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민주화운동 헛걸음, 도로 군부통치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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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민주화운동 헛걸음, 도로 군부통치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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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계엄령 상태, 민주화 혁명은 있으나 마나한 상태

▲ 이집트 선거 개표 중인 모습, 군부세력의 권력 장악 의지가 워낙 강해 민주화운동이 헛되지 않느냐는 우려가 강하게 일고 있다
이집트가 심상치 않다. 이집트의 이웃국가인 튀니지 발 ‘재스민 혁명’에 이은 이집트의 민주화운동이 헛걸음을 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집트 국민들은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다. 혁명은 결코 일어난 것 같지도 않다’고 울분을 토한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군부세력이 호락호락 권력을 내어 놓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민주화 운동으로 2011년 2월 장기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가 축출되고 이에 따라 이집트 국민들의 환호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이집트 민주화의 앞길이 험난해 보이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복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 국민들 사이에서는 현재 이집트는 ‘사실상 계엄령 상황’이라는 탄식마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같이 이집트 민주화운동의 결과가 도로 군부세력에 의해 장악되고 있는 징조들 중 하나가 하원의원 중 1/3이 불법적으로 당선됐으며, 의회 구성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의회해산 명령을 내린 지난 14일(현지시각)의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결정적으로 민주화를 헛되게 하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가 퇴각한 후 임시 과도정부를 이끌어온 이른바 ‘군최고위원회(SCAF)'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16일 시행된 투표일에 ’의회해산명령‘을 내리고는 사전에 허가 없이는 의원들조차도 의사당 출입을 막아버렸다. 이 같은 소식에 전 세계 언론들이 집중하자 군최고위원회는 새로운 의회의 구성이 이뤄질 때까지 입법권과 예산감독권을 군최고위원회의 권한 아래에 두는 임시헌법을 발동해 버렸다. 이집트 현지 언론들의 보도 내용이다.

무슬림형제단(Muslim Brotherhood)측의 사드 엘-카타트니 국회의장은 17일 오전 군최고위 고위 관계자를 만나 자신들은 의회 해산 명령을 인정할 수 없으며 군은 임시헌법을 발동해서도 안 된다고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군최고위원회는 새 헌법을 마련할 ‘제헌위원회’ 위원 100명을 1주일 이내에 직접 지명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이 위원회는 앞으로 3개월 이내에 헌법초안을 마련하고 이후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안 승인이 이뤄지며 이에 따라 새로운 총선거가 실시되게 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군으로서는 새 헌법을 통해 합법적으로 국방 및 국가안보와 같은 주요 정책에 발언권을 확보하고, 국민들의 감시를 피해 자신들의 거대한 경제적 이익을 지킬 길을 열어놓았다.

마치 한국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른바 국보위를 만들고, 체육관선거를 통해 군부통치권을 장악한 머지않은 역사적 사건이 떠오르게 되는 대목이다.

또 무슬림형제단은 총선에서 자유정의당을 앞세워 제1당이 된 이집트 최대 무슬림단체로, 이들의 요청이 군 세력으로부터 간단히 무시돼 버렸다. 미얀마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탄쉐 장군의 군부세력이 이를 무시하고 장기 군부철권통치를 계속한 것과 너무나도 흡사하다. 군부세력의 전형형적인 ‘권력 장악하기’ 행태가 고스란히 보여 지는 대목이다.

이집트에서는 현재 군부세력이 의원들의 출입을 막는 등 의사당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으며 수도 카이로 시내 상공에는 군의 헬기가 비행하는 등 경찰과 군의 경계도 평상시보다 크게 강화되고 있다고 한다.

더욱 가관인 것은 경찰과 정보요원들이 범죄 혐의가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민간인을 체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으며, 범죄 혐의에는 교통방해와 같은 무시할 정도의 아주 경미한 범죄도 포함됐다.

따라서 이 같은 갖가지 통제 조치가 이집트 헌법재판소의 의회 해산에 앞서 취해진 점을 보면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의 배후에 군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겉으로는 군부세력이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이집트 국민들은 상황을 실질적으로 계엄 상태나 마찬가지라고 말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오는 21일 공식 발표될 대선 결선 투표의 승자가 군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 하는 점으로 호스니 무바라크 시절 마지막 총리를 지낸 군 사령관 출신의 아흐메드 샤피크(71)가 집권할 경우 둘은 상호 협력아래 치안 확보 등에 전력할 것으로 보여 민주화 운동 이전의 상태로 회귀되리라는 것이 이집트 국민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그렇게 될 경우 이미 무슬림형제단이나 혁명 참여세력 일부에서는 이 상황이 실현될 경우 다시 거리로 나설 것임을 경고하고 나선 바 있어 제 2위 민주화 시위가 이집트를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부세력이 강압으로 이집트 사회를 장악할 경우 피비린내 나는 유혈사태가 다시 벌어지는 끔찍한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설령 무슬림형제단의 모하메드 모르시(Morsi, 61) 후보가 당선될 경우에도 이미 정세를 장악한 군부세력과 긴장관계가 고조되면서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60년 동안 직접 혹은 배후에서 이집트를 지배해온 군이 스스로 권력을 내놓기도 쉽지 않은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동 위성 TV채널인 알 자지라 방송 보도에 따르면, 18일 무슬림형제단의 모르시 후보측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했다고 선언했다. 개표가 완료되어 최종 모르시가 승리를 해도 군부와의 갈등 구조 해소에는 달리 방법도 마땅치 않아 제 2의 민주화 시위가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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