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쇼펜하우어 이기는 대화법 38
스크롤 이동 상태바
[서평] 쇼펜하우어 이기는 대화법 3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뉴스타운

이 책은 고상하고 점잖은 대화의 가이드북이 아니다. 일단 ‘말싸움’이 벌어지면 무슨 방법을 동원하든 상대방에게 이겨야 한다는 절박한 현실적 요구가 바닥에 깔린, 말하자면 적나라한 ‘전투교본’이요 ‘필승전략’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두 번쯤은 ‘일생일대의 논쟁,’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논쟁에 휘말릴 수 있다. 이제부터 펼쳐질 <쇼펜하우어의 이기는 대화법 38>을 지저분한 트릭으로 여기거나 야비한 말재주로 허투루 봐서는 안 된다. 오히려 ‘토론술의 마키아벨리즘’으로 포용해야 할 것이다. 마치 손자병법을 읽는 기분이랑 흡사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쇼펜하우어의 이기는 대화법 38>은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진리의 말씀이라 해도 부끄럽지 않은 것이다.

다른 사람과 토론을 벌일 때 논리보다는 여론에 떠밀리고, 상대방의 술책에 넘어가 입심이 달릴 때가 있다. 이럴 때 쇼펜하우어는 상대에게 억지를 쓴다고 외치거나 의미 없는 질문을 쏟아내고, 그마저도 통하지 않을 땐 인신공격을 하라고 말한다. 모두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논쟁에서 이기는 법칙’들이다.

대화나 논쟁이 벌어지면 무엇보다 신중해야 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못하다. 자신의 부당함을 공격받으면, 받아들이기보다 방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토론은 진실에서 멀어지고, 오직 승패만 남는다. 여기서 쇼펜하우어는 허황된 인간을 보며 논쟁의 승리법칙을 정리했다.

이 법칙들은 쇼펜하우어가 떠난 지 1세기도 더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예나 지금이나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처럼, 인생에서 지면서도 논쟁에서 이기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려는 인간의 모습을 정확히 본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진리를 탐구하는 토론과 구분해 자신의 방법을 ‘논쟁적 토론의 기술’이라 했다. 논쟁적 토론은 곧 머리와 입으로 하는 칼싸움인 것이다. 칼싸움이란 게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듯, 논쟁적 토론도 공격하고, 방어하고, 승리하는 기술만 필요할 뿐이다. 이기기 위한 기술은 진리를 향한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무조건 독하게 공격하고, 반드시 이기라는 철칙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쇼펜하우어의 독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토론에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일 것이다. 비즈니스 현장이나 중요한 회의에서 왜 내 의견이 먹히지 않았는지, 왜 논쟁이나 대화에서 밀리고 말문이 막혔는지 상대의 술수가 적나라하게 보인다는 말이다. 공격이 뻔히 보인다면 어린아이도 쉽게 피할 수 있다. 그만큼 궁지에 몰리지도 않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행간을 제대로 읽었다는 의미이자, 이 책의 목적이기도 하다. 건투를 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