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을 회상하며
조지 오웰을 회상하며
  • 하봉규 논설위원(부경대 교수)
  • 승인 2015.04.02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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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백년전 통찰을 우리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1984'와 '동물농장'을 쓴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은 '사회일탈자(social deviant)'의 전형이다. 최고 명문고등학교(이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진학대신 미얀마(당시 버마)에가서 경찰관이 된다. 몇년 식민지 경찰관 생활도 자신의 뜻과 달리 식민지 정책의 일환이라는 현실을 깨닫고 파리로 가서 작가가 된다.

파리는 독일 베를린과 대비되던 자유와 망명객들의 도시였다. 자유를 찾는 지성인들을 대변하듯 조지 오웰은 스탈린을 증오하게 된다. 스탈린은 독일 정보국이 1차대전 후반 동부전선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스위스에 망명중이던 레닌을 러시아에 송환시켜 볼세비키혁명에 성공케 하였으나 병으로 곧 사망하자 러시아를 소비에트체제로 확립한다.

인민이 주인이라는 사회주의는 교조주의 즉 지도자 일인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전체주의로 나타난 것이다. 한때 신경제(NEP)란 레닌이 백색테러와 외부침략에 어려움에 처해 유보시켰던 사회주의방식은 이후 무자비한 강압과 폭력으로 관철시켰다. 칼 마르크스가 염려한 러시아의 짜르전통이 변형된 것이었다.

영원한 자유인인 조지 오웰에게 스탈린은 혐오의 대상이었다. 여기서 우화소설 동물농장은 소비에트사회를 보여주는 것이다. 동물농장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는 농장주, 이웃사람, 노인, 나폴레옹(돼지), 여러 동물이다. 농장주는 짜르(Tsar)를, 노인은 레닌을, 이웃사람들은 히틀러를 비롯한 외부세력을, 돼지 두목 나폴레옹은 바로 스탈린이고 트로츠키도 등장한다.

오웰의 소설이 단순히 동물 우화소설이 아닌 것은 실제적 역사적(정치적) 사실을 묘사했을 뿐 아니라 "공산주의는 회계와 통제"란 식의 레닌의 인터뷰를 참고하고 현실적으로 "공산주의는 곧 전기"란 식으로 전개된 소비에트의 선전과 정책도 우화적으로 묘사한데 있다. 또한 여기에서 농장주를 대체한 새로운 지배계급 공산당은 돼지로 구체화되고, 시장과 기술합리성과 배치된 소비에트의 운명은 동물들이 처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좋은 예가 충직하고 힘센 말의 운명이다. 말은 새로운 세상의 노력영웅으로 뼈빠지게 일하나 열심히 일할수록 일은 더 힘들어지고 많아지는 것이다. 다시말해 잘못된 시스템은 투입이 많을 수록 산출은 더 형편없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지 오웰의 '1984'는 전체주의 뿐 아니라 기술합리성이 지배할 미래학자들의 우울한 미래상을 보여준다. 미래 세계는 정보와 권위를 가진 초존재인 '대형(big brother)'이 존재한다. 일반인들은 모든 생활이 감시당하며 결정권은 빅데이터의 가상실체가 장악하게 된다. 오웰의 우울한 미래상은 '마이너리포트' 등 헐리우드 영화의 소재가 되고 있다. 물론 big brother은 단순히 사람이 아니라 슈퍼컴퓨터나 로봇으로 바뀌기도 한다. 일부 사회학자들은 북유럽국가를 현실 모델로 말하기도 한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와 같은 소규모 국가들은 사회주의적 전통과 함께 오늘날 발달한 컴퓨터 데이터로 경악할 수준의 주민자료와 법통제를 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조지 오웰은 전제사회의 미래(유령/망령)를 본 선구자로도 볼 수 있다. 오랜 독재적(전제적) 전통을 가진 러시아는 쏘련의 해체후 극심한 경제침체와 혼란을 겪은 후 푸틴체제를 출범시켰다. KGB 출신인 푸틴은 대통령과 총리를 오가며 다시 대통령이 되었고 이 과정에서 정적들이 잇달아 살해되고 있다. 잔인한 러시아 마피아가 국가를 장악한 상태라는 분석과 함께 푸틴은 새로운 짜르 혹은 스탈린으로 불리운다.

최근 푸틴의 러시아는 한반도와도 직결되고 있다. 그의 자원외교는 시베리아 송유관의 북한 경유구상이 자리잡고 있다. 북한은 3대세습을 통해 스탈린체제가 실존하는 거의 유일한 국가이다. 또한 시진핑 이후 소원해진 북한에 전향적 자세도 보이고 있다. 3차 핵실험 후 대미억제력을 위한 핵잠수함 3척을 구입하려는 김정은의 구상도 구체화되고 있다는 정보도 들린다. 러시아 전승 70주년 기념식에 참석을 은근히 강요하는 자세도 예사롭지 않다. 한반도의 선택은 보다 현명한 우리의 결단을 요하는 것이다. 조지 오웰의 백년전 통찰을 우리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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