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업체 ‘외자 규제 완화’ 방침,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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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업체 ‘외자 규제 완화’ 방침,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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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외압’을 역이용 중국 자동차 업계에 칼질

▲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을 하고, “무역불균형 시정을 위한 100일 계획”에 합의했다. 겉으로는 중국이 미국의 요구에 응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안으로는 미국과의 불정무역 시정 차원이라는 구실을 내세워 철옹성 같은 자국 내 자동차 업계에 과감한 손질을 해 보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즉, 미국의 ‘외압’을 역이용해 중국 자동차 업계에 개혁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속셈이다. ⓒ뉴스타운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외국계 자동차 회사가 중국 현지 합작사에 출자할 때의 상한 규제를 오는 2025년을 목표로 완화하겠다고 중국정부가 최근 밝혔다.

중국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외자 개방정책에 따라 다양한 업종에서 출자 비율이 완화되었지만, 오로지 자동차 업계만은 ‘성역’으로 남아 있었다. 규제 완화의 목적은 자국의 무역적자 삭감을 목표로 두고 있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의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대한 배려라기보다는 오히려 정부의 지원책에만 기대면서 자체 브랜드를 키우지 못하고, 품질 향상을 하지 못한 자국 내 자동차 업계에 곪아터진 고름을 짜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제가 되는 규제는 외국기업과의 합작회사를 설립할 때, 중국 기업의 출자비율을 51% 이상으로 하도록 한 것이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지난 4월 25일 발표한 자동차 산업발전을 위한 계획에 ‘외자 규제 완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자격으로 15년이 지나 시장개방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지난 1월 17일 외자에 대해 보다 더 개방을 취할 것이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외국의 투자 규제가 완화되는 분야는 은행, 증권, 보험, 회계 처리 등을 꼽았다. 앞으로 상하이와 선전 증권거래소에서 외자 기업의 상장이 인정된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 대해서는 지난 2014년과 2016년 6월에 중국 정부가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음이 밝혀졌으나, 지금까지 실현이 되지 않아 왔다. 중국의 국영 6대 기업을 포함해 기득권층이 미국과 일본, 유럽과의 합작회사에서 얻은 이익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공업협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을 발전시키는 주도권을 지금 팔면, 업계는 외국차의 가공공장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경쟁력이 충분하게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 변경이 되면, 중국 자동차 회사는 무너질 수 있다”며 맹렬히 규제 완화 방침에 반대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들은 “중국 업체들은 여전히 브랜드 형성의 초기 단계”라고 지적하면서 정부의 보호책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자동차 회사 관계자들은 “규제 완화가 이노베이션(현신)이나 품질향상으로 이어진다”며 환영하고 있다.

특히 이번 중국 정부의 성역이었던 자동차 업계에 대한 규제완화라는 정책 전환은 미국의 트럼프 정권의 탄생이 계기가 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월 6~7일 미국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을 하고, “무역불균형 시정을 위한 100일 계획”에 합의했다. 겉으로는 중국이 미국의 요구에 응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안으로는 미국과의 불정무역 시정 차원이라는 구실을 내세워 철옹성 같은 자국 내 자동차 업계에 과감한 손질을 해 보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즉, 미국의 ‘외압’을 역이용해 중국 자동차 업계에 개혁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속셈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4년 자동차 산업 발전을 전면 개정하고, 2010년까지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국으로 수출 역량을 갖추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국내 점유율 15% 이상의 대규모 자동차기업 집단을 육성하는 등의 국내 자동차산업 성장전략을 내놓았었다. 특히 세제 등에서 소형차 구입을 우대하고, 국내 제조업체를 지원해온 것이다.

그 결과 중국의 2016년 자동차 생산대수는 약 2천 812만 대로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지만, 국내 업체들은 합작 브랜드의 차를 수출보다는 이익률이 높은 중국 국내 시장에 내다 파는데 중점을 두었다. 따라서 그해 수출 대수는 전년 대비 2.7%가 감소된 70만 8천대에 그쳤다. 현재 중국 자동차 업체는 중소 업체를 포함하여 모두 100여개 회사에 이른다. 결국 경쟁력 있는 자동차기업집단 육성이 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 된다.

이러한 중국 내 자동차 산업현황이 자체 브랜드의 침체를 불러왔다. 중국 자체 브랜드는 세제우대를 받으면서 순풍을 타고 생산량은 급진적으로 증가해왔지만, 고급을 지향하는 중국 국민들에게는 자체 브랜드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따라서 국내 판매 점유율은 40% 안팎에 불과하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 자동차 업체의 자만심에 근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충분히 생산량을 늘리고, 해외와 합작 브랜드 제품의 이익 높은 판매를 함으로써 자체 브랜드 강화 전략에는 등한시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현상은 또 스포츠다목적차량(SUV)의 인기가 높아지자 중국 업체들은 하나같이 "모방 SUV“만을 만들어내지만, ‘모방은 역시 모방”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 소비자들의 욕구에 응하는 고품질의 자동차 개발을 하고 있지 못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

현 시점에서 중국 정부의 규제완화의 구체적인 진행 방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내 자동차 업체의 반발을 억누르지 못하고, 구체적인 방안에서 갈팡질팡하게 될 경우, 중국 자동차 산업의 고도화, 자체 브랜드 이미지 제고라는 필수 사업은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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