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 지도부의 결단만 남았다
한노총 지도부의 결단만 남았다
  • 석우영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5.08.1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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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 ⓒ뉴스타운

요즘 경제계의 화제는 단연 임금피크제 도입에 있다. 임금피크제 도입은 이미 노동개혁의 핵심 의제로 부각된 상태에 있기도 하다. 임금피크제란 한마디로 말하면 변형된 일자리 나누기(work sharing)의 형태다. 기업에서는 장기근속자에 대한 정년보장은 물론 정년이후에도 나이가 들어가는 만큼 임금을 다소 줄여서라도 고용을 유지하는 능력급제의 일종이다.

즉, 일정 근속년수가 되어 임금이 피크에 다다른 뒤에는 다시 일정 비율씩 감소하도록 임금체계를 설계하는 제도로서 미국이나 유럽 그리고 일본 등의 국가에서 공무원과 일반 기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제도이기도 하다.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정년을 채운 장기 근속자에게는 정년 후에도 일자리가 제공되고 축적되는 여분의 임금을 청년고용에 활용할 수가 있다. 우리나라 민간기업의 경우 정년퇴직 연령은 대개 55세에서 58세 사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직장에서 정년퇴직 때까지 장기 근속하는 직장인이라면 대략 30년은 한 직장에서 근무를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연봉은 어림잡아 평균 8천만 원~1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55~58세에 퇴직을 한다고 가정하면 이들이 받게 되는 퇴직금은 2억 원에서 2억8천만 원 정도가 될 것이다. 임금피크제가 실시되지 않으면 이들이 정년을 채우고 퇴직금만 받아 직장을 나오게 되어 새로운 직장을 구하든가, 아니면 창업을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시대가 고령화 시대임을 감안하면 이들이 정년을 채우고 나오는 시기는 아직도 젊은 층에 속한다. 따라서 정년퇴직자들이 소규모 창업을 해도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다시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다고 해도 종전 직장에서 받았던 연봉에서 작게는 50%에서 많게는 80% 이상 감소를 각오해도 새로운 직장을 잡을까말까 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이런 걱정을 최소화 시킬 수가 있다.

임금피크제는 크게 보면 정년보장형과 정년연장형으로 나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대다수의 임금피크제 도입 기업들은 정년보장형을 채택하고 있다. 이 유형은 정해진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퇴직할 때까지 임금을 삭감하는 방법이다.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는 임금 인상보다는 고용 안정을 원하는 근로자에게 현실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다는 것과 기업에게는 고용 조정에 따른 부담감과 인건비 절감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신규고용 창출이 되는 장점이 있는 제도다.

현재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고 있는 S기업의 경우, 정년 이후부터 자신의 연봉에서 매년 10%씩 순차적으로 차감하는 방법으로 시행하고 있는 중이다. 만약 이 회사에 다니는 어떤 직장인이 55세에 정년을 맞았다고 치자, 종전 같으면 퇴직금을 일시에 받고 나가면 그만이었지만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정년 전에 비해 10% 차감된 연봉을 받고도 직장을 다닐 수가 있게 된다.

정년 당시에 연봉 8천만 원을 받은 직장인이라면 정년 이후 일 년차에는 연봉의 10%를 차감한 7200만원을 받게 된다. 이런 식으로 매년 10%씩 차감하여 받게 되는 것이 퇴직을 한 후에 종전직장에서 받았던 연봉보다 엄청나게 삭감된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유리할 것이다.

엘지그룹은 이미 2007년부터 이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엘지그룹의 사례에서 보듯 임금피크치제도로 인해 노사분규나 노사 갈등이 전혀 일어난 적이 없는 것을 보면 전형적인 윈윈 제도인 것만은 확실하다. 엘지그룹에서 분리해나간 GS그룹도 2008년부터 순차적으로 임금피크제를 시행중에 있으며, 현대중공업 그룹도 실질적인 임금피크제를 이미 도입해 운용 중에 있다.

또한 삼성그룹은 일부 계열사에서 정년이후인 56세부터 순차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운영 중에 있으며 내년부터는 전 계열사에 확대 적용을 결정했고, 현대차그룹과 SK그룹도 2016년부터 전 계열사에서 전면적으로 시행할 것을 이미 결정했다.

또 한진그룹과 한라그룹도 2016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이미 결정된 상태에 있다. 이처럼 30대 그룹을 보면 현재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고 있거나 시행예정인 회사는 330여개 계열사중 50%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30대 대기업 그룹의 전면적인 시행은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다.

정부 역시 노동개혁차원에서 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올해 말까지 임금피크제 도입을 마무리하기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이다. 기업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확산하고 있는 이유는 내년부터는 정년 연장이 실시되기 때문이다.

만약 노동개혁이 이루어지지도 않고 임금피크제마저도 도입되지 않으면 향후 5년간 기업이 부담해야할 추가 인건비는 무려 107조원 ~ 110조원이 지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 초래되면 청년 고용은 더욱더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이 정부가 노동개혁을 반드시 해야 할 이유의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노사정위원회는 한국노총의 보이콧으로 인해 지난 4월부터 중단된 상태에 있다.

마침 어제는 한노총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노사정위원회 참가를 결정했으나 목소리 큰 강경파 노조원들의 회의장 점거에 의해 최종 결정을 26일로 미루었다. 정부는 노동계가 극도로 반발하는 해고요건 완화 등을 중장기 과제로 돌려 원론적인 선언에 그치게 하겠다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중재안은 노동계가 극도로 반발하는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것이었다. 한국노총 지도부 일부는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어느 단체나 조직에는 강경파는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강경파는 목소리만 컸지 소수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용단이 필요한 지도부의 리더십이다. 민간 기업을 보면 임금피크제는 이미 대세를 타고 는 흐름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한노총 지도부가 결단을 내릴 순간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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