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 가면서 야당 인사들을 통해 배울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손가락질 받을 행동이긴 하지만 처세술 면에서는 손색이 없을 것 같은 것들이 많이 보인다.
일단 몇 가지만 보자. 남의 잘못을 파 해칠 때는 독사처럼 간악하고 빠르게, 그러나 자기의 잘못이 들통 났을 때는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어물쩍 거린다.
남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물불 안 가리면서도, 정작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충성하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모른척한다.
자국의 대통령에는 쌍소리를 퍼부어 대면서도, 적국의 수장인 북한의 김정은에 대한 비판에는 예의를 갖추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크고 작은 사건이 터지면 일단 대통령부터 물고 늘어 지면서도, 자당 대표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적 탄압을 갔다 붙인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자신을 불구속 기소한 검찰을 향해 "권력의 시녀, 정권차원의 허위조작 기소"라고 비판했다. 추미애는 이날 오전 긴급최고위원회를 열고 "박근혜 정부의 검찰이 저를 포함한 더민주 소속 의원들을 물불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리는지 추미애는 "제1야당 대표 조차 기소한 것을 보면 검찰은 더 이상 국민 검찰 아니라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정치검찰로 막가기로 한 모양" 이라고 검찰을 나무랬다. 참으로 실망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검찰은 참으로 착하다. 이런 욕을 얻어 먹으면서도 말 한마디 못하는 것 보니. 추미애가 겁나서 그런지, 아니면 야당 대표가 겁나서 그런지 검찰의 자존감을 깡그리 뭉갠 이런 발언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추미애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지난 3월 31일 선거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과거 서울동부지법 이전이 논의될 때 손지열 법원행정처장을 만나 강·남북 균형을 위해 동부지법의 광진구 존치를 요청했고 존치 결정을 했다"는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또 선거운동기간인 4월 2일과 3일 양일간 선고 공보물 8만2,900부에도 같은 내용을 기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법원이 서울동부지법의 광진구 존치를 약속한 적이 없어 이 같은 내용이 허위사실이라고 보고 있다.
명색이 추미애는 사법고시 출신으로 판사 경력이 있는 야당의 대표다. 이런 사람이 자신을 불구속 기소를 시켰다고 검찰을 향해 "권력의 시녀"등 쾌쾌 묵은 60년대식 비판을 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비난받을 행동이다.
혐의가 있으면 순서에 따라 재판을 받으면 될 일이다. 검찰이 불구속 기소를 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검찰을 아랫것으로 보는 버릇이 남아 있다면 당장 버려야 할 것이다. 판사출신 정치인이 이런 식으로 검찰을 비난하면 억울한 시민들은 뭐라 할 것인가.
시민들은 경찰이, 검찰이, 판사들이 그 어떤 결론을 내려도 추미애처럼 항변할 길이 없다. 억울해도 감방을 살아야 하고, 억울해도 법의 결과를 따른다. 어디 서민들이 바보라서 그런가. 단 한 가지 추미애 보다 못났기 때문이다.
법 앞에 누구 보다 모범을 보여야할 사람이 검찰을 농락하고, 법 절차에 따른 기소까지 쥐고 흔든다면, 이 나라 법은 누가 지키란 말인가. 그러고도 야당의 대표 자리에 있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가.
판사 출신이니 누구보다 죄가 되고 안 되고를 잘 알 터인데, 정치 사기꾼들처럼 간교와 요사스런 혀로 합리화를 꾀하고 정당화를 추구한다면 그들과 다를 바 없다. 정치적 잣대로 검찰을 욕하는 것은 한동안 그가 몸담았던 사법부를 능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추미애에게 망가진 정치인들의 모습 보다는 여전히 남아 있을 정직한 법조인의 모습을 일부나마 보고 싶다. 적어도 법 앞에서의 양심은 정직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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