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개방’이냐 악명의 ‘폴 포트’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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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은, ‘개방’이냐 악명의 ‘폴 포트’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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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던 노동당이 군부통제 가시화로 김정은 체제 공고화

 
최근 북한의 김정은 제 1비서가 과람한 공연에 미국의 상징 ‘미키마우스’캐릭터가 등장하고 미국 영화 ‘록키’가 상영되고, 평양의 거리에는 과거 중국 마우쩌뚱(모택동)이 입었던 우중충한 복장이 아니라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등을 놓고 김정은이 10대 때 스위스에서 공부한 이른바 개방과 개혁에 눈을 뜬 젊은이라고 볼 수 있는가 하는 분석들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 15일 최측근으로 알려진 ‘리영호’ 총참모장을 전격 해임함으로써 주변국들이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이번 전격적으로 ‘리영호’를 해임한 것은 나이가 젊고, 경험이 없는 김정은이 자신의 아버지인 김정일의 기존 통치시스템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스템 구축으로 가는 전환기로 풀이된다. 즉 김정일 통치 당시, 군부 세력에 눌려 거의 힘을 쓰지 못했던 북한 노동당의 정치가 복원됨으로써 정치적 부활을 알리고, 이에 김정은 체제를 보다 공고하게 할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북한 조선노동당은 지난 일요일이던 지난 15일 상무위원, 위원, 후보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정치국회의’를 열고, 리영호 해임안을 처리한 바로 다음날 이른 아침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격적으로 해임 사실을 발표했다. 이는 해임안이 정치국회의 논의과정을 거쳐 처리된 것으로 노동당 기능이 정상화되는 즉 프로세스(과정)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김정은 체제에서는 노동당이 전권을 휘두를 수 있는 기반 구축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이 노동당의 정치적 부활은 지난해 12월 30일 정치국 회의를 열어 김정은 제 1위원장을 군사령관으로 추대하는 결정서를 채택하고, 당 구호를 심의했으며, 올 1월에는 특별보도라는 것을 통해 김정일 유해를 금수산태양궁전에 안치하는 결정을 내어 놓았으며, 4월에는 노동당 대표자회의를 열어 김정은 제1 비서로 추대하고, 당의 조 직을 실무위주로 재정비하는 등의 업무를 착착 진행시켜오면서 김정은과 노동당의 일체를 꾀하며 김정은 체제 안정화 작업을 해왔다. 무경험의 김정은은 필수적으로 노동당을 위주로 한 정치시스템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고 풀이하는 견해도 많다.

특히 노동당의 정치 부활에는 김정은 체제를 이끌고 있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당 행정부장으로 노동당 장악을 마친 상황에서 당 기능을 확대, 북한 사회 전반에 대한 통치력 강화 의도도 보인다. 이는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리영호 총참모장을 절차를 거쳐 해임한 것이 이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노동당 정치 부활은 군부에 대한 통제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김정일이 김일성의 유훈통치를 해왔듯이 김정은이 김정일의 유훈통치를 할 것인가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올 4월 제 4차 노동당 대표자회의에서 군부출신이 아닌 민간인 출신의 ‘최룡해’에게 ‘차수’ 계급을 달아 주고 군 총정치국장에 임명한 것은 최룡해로 하여금 군부에 대한 당의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새 지도부의 의도로 보이며, 총정치국장이 북한군의 사상 등 정치를 책임진다는 점이 변화의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통 당 관료인 최룡해의 총정치국장 임명을 필두로 군 외화벌이 기구의 내각이관 등 군부 힘빼기 작업이 시작됐다. 이 와중에 리영호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타 부처 업무에 간섭하는 등 갈등을 야기하고 군 인사권 등을 놓고 최룡해와 마찰을 빚자 노동당이 해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북한이 ‘해임이라는 칼날’을 최고 실세라 할 ‘리영호’에게 들이대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군부의 반발 등에 대해서도 사전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나아가 리영호의 전격 해임이 북한 군부와 사회 전반에 걸쳐 세대교체 바람으로 확산될 개연성도 제기되고 있다. 4월 총정치국장이 된 최룡해는 올 62세로 북한 권부 안에선 비교적 젊은층에 속하며, 이에 더해 리영호 총참모장 후임으로 거명되고 있는 ‘현영철’ 차수의 나이는 59세(53년생)로 전해지고 있어 20대 후반의 김정은의 체제에 맞춘 체제를 갖추기 위해 ‘세대교체’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김정은 변화도 주목되고 있다. 15일(미국 현지시각) 뉴욕타임스 신문은 “북한 여성의 치마 길이를 보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North Korea Experts Can See a Lot in a Hemline)"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의 향후 변화 체제에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해 주목을 끈다.
신문은 여성의 치마 끝단 길이를 보면 한 국가 지도자의 사고방식을 판단하는 것은 용이한 것은 아니지만 변화의 조짐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고 소개했다.

김정은은 최근 다리가 늘씬한 여성 배우, 걸 밴드 등의 공연을 관람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칭찬을 보내는가 하면 여성을 옆에 달고 다니는 현상, 그리고 평양 거리의 여성들의 복장의 변화 등으로 김정은이 서방국가에 대한 북한 측 자세는 변화되는 것인가? 아니면 불변의 북한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이 같은 김정은의 이벤트성 행동이 경제적으로 난관에 부닥친 북한주민들의 눈길을 일시적으로 돌려보내려는 속셈은 아닌가? 하는 등의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비록 작아 보이지만 외국에서 공부를 해 외국 문화에 대한 적개심이 적을 것이며, 지난 4월 이른바 광명성 3호(탄도 미사일 로켓) 발사 실패에도 북한 내부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등 일련의 변화 조짐은 일정 정도의 북한 변화로 갈 수 있는 단초적 현상이며, 스위스에서 공부를 한 김정은의 머리속에는 선진 문명에 대한 인식이 일정 정도 들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변화를 하며 옛 소련에서 했던 것과 같은 ‘글라스노스트(개방)’를 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견해도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반면, 스위스에서 공부 좀 했다고 크게 변화하리라는 생각은 단지 희망적인 생각일 뿐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미국 터프츠대학의 플래쳐 스쿨의 이 모 교수는 캄보디아의 전 독재자인 폴 포트(Pol Pot)의 예를 들며, 전체주의(totalitarianism)적 사고의 폴 포트도 20대 때에 세계주의(cosmopolitanism)에 노출된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을 했으나 캄보디아에 돌아와서 파리의 경험을 뒤로한 채 대량학살극을 자행한 예가 있다며, 김정은도 실질적으로 변화를 할 것 같지는 않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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