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순 수법으로 꼼수 부리던 안철수, 끝내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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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순 수법으로 꼼수 부리던 안철수, 끝내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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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대 진보, 여성 대 남성, 망자의 대결이 된 황당한 대선

 
누가 뭐라 해도 대선은 한편의 거대한 드라마다. 승부는 드라마의 완성도에서 결판이 난다. 주인공의 역량, 역사관과 진정성은 완성도의 요건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후보 단일화는 감동 드라마를 내건다.

특히 주역을 맡은 사람의 말은 듣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낳는다. 언어에 결연함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영혼을 죽일 수는 없다”며 대선 후보를 전격 사퇴해 민주통합당을 당혹케 한 바 있는 안철수는 항상 ‘국민’을 내세웠다. ‘국민’은 껄끄러운 쟁점 때면 늘 등장하는 단어다. 안철수는 그래서인지 질문이라도 할라치면 “국민의 뜻에 따라 가겠다”고 회피한다.

국가 지도자는 기습적 상황에 직면할 때가 많다. 몇 칠 전 피격 2주년이 된 천안 함 침몰, 연평도 포격사건 등은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위기상황에서도 국민에게 묻고 수습방안을 내놓을 것인가. 여론탐색으로 대응하려고 한다면 실기(失機)를 하게 된다. 자연히 국가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지도력의 핵심은 결단이다. 리더십의 고독한 결단이 위기를 막을 수 있다.

흔히 ‘국민’을 내세우는 그룹이 있는데 정치인과 의료인들이다. 배지를 달고 여의도에 입성할 때도 정치인들은 국민의 이름을 판다. 또 의료인들도 수가인상, 초 재진료 인상 요구를 할 때도 ‘국민보건향상’을 앞세우며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려고 한다.

그런데 안철수와 그들(정치인, 의약인)이 말하는 ‘국민’이 누구를 말하는지 난감하다. 5천만 전체를 지칭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를 말하는 것인지 헷갈린다.

문-안 후보가 ‘아름다운 단일화’ 유 불리를 따지지 않는 단일화 같은 수사를 동원하고 서로의 손을 잡았지만 예상한대로 후보단일화 게임은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으로 막을 내리면서 양자 대결로 바뀌었다. 새누리당도 그렇지만 당혹해져 버린 것은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줄다리기 경주를 하다 한쪽에서 경기를 포기하면서 손을 놓아버리니까 힘을 주던 상대가 맥없이 넘어지는 꼴이 되어버렸다. 한마디로 기습을 당한 것이다. 일이 이렇게 꼬인 것은 문-안 후보가 단일화에 임하면서 유 불리를 따지지는 않겠다던 말과는 달리 ‘당신이 양보하라’, ‘양보 못한다.’는 이기주의를 깔고 협상에 임했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 늦었지만 그동안 문재인 후보는 민주통합당을 희생할 생각은 조금도 없이 ‘양보하는 맏형 론’으로 이미지 장사로 생색만 냈고 안철수 후보는 협상 팀을 틀어쥐고 끝없이 벼랑 끝 협상을 압박하는 교육자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 왔다. 두 후보가 2002년과는 달리 여론조사 방식까지 끼어 넣으려는 치졸한 모습도 결국 단일화를 허탈하게 만든 요인이 된 것 같다.

이제 안철수는 후보는 사퇴하지만 정치인으로 남겠다고 하지만, 그에 앞서 정국을 뒤흔들어 놓고 비정상적 방법으로 대선 후보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해 문재인 후보와 함께 국민에 사과를 해야 한다.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야권에서 조차 제비뽑기 단일화라는 자조가 나올 정도로 비과학적이고 비헌법적이다. 애초에 정치쇄신을 부르짖으며 대선 후보로 나온 안철수가 일시적 현상인 ‘안철수 바람’에 흥분, 기존정당과 하나로 하려고 했던 생각부터 어리석었다는 것을 감히 지적한다.

또 하나 안철수가 착각한 것은 ‘국민’이라는 이름이다. ‘국민’은 과거 민주화투쟁 시절의 용어다. 옛날과 달리 다수 국민의 정치 감각은 단련돼 있고 박사급 수준이다. 현대사의 소용들이 속에서 다져진 것이다. 국민을 앞세우기 정도에 감음 할 국민이 아니다. 대다수의 국민은 안철수가 생각하고 있는 ‘국민’보다 한 수 위에 있는 것을 미처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써먹은 수순(안철수+박원순)을 쓰며 꼼수를 부리던 안철수가 자신의 한계를 느끼면서 대선 후보의 꿈을 접었다. 깔끔하게 문재인 손을 들어주지 않고 독단적으로 ‘후보 사퇴’를 선언하는 것을 보면서 안철수가 천재(天才)가 아니면 천치(天癡)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존 정당을 배척했다면 단일화를 생각지 말고 자기 가치대로 대선을 치르면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옳았다. 결과적으로 보면 안철수가 새 바람을 일으키면서 국민들을 기만하고 속인 것이다. 그러나 잘한 것도 있다. 안철수 바람이 불면서 기존 정당들이 정치쇄신에 대해 신경을 쓰며 국민들의 여론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만든 것이다.

새 정치의 핵심은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다. 선진 정치는 예측 가능성이다. 결국 지루하게 끌어온 단일화 협상은 정치 선진화에 치명상을 주었을 뿐더러 많은 국민들의 가슴에 허탈감을 안겨주었다.

박근혜, 문재인에 이어 통합진보당 이정희가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 밖에도 몇몇 후보들이 등록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후보들이 황당한 공약을 많이 남발한다는 것이다. 황당하거나 과장된 공약은 대통령 선거뿐만 아니라 선거 이후에도 정치, 경제, 사회질서에 커다란 부담을 주기도 한다.

‘황당’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사회가 과도한 비용을 치르는 경우도 많았다. 1987년 노태우 후보의 ‘새만금개발’, 1992년 정주영 후보의 ‘반값 아파트’, 1997년 김대중-김종필 연합의 ‘내각제 개헌’, 2002년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2007년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 등이 그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정상궤도를 벗어난 공약이 난무하고 있다. 이익 단체들과 이해관계로 표퓰리즘 공약, 설익은 정책, 현실성이 떨어지는 무료보육, 무상급식, 반값등록금 등의 선심성 공약이 남발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원자력발전 축소를 공약했지만 말처럼 간단히 바꿀 수 있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단가가 매우 높기도 하지만 이를 늘릴 경우 전기료가 크게 오른다는 문제점이 있다. 정책선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비현실적 공약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이외에도 문 후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유치하려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전북 전주와 경남 진주에서 서로 다른 말을 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전주에서는 “(LH공사를 진주에)빼앗겼다”고 비판하고 진주에서는 “(LH공사 이전을) 차질 없이 완수되도록 하겠다.”며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새누리당의 경우도 부산지역에서 야권후보 지지율이 상승하자 박근혜 후보에게 ‘가덕도 신공항’ 공약을 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신공항 공약은 부산 지역의 숙원사업이다. 문제는 지역 선정이다. 경북이 희망하는 밀양과 부산이 희망하는 가덕도를 두고 갈등이 높아 현 정권에서 취소했던 공약이기도 하다.

황당한 공약은 바른 정책이 아니다. 정말 필요한 정책, 집권 후 실행 가능한 현실적 정책을 구체적 재원 조달 방안까지 같이 내놓아야 제대로 된 정책이다. 이런 엉터리 정책으로 표를 얻으려는 후보들의 얄팍한 사고방식은 유권자인 국민을 얕보는 행태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

이제 안철수 후보가 출마 포기를 하면서 양자대결로 바뀐 대선이 어찌하다 보니 보수 진보 대결, 여성과 남성의 대결, 망자(박정희-노무현)의 대결로 바뀐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

대선이 한 달 남짓 다가왔다. 후보들이 각기 한 표를 위해 사투를 벌리며 유권자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유권자들에게는 여전히 쉽게 드러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이 엿보인다.

박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모습을, 문 후보는 여전히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의 과거를 잊지 못하고 벗어나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특히, 문 후보가 의원직을 내놓지 않는 것을 보면 이번 대선에서 자신이 없는가 보다. 망자(亡者)를 내세우기보다는 산자(生者)로서 지금에 있는 자신의 실체로의 후보로 선택돼 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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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012-12-01 14:34:12
기자 관둬라 개나소나 기자하네

바람직한시민 2012-11-27 02:41:45
기자로써 객관성을 지키고 보도해야되지 않을가요? 제목을 중의성을 갖고 바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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