례로 분석해 본다.미북회담의 성격과 양측의 전략나는 앞선 글에서 북한의 비핵화 선언이 개념 없는 언론이 묘사한 “승리를 향한 대장정( Long March)”이 아니라 핵 항복(nuclear surrender) 선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강력한 군사적 압박과 경제재재 조치에 굴복하여 판문점의 남북한 공동선언 형식으로 위장한 항복 선언이라는 것이다.그러나 미국의 트럼프에겐 그런 위장 전술은 통하지 않는다. 북한은 트럼프의 “분노와 화염”발언에 대한 맞대응으로 2017년 3월 8일 미국의 태평양 영토인 괌 해역에 4발의 미사일 발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선언하였다.

미국에 대하여 구체적인 타격계획까지 언급함으로써 북한은 미국의 핵전쟁 교전상대가 된 셈이다. 이제 굴복하고 나왔으니 남은 것은 공식적이고 구체적인 항복을 받아내는 일이다. 폼페이오는 두 번이나 북한을 방문하여 그 조건을 협의하였다.미북 회담은 외교 회담의 형식을 갖추었지만 군사적인 성격이 강한 종전회담이다. 이 점에서 판문점 선언 3-③에서 종전을 선언하겠다고 한 문·김은 트럼프의 프레임에 걸려든 것이다.

트럼프가 이를 축하한다고 한 것은 그 때문이다. 그 순서만 제대로 하면 문제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미북의 핵전쟁 위기를 끝내는 것이 먼저이다. 강력한 사찰과 검증으로 북한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의 완전 폐기가 확인된 다음에 한반도 종전선언이 가능하다.물론 북한과 중국은 주한 미군과 한미군사훈련 등을 함께 문제 삼기 위하여 용어에서부터 북한 핵 폐기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을 사용해 왔다.

애초에 북한 핵문제였는데 거기에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통해 초점을 흐린 것이다. 문재인·김정은 사이의 판문점 선언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지 북한의 핵 폐기 선언이 아니었다. 그렇게 하는 것은 북한의 두 가지 전략 목표 때문이다.

첫째, 앞으로 핵을 안 만들겠다는 말과 행동을 통해 이미 만든 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트럼프의 예봉을 피해보자는 지연 전략이다. 과거에도 써 먹어 효과를 보았다.둘째, 그게 통하지 않더라도 핵 폐기의 대가로 선대(先代)부터의 꿈이었던 전 한반도의 공산화 통일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 남한의 문재인 친중·친북 정부가 협력하고 있어 이런 꿈이 실현될 수 있다고 기대에 부풀어 있을 수 있다.그런데 트럼프는 지난 10일 석방된 인질을 맞이하면서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은 ‘한반도 전체를 비핵화(denuclearization that entire Korea)’ 하는 때일 것”이라고 하였다.

북한과 중국의 용어를 그대로 쓴 것이다. 좌파는 환영하는 분위기고 우파는 난감해 하는 분위기다. 모두 자신이 쓴 색안경 때문에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선입견과 욕심을 비우고 관객의 위치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거리낌 없이 쓴 이유를 알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의 영구적인 핵 폐기의 연장선상에서 종전선언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김정은을 유인하는데도 유리한 표현이다. 미국의 전략은 북한을 비핵화의 프레임으로 끌어 들여 결국 핵의 완전 폐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병법 36계 중 제15 조호이산(調虎離山)계가 있다. 호랑이를 산속에서 나오게 해서 잡는 계략이다. 산을 떠난 호랑이는 집에서 기르는 개도 우습게 본다는 말이 있다. 김정은의 힘은 중국의 보호막과 국내의 충성스러운 군인들로부터 나온다.

그런데 미국은 김정은을 거기서 일단 끌어낸 것이다. 김정은은 미국의 군사적 경제적 최대 압박에 못 견뎌 일단 산에서 나왔다. 안하던 중국방문도 두 번이나 하고 판문점까지 다녀갔다. 중국 대신 미국이 체제보장을 해주고 경제를 발전시켜준다는 약속은 솔깃한 것임이 틀림없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김정은에게 완전한 핵폐기를 하면 남한과 필적할 수준의 번영을 할 수 있는 경제지원을 해주겠다고 했다. 그런 지원은 미 국민의 세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경제재재를 해제하여 미국의 기업인들이 투자해서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남한의 문재인은 남한까지 공산화해서 바칠 수 있다는 희망도 주고 있다.

일단 산에서 나온 김정은이 이런 유혹들을 뿌리치기는 힘들 것 같다.그러나 미국은 시간이 갈수록 요구조건을 추가시켜 왔다. 우선 처음에는 핵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CVID)를 이야기 하더니 폼페이오가 C(완전한) 대신 P(영구적인)라는 강한 말로 바꾸어 PVID라고 한다.

북한은 장기간에 걸친 핵폐기를 원했으나 미국은 2년 내 완전폐기를 요구한다. 세계일보의 보도에 의하면 폼페이오는 지난 9일 방북 때 진정성의 표시로 먼저 핵무기 5개를 이달 안에 프랑스로 반입하고 매달 5개씩 그렇게 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북한은 최소 20개 최대 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은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폐기는 물론 핵개발 데이터 폐기와 핵기술자의 해외이주를 요구하고 있다. 물론 인권문제를 거론하여 일단 인질 3명의 석방을 이끌어냈다.북한은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를 공개적으로 보여줄 예정을 발표하고 있지만 미국은 북한의 어떤 핵무기 페기도 완벽한 사찰을 통한 검증 없이는 믿지 않는다. 사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지난 6차 핵실험 이후 기반이 붕괴되어 사용불능이 되었다고 한다.

중국 안휘성에 있는 중국과학기술대학(UCTC)의 중국 과학기술자들이 내린 결론이라고 BBC뉴스가 보도했다. 사실이라면 김정은은 이미 못쓰게 된 시설을 파괴하는 쇼를 벌이는 것이 된다.

그러나 폼페이오는 북한을 2차 방문한 후에도 트럼프·김정은 간의 어떤 합의도 그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강력한 검증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인디애나 집회 연설에서 김정은과의 회담이 사찰과 검증을 피해간 2015년 이란 핵협상의 재판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트럼프·김정은 회담의 전망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해 아직도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북한이 미국의 요구를 다 수용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당 대회를 통해 핵 포기와 경제발전 노선을 채택했고 비핵화에 관한 공개 약속을 한 상태다. 이렇게 굴러가기 시작한 핵폐기의 수레바퀴를 멈추기는 힘들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게 속은 전례가 있기 때문에 무엇이라도 속이는 것이 밝혀지면 북폭 아니면 해상봉쇄를 선택할 명분이 생긴다.

이제 중요한 결정은 6월 12일 트럼프·김정은 싱가포르 회담에 맡겨졌다. 공산주의 협상전략으로 훈련되었을 김정은과 손자병법의 달인이며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의 저자인 트럼프와의 회담이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흥미진진한 드라마일 테지만 우리에게는 등에 식은땀을 흘리게 할 운명이 걸린 회담이다.

트럼프는 회담에서 자기가 어떤 전략과 자세로 임할지에 대해 아무런 언질도 주지 않았다.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라고 비판 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태도는 분명하다. 전쟁이나 협상에 나갈 때 자기 계획을 먼저 발표하고 나가는 바보가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오바마가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면서 철수 계획과 일정을 미리 발표한 것을 바보 같은 짓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2015년 이란과의 핵 협상 테이블에서 잘못된 것을 보고도 자리를 박차고 나올 용기가 없었던 당시의 국무장관이요 협상대표였던 존 케리(John Kerry)를 비판한다.

자기는 김정은의 핵폐기 제안이 미국의 기준에 못 미치면 얼마든지 자리를 박차고 나올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실패했을 때의 부담이 클 것을 생각하면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회담에 나가는 것 자체가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만큼 트럼프는 자신이 있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쓴 『거래의 기술』에서 이렇게 썼다. “거래는 나에게 일종의 예술이다. 어떤 사람들은 캔버스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또 훌륭한 시를 쓴다. 그러나 나는 거래하는 것이 좋다. 그것도 큰 거래일수록 좋다 나는 거래를 통해서 인생의 재미를 느낀다. 거래는 내게 하나의 예술이다.”(이재호 역)

Fox뉴스로 중계된 인디애나 집회의 연설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행보가 핵전쟁의 위험을 증대시킨다는 어느 언론의 비판에 대하여 핵전쟁과 기타의 전쟁들은 모두 나약함(weakness)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자신과 김정은과의 회담이 세계평화와 안전을 위해 좋은 회담이 될 것이며 일본, 한국, 중국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제 북핵문제 해결은 미국의 힘과 트럼프의 협상솜씨에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글 : 정천구 (정치학 교수, 전 영산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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