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의 고문인 김대중씨가 “양다리 외교”라는 매우 불쾌한 제목의 칼럼을 썼다. 요지는 북의 3차 핵실험 이후 북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우리에게 유리하게 진전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 취임 첫 방문지를 미국이 아니라 중국으로 정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을 표한 것이다.
미국은 이번에도 폭격기들과 군함들을 파견해 우리를 안전하게 막아주고 있으며 앞으로도 미국은 경제와 안보협력의 중심체가 돼 있기 때문에, 중국 다음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해서 손해 볼 게 없는 반면 중국은 앞으로 5년 동안 미국보다 더 한국의 경제와 안보에 중요한 역활을 한다는 이유에서라 한다.
우리나라 안보와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나라는 이제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것이다. 좋게 평가하지만 집토끼는 좀 홀대해도 되고 산토끼를 잡자는 주장이다. 조강지처를 좀 무시하는 한이 있더라도 앞으로 우리에게 유리할 수 있는 중국녀를 더 잘 대해주자는 것이다. 지조 없는 국가, 의리 없는 국가로 가자는 것이다.
요지가 황당해서인지 100자평에 글을 쓴 사람이 일체 없다. 중국이 언제부터 우리에게 우방이었는가? 1950년 6.26 참전이래 중국은 우리를 괴롭혀 온 나라다. 이번에 북한에 대한 태도를 변경한 것은 그것이 그들의 이익에 부합해서이지 한국을 사랑해서가 아니다.
지금 미국과 중국은 아시아의 패권을 다투는 중이다. 두 강대국이 암투를 벌이고 있는 판에 우리를 해방시켜주고 무려 54,000명에 이르는 희생자를 내면서 6.25로부터 나라를 지켜주었으며, 이제까지 경제와 안보와 문화의 은인 노릇을 해온 미국을 내치고 중국과 잘 지내자 하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대의명분을 버리고 이익만을 쫓는 기생국가가 되자는 것인가?
세계의 발언권을 놓고 보자. 미국의 발언권이 99라면 중국의 발언권은 겨우 1일 것이다, 이를 인식한 중국은 이제부터 국제사회에서 신사 노릇을 하겠다며 그 길을 가기로 한 것이다.
외교에서는 상징성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을 중국 다음으로 여기라는 말이 도대체 있을 수 있는 말인가? 미국인들은 함께 살면서도 부부 모두 “사랑해” 이 말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하는 문화권에서 사는 나라다. 부부 동반 파티에 가도 언제나 부부는 자기 배우자부터 살피고 ‘당신 밖에 없다’는 애정을 표시한다. 하루라도 빠지면 이상 징후가 나타난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은 박근혜 취임식 때 다른 정권에 비해 직급이 낮은 사람을 특사로 보냈고, 박근혜의 이번 방미에도 역대 최소의 방문단을 이끌고 간다고 한다. 주미대사도 격이 중국에 비해 낮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해도 조심스러운 판에 조선일보의 트레이마크인 김대중 전 주필이 이런 글을 쓰면 어떻게 하나? 어려울 때는 각자가 민간외교관이 돼야 한다.
글 꽤나 쓴다는 사람들이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 “미국을 어떻게 믿느냐”며 여론을 들쑤셨다. 이로 인해 이번 박근혜-오바마가 벌일 ‘원자력회담’에 엄청난 역기능을 끼쳤을 것으로 본다. 김대중 전 주필도 여기에 가담했던 것으로 안다.
최근 종편에 출연하는 많은 사람들이 금방이라도 전쟁이 날 것처럼 전쟁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은행에서 돈을 찾겠다고 야단들이다. 미국은 늘 북괴가 언제 전쟁을 일으킬지 모른다며 여론을 띄우고 있다. 북괴를 멸망시켜야 한다는 국제여론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측면이 많다.
그런데 우리가 우리국민에 전쟁이 곧 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주면 국민들은 무슨 생각부터 할까? 국가에 해가 되는 행동만 할 것이다. 가장 큰 억지력은 박근혜가 4월1일에 한 말이다. “북으로부터 공격이 있으면 정치적 고려하지 말고 즉각 반격하여 초전박살 내라”, 지금 미국이 앞장 서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의 이 말 이상으로 더 큰 전쟁억지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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