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김정은의 부드러움을 뜻하지 않는다
눈물은 김정은의 부드러움을 뜻하지 않는다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20.10.1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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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김정의 사과는 ‘큰 뜻 없는 일상 단어’ ?
공개적으로 우는 것은 김정은이가 지금까지 도달하지 못한 취약성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드러낸 셈이다.
공개적으로 우는 것은 김정은이가 지금까지 도달하지 못한 취약성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드러낸 셈이다.

지난 10100시를 넘은 새벽에, 북한의 악명 높은 권력 세습 독재자 김정은이 올해 견뎌야 했던 어려움에 대해 주민들에게 사과하면서 공개적으로 눈물을 흘린 몇 안 되는 세계 지도자들 중 한 명이 됐다.

할아버지 김일성을 닮기 위해 몸집을 키우는 등 온갖 노력을 해온 김정은이 정상국가의 지도사상을 부각시키며, 인민들에 애증을 가진 지도자상을 보이려고 서슴없이 눈물까지 흘렀다. 그의 눈물은 정말 진정성이 있을까? 대부분은 아닐 거라고 생각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CNN18(현지시각) 김정은의 눈물은 무기강화를 뜻하는 것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CNN“(김정은의) 눈물은 김정은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의 군사용 하드웨어를 보면... (그렇다)-Tears don't mean Kim Jong Un is softening. Just look at his military hardware”-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은 (조선노동당) 창당 이래 북한을 통치해 온 75주년 기념식에서 막다른 골목에 다달았다고 했다.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이 대단한 인내(great perseverance)’를 갖고, 당에 대한 신뢰를 심어준 것에 대해 감사했다. 그는 그들이 올해 어떻게 엄청난 고난과 시련을 용감하게 극복했는지에 대해 이례적으로 칭찬했다.

북한은 2020년 여름 몇 차례의 큰 폭풍과 수해피해를 맞았으며, 신종 코로나 전염병 예방과 같은 재난 복구에 도움을 준 것에 대해 인민군에 감사의 말을 전할 때 감정에 휩싸였다고 CNN은 전했다.

그러한 부드럽고도 자애로운(?) 감정에 복받친 김정은 열병식 뒷 순서에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것으로 펑가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포함해 첨단 군사 장비를 과시했다.

이후 잘 편집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 매체는 전투기가 밤하늘을 포효하고, 무릎을 굽히지 않고 곧게 편 채로 높이 올려 걷는(goose-stepping) 북한 병사들의 힘찬 행진을 보여주는 등 능란한 연출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흔히 볼 수 있는 불타는 듯한 미사여구에 대한 짧은 표현이었고, 어느 순간에도 미국을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김정은의 연설의 어조는 그 자체로 주제적인 채찍질에 가까웠고, 그러한 극한은 북한의 2020년을 상당히 잘 요약해주고 있다.

김정은의 조국은 기로에 서 있다.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김정은의 관리 하에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외교적으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개인적 관계를 발전시키고, 북한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후원자인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그는 자신의 위상을 열병식을 통해서 적절하게 전달한 셈이다.

그러나 스스로 인민의 한 사람으로 치장하려 했던 지도자에게 북한 주민 모두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그의 약속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

* 김정은의 취약점

김정은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군대에 대한 눈물 어린 칭찬이 꼭 성격과 동떨어진 것은 아니다. 국내적으로는 젊은 북한 지도자가 종교적인 열정으로 추앙받는 집안 출신이라 하더라도 인민의 한 사람으로 그려진다.

김정은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일반 북한 주민들과 끊임없이 교류하고, 그들과 함께 웃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과 포옹을 하는 등, 그의 은둔적인 아버지 김정일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또한 그의 아버지 김정일과는 달리, 김정은은 위성 발사부터 경제 의제까지 모든 면에서 실패를 인정하고 그의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으려 했다. 북한 관영매체가 수십 년간 다듬어온 김 씨 일가의 불감증 신화에 흠집을 내면서 선전비용이 들 수도 있지만, 이는 김정은이 좀 더 현대적이고 민첩하고 민감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우는 것은 김정은이가 지금까지 도달하지 못한 취약성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드러낸 셈이다.

연세대 국제관계대학원 존 델러리(John Delury) 교수는 김정은이 이처럼 원초적인 감정을 공개적으로 공유한 것은 자신의 입장에 대한 자신감에 뿌리를 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델러리 교수는 그게 그의 정치적인 스타일이라면서 대중과 소통하는 것은 일종의 포퓰리즘이라고 말했다.

북한 대중이 그가 성실하다고 믿는지 여부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문제다. 대국민 사과도 하나지만 북한의 언론 지형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것은 이견을 용납하지 않는다. 김정은 자신은 1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정치 교도소 네트워크를 소름끼치는 환경에서 감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델러리 교수는 첫날부터 경제 발전을 약속하고 있다면서 그는 매년 사과를 해왔다. 그는 약속을 어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과는 그의 신년사 등 주요 연설에 자주 등장하는 일상적인(?) 단어가 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비효율적인 명령경제(command economy)때문에 생활수준을 향상시키지 못한 탓을 하고 있지만,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제재하는 것은 북한의 경제전망을 향상시키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김정은의 끈질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추구는 외부 세력으로부터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북한 주민들에게는 그러한 수단이 먹힐지 모르겠지만, 대체로 주민들의 비용을 짜낸다는 것이다.

* 북한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1010일 전시된 군비들은 북한이 첨단 무기 개발을 위한 노력을 계속 추진해 왔음을 강조했다. 북한이 인상적인 재래식 군비를 과시했지만, 열병식의 하이라이트는 전략무기였다 : 두 개의 탄도 미사일이 군사 퍼레이드 말미에 등장됐다.

하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기반으로 한 고체연료 설계였고, 다른 하나는 육상에 기반을 둔 초대형 액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었다. 지금까지 구축된 미사일 중 가장 큰 것으로 보이는 후자는 지난 1월 김정은이 북한이 2020년에 공개하겠다고 약속한 새로운 전략무기일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 무기의 설계가 201711월 북한의 대규모 ICBM인 화성-15형과 기술적으로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사일의 크기가 추가되었다는 것은 미사일이 여러 개의 탄두를 실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북한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회피하거나 압도하려 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북한은 또 지상 ICBM을 운송하기 위해 고안된 신형 대형 발사대 차량으로 보이는 것을 과시했다. 이는 이론상으로는 북한 정권이 무기를 숨기고 원격으로 발사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적들이 발사 전에 파악해내는 일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번 열병식에 도출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북한은 미국을 자극할 무기 실험인 장거리 미사일과 핵폭탄의 규모를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무기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하나의 지구 미래 재단(One Earth Future Foundation)의 미사일 전문가인 멜리사 한햄elissa Hanham)북한을 결코 과소평가하지 말라. 그들은 방어 능력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우리가 문을 더 오래 열어둘수록 그들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한 미국 관리는 북한의 신형 ICBM 등 이 무기들을 군사 퍼레이드에 등장하는 것은 국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가장 자극적이지 않은 방법 중 하나이다. 실제로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것은 선거 운동 중에 악명 높은 변덕스러운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혹독한 반응을 이끌어 낼 수도 있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9일 미사일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군사 퍼레이드가 무기의 생존성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이후 김정은이 단 한 차례도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실험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이같이 말했다.

에번스 리비어(Evans Revere) 전 국무부 전문가는 김정은이 트럼프와 맺은 거래의 본질은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도, 핵 실험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그것 말고도 트럼프 대통령은 핵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떤 단거리 시험 등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상당히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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