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에서 노회한 민주당 정치꾼들과 문재인에게 패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23일 대선 후보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단일화 방식은 누구의 유불리를 떠나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뜻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 문재인 후보와 저는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이제 두 사람 중에 누군가는 양보를 해야 되는 상황이다. 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그리고 "더 이상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옳고 그름을 떠나 새 정치에 어긋나고 국민에게 더 많은 상처를 드릴 뿐이다. 저는 차마 그렇게는 할수 없다"고 후보직 사퇴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말은 교언영색일 뿐이다. 돌이켜보자 안철수 후보는 출마 선언에서 밝힌 정치쇄신 보다는 정권교체가 우선한다고 하여 단일화를 추진했다. 이 순간 3자 대결을 할 명분은 없어졌다. 아마도 끝까지 밀고 나간다면 정권교체에 목을 맨 문재인 후보가 양보 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고 완주를 통보하자 다시 3자대결로 되돌아갈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즉 단일화라는 올가미에 빠지고 나서 벌어진 치킨게임에서 노회한 민주당의 정치꾼들과 문재인 후보에게 패했을 뿐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단일화의 룰을 갖고 국민들을 염증나게한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안철수 후보는 똑똑하기 보다는 어쩌면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는 과대망상증에 빠져 착각을 한 어리석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백의종군을 하겠다면서 사퇴 기자회견을 함으로써 다시 제정신이 들어 똑똑한 본 모습을 찾았다고 본다.
아마도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룰에 합의하여 여론조사를 했을 경우 십 중 팔구는 패배했을 것이다. 그럴 경우 2002년의 정몽준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승자에게서 아무 것도 보장 받지 못한다. 그러나 지금은 백의종군을 선언함으로써 무언가의 대가를 가지고 흥정을 할 여지도 생겼으며, 이번 대선에서 어느 쪽의 승패를 떠나서 차기를 기약할 가능성도 생겼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안철수 후보는 역시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박근혜 후보에게도 국민대통합에 한 발자국 더 전진할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국민들의 대부분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싫어하는 무당파 층과 젊은 세대들이다. 이들은 어느 한 쪽의 논리로 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박근혜 후보의 진정성을 진심으로 설득하면 어느 한 쪽의 논리로 무장되어 있는 쪽 보다는 설득이 쉬울 것이다.
노파심이겠지만 이들을 설득하려면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식의 이분법적 사고로 접근하면 절대 안 된다. 안철수에 열광한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그들이 바라던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물론 이에는 이번에 사퇴한 안철수 후보도 포함된다. 이들의 설득은 가능하며, 이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국민대통합을 할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뉴스타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