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특별보좌관이 문재인 대표실을 찾아와 정세 및 학회 관련 긴급 면담을 요청했다. 가뜩이나 당의 내홍으로 심기가 불편한 문 대표는 마지못해 면담을 허락하고 물어 보았다.
"무슨 일이요. 앞으로는 대표실의 방침에 따라 일주일에 한번씩 있는 면담시간만 이용해 주시요. 특히 학회 등 우리와 직접 관련없는 일은 가급적 삼가해 주시요."
그러자 보좌관은 황송한듯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방금전 한국국가경영학회에서 국가파산방정식을 발표하고 대표님을 국가파산의 주범으로 공식 선언했다고 합니다."
법조인 출신 문 대표는 또야 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게 많고 많은 꼰대(?)들이 쓸데없이 학회를 만들어 국민들을 현혹하니 문제요. 일찍이 박정희 대통령께선 '오믈렛을 만들려면 계란을 깨트려야 한다'고 지식인들을 계란껍질에 비유했다지. 좌우지간 지식인들은 대책 없이 비판만 한다니까."
문 대표가 박정희 대통령의 이야기를 하자 특별보좌관은 더욱 수세에 몰려 힘없이 말했다.
"그렇지만 대표님 한국국가경영학회는 여느 학술단체와 달리 정재계의 영향력있는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여론을 주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국가파산방정식은 국제사회에서도 관심과 공인된 것이라 합니다."
보좌관의 입에서 국제공인이란 말이 나오자 그제서야 문 대표는 관심을 보이며 물어보았다.
"그건 그렇고 왜 대통령이 아닌 야당 대표인 내가 국가파산의 주범인지 좀 들어봅시다."
보좌관은 황송한듯 대답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현재 대통령은 중요 결정을 회피하는 방관자형 국가지도자이며 국회선진화법, 세월호 사태 등으로 야당 지도자인 문 대표의 국정발목잡기가 오히려 국가파산의 관건이라고 합니다."
새삼 깡통 정치인인 자신과 대비되는 현재의 정국을 간결하고 이론적으로 분석하는 학회의 예리함을 확인하자 문 대표는 힘없이 말했다.
"그러게 학자들이란 그저 문제점만 본다니까. 자신들이 해보기는 했냐 니까"
문 대표의 입에서 근대화의 영웅 정주영 회장의 "해보기나 했어"라는 말이 나오자 보좌관은 몹시 당황했다.
"대표님 어떻게 처리하는 게 좋은 지를 말씀해주면..."
이튿날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성명을 발표했다.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
"식자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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