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TV광고 또는 노이즈 마케팅에 현혹돼 정수기를 구입해왔던 소비자들이 최근 들어 물을 중심으로 한 정수기 구입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
이러한 현상은 2~3년 전부터 집중적으로 조명되기 시작한 ‘역삼투압 정수기의 문제점’들이 방송, 신문, 잡지, 강연, 책 등을 통해 소상히 밝혀지면서 국민들의 인식변화에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랫동안 코웨이(구 웅진코웨이), 청호나이스, LG정수기 등의 광고력이나 브랜드 파워에 밀려 상대적으로 미약한 시장 점유율을 보인 일부 정수기 업체들까지 역삼투압 정수기 문제점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반격에 나선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역삼투압 정수기의 문제점에 대해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지난해 4월 방영된 울산MBC 특집 프로그램 ‘워터시크릿 미네랄의 역설’ 다큐멘터리와, 같은 해 8월에 출간된 ‘역삼투압정수기가 사람잡는다(서영출판사)’가 국민들의 인식변화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방송과 책은 정수기 방식에 대해 무지였던 국민들에게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는 어떤 문제가 있으며 지난 20여 년간 어떤 피해를 끼쳐 왔는지 소상히 알려주고 있다. 또한 역삼투압 방식에서 생산되는 물이 그동안 국민 건강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쳐왔는지, 음용해서 되는 물인지 안 되는 물인지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다.
방송과 책은 물 전문가들은 물론, 의사, 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왜 역삼투압 정수기 물을 마셔서는 안 되는지에 대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를 채록해 제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조선일보(최보식이 만난사람-수돗물, 정수기, 먹는 샘물에 대한 불편한 진실...물박사 성익환)가 2회에 걸쳐 역삼투압 정수기물을 마셔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재확인 시켜주었다.
성익환 박사는 보도에서 “역삼투압 방식 정수기를 통과하면 약알칼리성 수돗물이 산성수로 바뀐다”며 “게다가 미네랄이 다 제거 된 이런 물은 몸에 이로울 것이 없는 의료용 증류수 일 뿐이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을 모두 종합하면 결국 역삼투압 정수기에서 생산되는 물은 멀쩡한 수돗물을 정수한답시고 오히려 몸에 해로운 물을 만들이 국민에게 먹이는 꼴이다. 즉 미네랄이 녹이 있는 약알칼리성 수돗물을 산성수인 증류수로 만들어 ‘깐깐한 물’ ‘깨끗한 물’로 현혹에 지금까지 국민에게 퍼 먹인 것이된다.
그런데 정수 방식에 대해 큰 지식이 없는 소비자들에게는 이런 문제점 지적이 계속 이어지자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정수기가 역삼투압 방식이 아니냐고 묻는 질문 소동이 벌어졌다.
이런 현상은 역삼투압 방식 정수기 회사들보다는 상대적으로 광고력과 브랜드 인지도가 약한 정수기 회사들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전기분해식 정수기 생산업체를 비롯해 중공사막식, 활성탄 방식의 정수기 회사들이 덩달아 역삼투압 정수기의 유탄을 맞은 것이다.
이들 정수기 회사들은 자사가 생산하는 정수기는 역삼투압 방식이 아니라고 설명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긴 나머지 공문 또는 광고로 해명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급기야 전기분해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주)한우물은 자사가 생산하는 한우물 정수기는 국내 유일의 전해 약알칼리수를 생산하는 정수기임에도 소비자들이 역삼투압 방식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신문광고를 통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한우물 측은 “역삼투압 방식과 전기분해방식은 전혀 다른 방식”이라며 “전기분해방식은 몸에 가장 적합한 약알칼리성 물을 생산하고 있으며 미네랄 또한 풍부해 지난 200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안전성 검사를 통과했고, 지난해에는 대한아토피협회에서 아토피 안심마크까지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한우물 측은 또 “소비자들이 그동안 정수기 방식 보다는 광고 등에 현혹돼 무작정 정수기를 구입하다보니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것 같다”며 “이제라도 어떤 정수기의 물이 건강에 유익하고 어떤 정수기의 물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정수기 자체 보다는 거기에서 생산되는 물을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바림직한 정수기 구입요령”이라고 강조했다.
한우물 마케팅팀 관계자는 “자사 제품 홍보보다 역삼투압 방식이 아니라는 해명광고를 내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국민건강을 위해서는 한우물 정수기 한 대를 더 판매하는 것 보다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정수기를 국민들이 선택하지 말았으면 하는 심정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K정수기 업체는 “역삼투압 정수기는 물론 의료기기이면서도 정수기 행세하면 판매되고 있는 이온수기 역시 국민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안겨주고 있다”며 “정부가 정수기건 이온수기건 언론 등을 통해 문제점이 노출됐음에도 왜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처음 정수기 시판을 허용할 때 음용수 수질기준에도 못 미치는 물을 생산하는 역삼투압 정수기를 허가 한 것이 결국 오늘의 공룡으로 만들었다”면서 “지금이라도 이를 바로잡고, 대국민 실태조사를 통해 피해여부를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담배 피해로 인한 국민건강을 생각해 정부가 온통 금연 캠페인을 펼치면서 어떻게 역삼투압정수기의 피해가 적나라하게 나타났는데도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사실 역삼투압 정수기 문제에 대한 지적과 폐해 고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 십 년째 반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 및 시민단체는 물론 정부와 국회까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건강만 망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각계 전문가 및 언론, 법조계를 아우르는 인사들이 역삼투압 정수기에 대한 악영향을 고발하고 국민에게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를 찾아주려는 목표로 ‘(가칭)깨끗한 물 마시기 시민연합회’ 결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그동안의 국민피해 등에 대해 보다 더 구체적인 증거를 통해 담배 피해처럼 법적대응까지 불사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과 책에서 역삼투압 정수기 물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한 독일 본 대학의 마틴 엑스너 교수는 “식수로 가능한 물은 미네랄이 풍부해야 하는데 물에 미네랄이 너무 빠져 버리면 우리 신체는 필요한 영양분인 미네랄을 섭취하지 못해 위험부담을 안게 된다”며 “(미네랄이 없어)pH가 낮은 물은 식수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수돗물 불신을 업고 나타나 1조원라는 엄청난 시장을 형성한 국내 정수기 시장이 이 만큼 커진 이유에는 국민의 건강이 담보됐기 때문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물은 국민이 관리하는 것이 아닌 정부가 관리하는 만큼 국민들이 모르고 마시는 물이 인체에 독이 되지 않도록 체계적인 물 관리 역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국민들의 경고를 정부는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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