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위 엘리트 세력, 군부 엘리트 세력 견제와 '최룡해' 등장"이  암시

북한 김정은 제 1비서의 핵심 지도부 역할을 담당해온 ‘리영호’ 총참모장이 모든 직무를 박탈당했다는 보도와 관련 미국의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16일 ‘신병관계’를 이유로 ‘리영호’를 정치국 상무위원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모든 당직에서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북한의 보도와 관련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Ken Gause) 해외지도부연구담당 국장은 16일 예상하지 못한 결과는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고스 국장은 “리영호가 지난 8일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지 약 1주일 만에 이런 보도가 나온 것은 좀 뜻밖이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다”면서 “지난 5월 한국 서울에서 행사가 있었는데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리영호가 ‘과도기적 인물(transitional figure)’이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 8일 북한 김일성 주석 사망 18주기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리영호’ 정치국 상무위원 겸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4월 제4차 당 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에서 전문가의 기대와는 달리 국방위원회 요직을 차지하지 못한 것이 이러한 평가를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고스 국장은 ‘최룡해’가 군 총정치국장으로 승진되는 등 정찰총국(General Political Bureau)에 관련된 많은 인물들이 급부상한 것과 대조가 되면서 리영호가 김정은 제1비서의 최 측근이었지만 충성심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면서 숙청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의 이승열 연구위원도 리영호의 낙마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미사일 발사 등 군사도발로 북한의 고립을 자초한 군부의 강경정책에 대한 체제 보위 엘리트의 견제에서 비롯된 예측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0년 9월 제3차 당 대표자회부터 북한의 엘리트 계층은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을 중심으로 한 공안엘리트 세력과 리영호 군 총참모장을 필두로 하는 군부엘리트로 분화되었고, 지난 4월 북한의 두 엘리트 세력 중에서 당 관료 출신인 ‘최룡해’가 처음으로 총 정치국장에 파격적으로 임명되었을 때 이미 체제 ‘보위엘리트세력’이 ‘군부엘리트’를 통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승렬 연구위원은 ‘리영호’가 당직을 박탈당하면서 장성택을 비롯한 공안엘리트 세력이 주도권을 장악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의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연구원은 리용호가 건강상의 이유보다는 권력 투쟁으로 인해 숙청됐을 가능성이 높지만, 과연 그가 총참모장 지위에서도 해임됐는지 등 좀 더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그의 숙청이 김 제1비서의 권력 기반을 강화시킬지 약화시킬지 미국, 한국 등 동맹국들이 좀 더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리영호의 당직 해임과 관련 “북한 군 지도부의 변화와 관련한 상황 변화를 알고 있지만 이 보도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는 반응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