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투압방식 정수기를 생산하는 청호나이스가 지난해 4월 방사능 효과를 내세우며 펼친 이른바 ‘방사성 마케팅’광고가 허위·과장광고로 지목돼 시정명령을 받았다.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4월 중앙일간지 등에 “우리아이가 마시는 물이라면 방사능(요오드, 세슘 등)걱정도 없어야 합니다! 청호나이스 역삼투압 정수기 미국 환경청도 인정했습니다. 100% 역삼투압 방식은 오직 청호나이스 뿐!”이라는 광고를 냈다.
이 광고는 지난해 3월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및 쓰니마로 인한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를 급습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는 것을 이용한 광고였다.
청호나이스의 이 광고에 대해 본지를 비롯한 일부 언론들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전형적인 노이즈마케팅 광고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 광고와 관련 1년 8개월 만에 “소비자 오인을 불러올 수 있는 허위·과장광고라고 판정했다.
이는 미국 환경청이 역삼투압 멤브레인 필터가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제시했을 뿐 청호나이스 역삼투압 정수기의 방사성 물질 제거 성능을 인정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러나 같은 시점 유사 마케팅을 펼친 웅진코웨이(현재는 코웨이)는 신문기사 등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했음에도 청호나이스와 같은 시정조치는 받지 않았다.
당시 웅진코웨이는 신문기사를 통해 “일본환경조사연구소와 공동으로 `정수기 필터의 물 속 제거시험'을 실시한 결과, RO멤브레인 필터가 세슘(Cs-134,137)은 95%, 요오드(I-131)는 99.4%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 시험은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후쿠시마 빗물시료를 대상으로 시험을 실시했는데, 정수된 물 속 잔류 방사성 물질의 양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시한 `음용수 방사능 물질 허용한도 가이드라인'인 1리터당 10Bq/L를 밑도는 수치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었다.
또한 웅진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 이선용 상무는 이와 관련 "이번 시험은 정수기의 RO멤브레인 필터가 마시는 물속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임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처벌의 이중 잣대와 관련 정수기를 생산하는 업계 관자들은 물론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이해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청호나이스 못지않게 웅진코웨이도 방사성 기사를 통한 홍보로 상당한 판매고를 올렸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직접적인 광고보다 기사를 읽고 정수기를 구입한 사람들도 상당수 일 것인데 청호나이스만 시정명령을 받는 것은 공정위가 그동안 소비자 보호를 위해 이 분야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한 것을 스스로 부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는 업계 전체의 불신을 야기하는 악덕 상술과 같은 것”이라며 “물건이 다 팔리고 난 뒤 다른 마케팅에 돌입한 시점애서 시정명령을 내리는 것은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라 관련 업체 봐주기”라고 꼬집었다.한편 최근 발간된 ‘역삼투압정수기가 사람잡는다(서영출판사)’와 지난 4월 방영된 울산MBC ‘위트씨크릿:미네랄의 역설’은 역삼투압 정수기 물은 산성수로서 사람이 마시는 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를 강도 높게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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