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의 공약, 정부추진 정책과 혼선만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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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의 공약, 정부추진 정책과 혼선만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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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과 스펙 쌓기가 만연한 우리사회에 대한 재조명 필요

 
미국 발 경제위기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아닌 상황이다. 국제적으로 요동치는 경제상황에 따라 온 국민도 함께 요동을 치고 있다. 대선이 임박해 오면서 대선주자들이 갖가지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유권자의 입장에 서 있는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경제민주화를 두고 말이 많다. 실현성도 없고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대선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세운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는 경제학에서나 일상적으로 거의 사용되지 않는 단어다.

사실 경제민주화라는 단어는 일본에서 자주 사용되어져 왔는데, 일본의 경우도 경제민주화는 일상적 용어가 아니고 일본 역사의 특정 시점에서 강제되었던 경제 정책을 지칭할 때 사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 바로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맥아더 사령부가 헌법 개정과 더불어 일본정부에 요구한 5대 개혁 중 하나가 바로 경제민주화였다.

당시 미국의 요구사항은 재벌해체, 농지개혁, 그리고 근로자 권리 옹호와 노동조합 육성의 3가지였다. 이는 미국이 일본에 대해 군국주의 세력의 경제적 기반을 해체하고 농민과 근로자를 ‘민주주의 세력으로 양성’해 군국주의의 부활을 막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일본의 경제민주화는 ‘경제적 기반의 조정을 통한 민주주의 세력의 확대’라고 말할 수 있다. 경제민주화는 1948년 근로자 보호와 토지개혁과 관련해서 시작되었지만 4.19혁명 직후 부정부패 해소와 1960년 중소기업 보호와 관련해 언급된 것을 제외하곤 그 자취를 감추었다. 그런 경제민주화가 외환위기 이후 다시 부상하는데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주된 주제였다.

오랫동안 사용된 용어이긴 하지만 역사조차도 그 의미를 파악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용어가 또 새롭게 부상하며 유권자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세 후보의 공약을 뜯어보면 과거 5년, 10년 전 대통령 선거 때 대선 후보들이 국민들에게 내 걸었던 공약들이다. 그들 역시 표를 끌어 모으는 데는 한몫 단단히 했지만 실제 집권해서는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고 아무도 책임을 묻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18대 대선에서 후보들의 주요 공약으로 또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거복지정책’, ‘국공립 보육시설확대’ 등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을 대선 후보들이 약속이나 한 듯 내놓고 있다. 그래서 정치권 공약과 정부추진 정책의 근본 취지가 엇박자로 되면서 혼란만 더욱 가증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세 후보가 모두 약속한 국공립 보육시설확대는 그 공약의 원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그러나 당선이 된 후 공수표로 되었다. 지자체가 꼼짝하지도 않았고 예산도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기초노령연금 인상안’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이 대통령은 후보시절 “기초 노령연금을 20만원까지 지원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공약 역시 자연증가분만 반영해 8만4,000원에서 9만4,000원으로 인상되었을 뿐 달라진 것은 없다. 이 역시 재원의 한계 때문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가 기초노령연금 인상을 다시 꺼내들었다.

정작 5년 전 기초노령연금 인상을 강하게 주장했던 대한노인회는 연금 몇 푼 보조하는 것보다 일자리가 더 중요하다며 연금 인상을 아예 포기한 상항이다. 이와 함께 “퍼 주기 식 공약은 실현성도 없고 다만 노인 표를 의식한 선심에 불과하다”고 불쾌한 심경을 털어 놓았다.

재탕뿐만 아니라 세 탕을 하는 공약도 있다. 농업 직불 금 확대가 그 대표적인 예다. 노 전 대통령은 ‘직불 금을 농가소득의 20%’로, 이 대통령은 ‘직불 금 비중을 35%’로 늘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역시 약속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에도 농민단체 등이 직불 금 비중을 일본처럼 농업예산의 40% 수준까지 높여 달라고 요구하자 재원은 생각하지도 않고 표를 의식해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직불 제 확대를 공약으로 채택했다. 또 문재인 후보가 약속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0%로 높인다.”는 공약 역시 노무현 이명박 두 대통령이 약속했던 공약이다.

이에 대해 여성계에서는 “공약이 이루어질 수 없을 뿐더러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청년 해외취업 기회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박근혜 후보 역시 이 대통령의 ‘해외취업 5만 명 확대’ 공약과 똑같다.

이 정부가 공약이행을 위해 ‘글로벌 청년리더 양성사업’을 추진했지만 취업상태가 단기간 유지되는 등 해외취업의 질적인 측면에서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 바 있다. 또 안철수 후보가 재벌개혁 방안으로 내세운 ‘중요한 금융회사에 대한 계열분리 명령제’의 경우도 노 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놓았던 것과 같다.

이후 참여정부는 1년 넘는 기간 동안 외부용역과 내부연구를 거쳤지만 사유재산권 침해, 위험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계열 분리 청구 제를 장기과제로 미뤘다. 결국 숱한 논란만 남긴 채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린 공약이었다.

이처럼 같은 공약이 재탕, 세 탕으로 되풀이 되는 이유는 둘 중 하나다. 매우 중요한 공약이거나 아니면 후보들이 준비가 되어있지 못하다보니 과거 공약을 울거 먹는 식이다. 준비된 것은 없고 무엇인가 관심을 끌 수 있는 공약은 내놓아야 하니까 과거에 나왔던 공약 중 솔깃한 공약을 또 들고 나오는 것으로 판단된다.

더 큰 문제는 그런 공약을 내놓은 후보들보다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있다. 유권자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유권자가 정책에 무관심하다 보니 대선 후보들이 이를 악용해 쉽게, 그리고 달콤한 공약을 내놓고 재탕, 세 탕을 하게 되는 것이다.

대선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대선은 물론 총선, 지방선거에서도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신중하게 행사해야 하는데, 그렇게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고 소홀하게 다루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유권자를 두려워하고 약속을 반드시 지킬 줄 알아야 하는데, 유권자들이 자신의 고유한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다 보니 유권자를 우습게 보는 것이다.

못 지킬게 뻔한 데도 재탕, 삼탕 공약을 내놓는 후보는 유권자인 국민에게 사기를 치는 범법행위를 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후보들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공약의 실현계획까지 제시됐는지 따지고, 검증도 철저히 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못했을 경우 그 책임을 묻는 유권자의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졸업, 취업시즌이 다가오면서 학력과 스펙 쌓기가 만연한 우리사회에 대한 재조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다. 20대 후반 청년 17만1,000명이 자리를 잃고 ‘백수’의 처지에 놓여 있다. 기업의 고용 없는 성장이 심각한 상황임을 대선 후보들은 알아야 한다.

내 노라 하는 명문대를 나와 남부럽지 않은 스펙을 쌓고도 서류전형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들 젊은이들의 표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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