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의 현실과 이상 모순만 부각’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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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의 현실과 이상 모순만 부각’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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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사용 유일 미국, ‘사죄 없는’ 방문의 의미는 ?

▲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이번 방문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창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변화한 것이 없다는, 다시 말해 ‘현실과 이상의 차이’가 매우 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점이 크게 부각되었을 뿐이다. ⓒ뉴스타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원폭 투하지 일본 히로시마의 이른바 ‘평화 기념공원’을 방문해 헌화했다.

그의 히로시마 방문과 관련 세계의 언론들도 주목했고, 히로시마 방문을 마친 직후 “(미국의) 사과는 없었다”는 것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히로시마 방문을 미국의 시엔엔(CNN), 영국의 비비시(BBC)방송 등이 생중계를 하면서까지 높은 관심을 보였다. 시엔엔은 ‘핵무기 없는 세상’에 대한 실현을 목표로 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제 2차 세계대전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한 미국의 행위에 대한 사죄는 요구받지 않았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사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영국의 비비시 방송도 “현직 미국의 대통령에 의한 최초의 방문”이라고 보도하고 “(원폭투하) 기억은 옅어지지 않는다”는 발언을 소개하며 “세계 최초의 원폭에도 사죄는 없었다”고 지적했 다. 그러면서 방송은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군사력을 증대시키고 있는 중국에 대한 전략적인 목적도 있어 보인다면서 “미일 동맹 관계를 심화시키기 위한 상징도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반면에 중국의 국영 중앙 TV는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통해서 “일본이 벌인 일을 희석시켜 피해자의 이미지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적인 해설을 내보내기도 했다. 한국의 주요 언론들의 반응도 중국 언론과 유사한 논조를 보이면서, 나아가 원폭 피해자 한국인도 많이 있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언급은 했지만, 평화공원 인근에 있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를 찾지도 않았고, 사죄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반응의 주류이다.

이번 히로시마 방문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이 나란히 같이 참석했다. 아베총리의 이 같은 행동에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부각시키고, 가해자 미국과 이제부터 동등한 일본의 위상을 대내외에 알리면서, 이세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함께 국내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한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이 해외 언론들의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대한 반응에서 나타났듯이 핵무기 사용 유일 국가인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사죄’가 없었음의 부각은 미국의 현실적 외교와 이상의 충돌을 말해준다.

이번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은 오바마 정권 안에서도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오바마 자신이 내세운 “핵무기 없는 세상”의 이념을 한 발짝이라도 진전시켜보려는 강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슬로건 등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인물이다.

이날 히로시마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핵군축을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비극을 언급하면서 핵무기 사용과 개발에 관여하는 지도자 모두를 향해 “결단이 때로는 ‘인명이라고 하는 중대한 손실을 수반’하게 한다”며 핵무기 개발 및 사용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 중인 러시아와 핵 개발을 수시로 과시하고 있는 북한 등 냉전적 사고에 묶여 핵 감축의 길로 나서지 않는 국가들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창해온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억지력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핵탄두의 현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미국의 현실과의 모순’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모순을 극복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히로시마 방문의 또 다른 의미도 있다. 미일 동맹 강화를 보여주면서도 그래도 미일동맹의 핵심은 일본이 “미국의 핵우산 안에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이번 방문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창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변화한 것이 없다는, 다시 말해 ‘현실과 이상의 차이’가 매우 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점이 크게 부각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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