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이 시대 최상의 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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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극기를 사랑하고 그 성숙한 영혼에 동질감을 느낀다

▲ 김연아 선수
"금메달은 저보다 더 간절한 사람에게 줬다고 생각했다. 특별히 어떤 선수로 기억되기 보다는 그저 저라는 선수가 있었다는 것에 만족한다."

이 시대에, 이 이상의 명언을 남긴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그 어느 정치인도 그 어느 학자도 그 어느 시민운동가도 이렇게 심금을 울리는 말, 교훈적인 말을 남긴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김연아는 금메달을 강탈당한 사람이다. 조그만 발언 하나를 짧은 글로 트위터에 하고도 생색내는 애국인사들, 심지어는 채명신 장군 표지석에 이름을 남기려고 이름 석자 남기려던 '우익최고봉에 서 있다고 세몰이 하는 박사-교수 인사', 연세적으로 늙어버린 그런 박사 인사를 원로라며 감싸 안고 스스로를 애국자라고 자칭하는 애국인사(?)들의 겉늙은 얼굴들이 오버랩 되는 순간인 지금이다.

김연아는 방년 23세, 나는 김연아의 예술만 감상한 사람이 아니라 그의 원숙한 발언들에 더 관심을 가졌다. 빙판에 흠 하나 남기지 않고 물 흐르듯이 흐르는 그의 연기, 참으로 숨을 죽이게 하는 환상의 그림들이다. 그러나 나는 그 어린 몸에서 나오는 명언들에 숨을 더 죽인다. 나는 김연아에 푹 빠진 사람이다. 김연아의 연기에는 피나는 극기와 성스러운 정신이 진하게 묻어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 극기를 사랑하고 그 성숙한 영혼에 동질감을 느낀다.

김연아는 참으로 많은 것을 가졌다. 이 세상에 가장 부자인 사람이 바로 김연아다. 돈으로 따지는 것이 아니다. 정신과 매너로 따지는 것이다. 23세의 김연아는 대한민국 최고의 갑부요 스승이다. 물질을 가진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최고의 가치인 '신의 정신'을 가진 것이다. 김연아가 이 말을 들으면 매우 불편해 하겠지만, 나는 오늘로 일본에 대한 열등의식에서 탈피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마츠시타 고노스케를 존경하고, 아키오 모리타 회장을 존경한다. 이들은 기업가이기도 하지만 일본 국민을 교육해온 국민 교사다. 어째서 한국에는 이런 국민 교사가 나오지 않는가? 나는 오랫동안 이에 대해 열등감을 느꼈다. 그런데 오늘로 이 열등감은 말끔히 가셨다. 김연아가 바로 이를 능가하는 교사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나이 어린 불과 23세의 운동선수에게! 지나친 극단(extreme)이 아닌가? 아니다. 오늘 나는 김연아로부터 많은 걸 배웠고, 그녀의 스승적인 언행을 존경한다.

"금메달은 저보다 더 간절한 사람에게 줬다고 생각했다. 특별히 어떤 선수로 기억되기 보다는 그저 저라는 선수가 있었다는 것에 만족한다."

이 김연아의 극히 짧은 말에 무슨 뜻이 그렇게 많이 그리고 깊이 들어 있는가? 나는 이처럼 아름다운 말, 그 속에 들어 있는 깊은 가르침을 일찍이 접한 적이 없다. 이 말에는 자기를 나타내는 말이 일체 없다. 통상 인물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자기를 먼저 나타낸다. 하지만 김연아의 위 대표적인 발언에는 '자기'가 일체 없다.

자기의 업적을 강조하지 않고 단지 '김연아'라는 이름이 한 시대의 공간을 조그맣게 차지했다는 그 사실 자체를 영광스럽고 감사해 한다고 말했다. 조그만 글들을 썼다고, 조그만 행동을 했다고, 자기들끼리 세를 형성해 가지고 정치권과 방송과 막후 거래를 하는 이 시대의 졸개 애국세력들, 자칭 애국자들을 생각하면 김연아의 발언은 신성한 산신령의 가르침이라 아니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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