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 기자에 대한 재판은 그 자체가 국가 망신
산케이 기자에 대한 재판은 그 자체가 국가 망신
  • 지만원 박사
  • 승인 2015.07.29 0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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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박근혜와 청와대의 균형감각을 심히 의심한다

박원순의 경우  

2010년 9월, 서울지법의 1심 판결이 나왔다.  

"국가나 국가기관의 업무 처리는 국민의 비판과 감시의 대상이라는 점, 국가는 잘못된 보도 등에 대해 방대한 정보를 활용해 스스로 진상을 밝히거나 국정을 홍보하는 등 대응 수단을 갖고 있다는 점, 만약 아무 제한 없이 국가의 피해자 자격을 폭넓게 인정할 경우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역할이 위축되어 자칫 언로가 봉쇄될 우려가 있다는 점, 많은 국가기관이 소송을 남발할 위험성도 있다." 

박원순이 국정원에 대해 억울한 소리를 했고, 이에 국정원이 박원순을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를 낸 데 대한 1심 판결이다. 2심 판결 역시 1심과 동일했다. 억울한 소리란 이것이었다. 

"국정원이 시민단체와 관계를 맺는 기업과 그 임원들까지 전부 조사해 개별적인 연락을 취하는 등 압박을 가함으로써 시민단체들이 재정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명백한 민간사찰이자 국정원법 위반이다. 야만적이고 잔인한 일들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뉴스타파의 경우  

2014년 09월 1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5부(장준현 부장판사)는 국정원 직원 신모씨 등 3명이 뉴스타파 대표 김용진와 최승호 앵커를 상대로 낸 1억5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 이 판결문 역시 위 박원순의 판례를 따랐다.  

산케이 기자의 경우  

산케이 기자 가토를 기소한 사람은 사실상 이 나라의 대통령 박근혜다. 이 재판은 이제 종반전으로 접어들어 8월이면 판결이 날 모양이다. 오늘 7월 29일 재판에 미국 기자가 변호인 요청으로 증언을 한 모양이다. 그 미국 기자는 USA투데이와 시카고트리뷴 등에서 기자로 활동했던 D씨라 한다.  

"청와대가 고소해서 사태를 불필요하게 키웠다. 청와대의 과도한 반응으로 세계의 모두가 주목하는 사건이 불거졌다. 문제의 기사는 일반의 관심을 얻지 못하고 지나갈 수도 있었다.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 기사를 청와대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국에서는 정치인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기사를 작성했다고 처벌 받은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안다.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부적절하거나 존중하지 않는 표현을 썼다고 해서 처벌받은 사례는 없었다."  

앞서 7월 27일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일본 특파원(우에다 유이치 서일본신문 서울지국장) 역시 같은 취지의 말로 박근혜에 대한 못마땅함을 표현했다.  

"문제의 기사는 형사 소추 대상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법률 전문가가 아니라 법적으로 명예훼손이 성립하는지 답변하기 어렵다. 하지만 가토 지국장이 쓴 글이 형사 소추를 당할 만한 기사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보도를 둘러싼 분쟁은 종종 있는 일이다. 박 대통령이 해당 기사를 보고 불쾌감을 느꼈을 만 하지만 민간 대 민간으로 해결했어야 올바른 것 아니었나 생각한다. 형사 소추를 하게 되면 국가권력이 언론을 처벌하는 것인데 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대통령이 현 시점까지 처벌 감정을 갖고 있어 이번 기소로 이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가의 최고지도자가 폭넓은 언론을 인정하는 데 있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전날 총리 일정이 분 단위로 조간에 게재된다. 시스템의 차이는 있지만 국정 최고 지도자의 지나간 일정이 안 밝혀진다는 것은 일본으로선 이해 불가하다." 

판사는 대한민국을 지켜라 

이 사건의 원인 제공자는 대통령이다. 그가 7시간 동안 투명한 시간을 보냈다면 산케이 기사도, 조선일보 기사도 없었을 것이고, 세월호 사고를 옴팡 혼자 뒤집어 썼고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세금 덤터기를 씌우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월호로 인해 국민이 물고 있는 억울한 세금은 순전히 박근혜가 7시간 동안 대통령 구실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난에서 시작됐다. 

▲ ⓒ뉴스타운

대통령은 한국이라는 국가의 최고권력이다. 그보다 못한 권력인 국정원도 박원순과 뉴스타파를 향해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소송을 걸었지만, 법원은 권력이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하는 행위를 원천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대통령에 대해 더욱 엄격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7일과 9일, 증언대에 나섰던 일본 언론인과 미국 언론인의 증언은 백번 옳은 말이다. 그리고 만일 이번에 유죄판결을 내리면 위 박원순과 뉴스타파 사건에 대한 판례는 뒤집히게 될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의 심각한 후퇴를 기록하는 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만일 이번 재판부가 청와대 권력의 편을 든다면 박근혜도 망가지고 대한민국도 망가지고 사법부도 망가진다. 한국 판사들이 국제사회에서 얼굴을 들지 못할 것이다. 대통령이 이기면 국제사회가 콩을 볶듯 요란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대통령도 얼굴을 들지 못할 것이다. 박근혜의 투명하지 못한 7시간은 대한민국의 수치에 해당한다. 이는 최소한 외국에게는 숨겨야 할 사항인데도 박근혜는 외국을 향해 부끄러움을 방송했다. 나는 박근혜와 청와대의 균형감각을 심히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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