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의 사상 최악의 뎅기열(dengue) 발병으로 1,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의 CNN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후 위기로 인한 기온 상승이 처음으로 밀집된 도심에서 벗어난 사례가 보고되면서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일 발표된 방글라데시 보건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이후 100명 이상의 어린이를 포함해 1,017명이 모기 매개 질병으로 사망했으며, 20만 8천명 이상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뎅기열은 남아시아 국가에 만연해 있으며, 전형적으로 7월과 9월 사이에 장마철에 감염이 최고조에 달하지만, 올해는 4월 말부터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따뜻한 기온과 불규칙한 폭우가 합쳐진 긴 장마철이 뎅기열을 옮기는 에데스 모기(Aedes mosquito)에게 이상적인 번식 조건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환자들의 유입으로 인해 국가의 의료 시스템이 경색되었고, 병원들은 환자들을 돌볼 병상과 직원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방글라데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번 발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81명이 사망한 지난해보다 거의 4배나 많다. 방글라데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9월에만 79,6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고 396명이 사망했다.

발병이 날씨가 서늘한 달로 흘러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뎅기열 환자는 10월에 정점을 찍었을 뿐 대부분의 사망자는 11월에 기록됐다.

바이러스성 감염인 뎅기열은 두통, 근육통과 관절통, 발열, 경우에 따라서는 내출혈과 사망 등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한다. 감염된 아데스 모기에게 물린 것을 통해 사람에게 전염되며, 이 질병에 대한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뼈가 부러지는 열병(breakbone fever)으로 알려진 알려진 뎅기열(Dengue)은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유행하며, 매년 1억에서 4억 명의 사람들이 감염된다.

과거에는 2천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수도 다카와 같이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심에 발병이 한정되어 있었으나, 올해는 농촌 지역을 포함한 전국의 모든 지역으로 감염이 빠르게 확산됐다고 WHO는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기자 브리핑에서 “유엔기구가 이번 사태가 발생한 동안 방글라데시 정부와 당국을 감시, 실험실 능력, 임상 관리, 벡터 통제, 위험 의사소통 및 지역사회 참여를 강화하기 위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뎅기열을 더 우선순위로 정하고, 조기 발견과 적절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포함한 예방 조치에 초점을 맞추라는 국내 공중 보건 전문가들의 요구가 있다. 뎅기열의 반복적인 감염은 더 심각하고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러한 행동 요구는 방글라데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화석 연료의 연소로 인해 지구가 빠르게 더워지면서 세계의 새로운 지역에서 발병이 더 흔해질 것이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뎅기열 환자 수는 지난 20년 동안 이미 8배나 증가했다.

기후 위기가 악화됨에 따라, 뎅기열, 지카(Zika), 치쿤구냐(chikungunya), 그리고 황열병(yellow fever)과 같은 모기 매개 질병들은 더 확산될 가능성이 있고 인간의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뎅기열은 남미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고, 페루는 사상 최악의 발병과 싸우고 있다.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사례들로 인해 당국은 몇몇 국가들에 비상을 걸었다. 아시아에서는 스리랑카, 태국,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에 발병 건수가 급증했다. 그리고 차드와 같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도 발병을 보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경보 및 대응 책임자인 압디 마하무드(Abdi Mahamud)는 이번 발병을 “기후 위기의 탄광 속 카나리아(canary in the coalmine of the climate crisis)”라고 부르며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이 질병들의 심각한 부담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