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민영화 or 투자활성화, 그 진실은?
의료민영화 or 투자활성화, 그 진실은?
  • 편집부
  • 승인 2013.12.1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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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 대결이 아닌 국민 건강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
주로 동네의원이 주축인 대한의사협회가 “정부가 의료민영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12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이 과정에서 노환규 의협 회장이 칼로 자신의 목에 자해를 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는 정부가 자신들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있다고 까지 극단적으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도 의료민영화가 검색어 순위권에 들어가게 되면서, 이를 잘 알지 못한 국민들은 ‘또 정부가 의료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국민들은 의료민영화를 통해 의료의 공공성이 저해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정부의 개선안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에서는 어디까지나 투자활성화를 위한 대책이라고, 의료민영화에 대한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이번 정부의 의료정책 개선안이 정말 투자활성화만 내포하고 있을까? 그동안 우리사회에서는 조그마한 틈이 생기면 이리 승냥이 떼가 몰려와서 이용하며 각종 이익을 취해 원래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의료민영화의 경우도 정작 시행되었을 때 과연 국민들에게 그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지는 의문이다. 의료민영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국민들도 본능적으로 이런 일이 시작되면 누구를 이롭게 할 일인지 느끼고 있다. 그러니 여론이 의료민영화에 대해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의료민영화는 그나마 세계에서 잘 운영되고 평가받고 있는 우리의 의료체계의 공공성을 무너뜨리게 될 것이다.

의료민영화는 누군가에게는 오랜 숙원 중의 하나이다. 이전 정권에서 의료민영화는 의료업계의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환자들을 유치함으로써 이를 통한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이야기가 나왔었다. 또한 이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의료업계에 대한 연구를 재벌들이 운영하는 연구소에 용역을 주면서, 입맛에 맞는 결과들을 만들어냈다. (2006, 2007년도에도 이런 연구결과들이 나온 것을 상기해야 한다.)

그러나 의료민영화가 활성화된 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의료민영화가 가져오는 의료서비스의 양극화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미국에서 암 치료비가 지난 20여 년간 약 2배로 증가하여 의료비에 대한 서민들의 부담감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치료비용이 부담스러워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할 일에도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일명 오바마케어에 힘쓰며 이로 인해 미국인 사이에서 의료보험제도 개혁법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의료민영화는 그나마 있는 좋은 복지제도 자체를 흔들리게 할 것이다. 다만 지금의 의료체계에도 비효율적인 부분은 있다. 그리고 이것은 개선되어가야 할 대상이다. 문제는 개선된다는 명목으로 은근슬쩍 특정인들의 이익사업으로 의료산업을 전락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재벌이 IT, 호텔, 헬스 케어, 대형병원 등으로 상당한 의료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민간 보험업체까지 재벌들이 소유하는 경우도 많기에 이 모든 것을 한방에 편리하게, 그리고 값싸게 해결해 주겠다며 의료민영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정부의 태도는 공공성을 하나씩 무너뜨리고 있다는 의심을 불러오는 행동이다. 왜 정부가, 공무원들이 국민들이 민영화의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 시점에서 굳이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하는지 그 저의를 모르겠다.

분명하게 밝히지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철도민영화는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는 잘못된 부분이 많다. 그렇지만 이번에 제기되고 있는 의료민영화 논란은 국민들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쟁점이 되고 있는 원격 의료 진료 서비스나, 의료기관이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허용하는 부분은 의료민영화와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보기 어렵다.

원격의료서비스의 경우 만성질환자, 경증환자 위주로 한다고 하는데 어째서 만성질환자나 경증환자들이 원격의료의 대상이 되어도 괜찮은 것인지 납득이 안간다. 만성질환자들이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야하는 이유는 만약에라도 악화 되었을 경우 조기에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결코 다른 환자들에 비해 간단하게 진료를 받아야 할 대상들이 아니다.

또한 의료기관이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하는 경우는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표방하고 있지만, 어느 부분에 어떤 정도까지 이를 허용할지에 따라 이를 이용하는 자들이 능히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국민 전체가 누리고 있는 의료제도를 희생할 필요가 있는지 반드시 명심해야할 사항이다. 지금도 보건복지부 전자바우처 사업도 혈세 낭비 의혹이 불거지고 있고, 이들 혈세가 이미 배부른 자들의 손에 들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현재 의료체계에서도 부자들은 비싼 치료비를 내며 그에 걸맞는 호화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다. 부자들에게 있어 지금의 의료체계는 손해 볼일이 없다.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상한선이 약 219만원, 직장가입자는 상한선이 230만원(보수 외 다른 소득이 많으면 추가 보험료 납부)인 것을 고려하면 고급의료서비스에 비해 상당히 수지가 맞는 장사인 것이다.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 지금보다 훨씬 더 고급의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라도 의료민영화를 해야된다는 이야기가 과연 국민들의 몇 %를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의료민영화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 대결이 아닌 국민 건강에 대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대체조제(동일효과 인정된 성분의 약을 대체 조제)에 대한 논의도 마찬가지로 국민건강을 중시한 시각에서 접근해야한다. 중요한 것은 대체조제를 통해 국민들의 편익을 늘려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 입장에서는 약국이든 병원이든 처방전을 내릴 때 적어도 자신이 먹는 약에 대한 선택권을 가져야한다. 의사와 약사들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결국 약을 복용하는 것은 국민 스스로의 몫이다.

가끔 우리는 병원에서 값이 비싼 약을 권하며 효과가 더 좋다고 처방전에 넣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과연 정말 그 약이 효과가 투자한 돈에 비해 나은지는 지금의 상황에서 국민들은 알 수가 없다. 대체조제의 논의는 의사가 처방하는 것인지 혹은 약사가 처방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약에 대한 정보의 공개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정부에서는 약에 대한 효과와 성분과 가격에 대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적합한 약을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원격의료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 정도의 우리나라의 IT인프라로 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손쉬운 방법일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괜히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지금의 의료 정책 개선안에 대해 다시 한 번 재고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의료보험의 공공성을 지키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서비스 수출산업으로서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는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다. 그래서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법안의 통과는 바람직한 일이지만, 이것이 어디까지나 외국인 전용으로 그쳐야 할 것이다. 여기에 슬그머니 국내 고소득 층에게까지 의료서비스 제공을 확대하겠다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기존의 건강보험체계로 유지되는 의료서비스는 꼭 지켜야 할 소중한 것이다. 제발 의료민영화를 이야기하기 전에 지금도 이곳저곳에서 낭비되고 있는 예산부터 추스르길 바란다. 의료보험 수가를 부풀리거나 허위 신고 등으로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또한 국민건강이 뒷전인 일부 의료업자들은 리베이트에만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아야 할 고삐를 쥔 정부가 국민 앞에서 떳떳하게 성실한 납세자들을 위한 정책을 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의료민영화는 한번 시작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과오가 될 것이다.

 미래경영연구소 연구원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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