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검사의 뇌물 수수사건, 신입 검사의 성추문 사건으로 한국 검찰의 위상이 땅에 떨어진 가운데, 이번 ‘성추문 검사’ 사건 관련 책임을 지고 동부지검장 자리에서 물러난 석동현 지검장이 26일 퇴임을 하면서 “검찰이 이 사회의 모든 불의와 비리를 발본색원하겠다는 지나친 과욕은 이제 좀 줄이고, 몸을 약간 낮추는 자세로 슬기롭게 지혜와 노력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후배 검사들에게 당부하는 퇴임사를 했다.
그는 “(검찰) 상하 간에 진솔하게 수평적인 소통을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석동현 지검장은 실무수습 중 서울동부지검에 파견된 전모(30) 검사가 여성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자 지난 23일 사의를 표명했고, 이날 퇴임사를 마지막으로 검찰에서 떠나게 됐다.
석 지검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 동부지검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제 부덕함과 관리능력 부족으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해 그에 대한 책임으로 이렇게 중도사직하게 된 것에 송구하고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검찰 가족에게 죄송한 것은 물론이며, 그보다 앞서 국민 여러분께 커다란 충격과 실망,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깊은 사죄의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석 지검장은 “비단 이번 사고뿐만 아니라, 앞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부장검사 거액 뇌물 수수사건)와 그 밖에도 검찰의 여러 미흡한 점으로 최고 사정기관인 검찰의 위신이 거의 바닥에 추락할 정도에 이르고, 조직의 기반이 흔들린 지경 또한 국민에게 고개를 들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회 법질서를 유지해야 할 검찰의 기능과 역할이 상당 부분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걱정스럽고, 도대체 이 원인과 해법을 어디서 어떻게 마련해야 할 것인지 우리 검사와 수사관들이 대오각성해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밤을 새워 글을 고치고 또 고쳤지만 떠나는 사람은 유구무언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여러 가지 고언은 다음 기회로 미루겠다”며 하고 싶은 말을 뒤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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