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구조 광부 33인의 새로운 삶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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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구조 광부 33인의 새로운 삶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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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 정신의 승리'로 세계인 감동시켜

^^^▲ 69일간의 암흑 세계에서 극적으로 생환한 33인과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 함께 생환 축하 기념 사진
ⓒ Reuters^^^
지난 8월 5일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에 매몰돼 69일간의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인간의 삶에 대한 갈망과 희망, 그리고 동료애와 사랑을 세계인들에게 일깨워 주며 극적으로 생환한 33인의 광부들의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그들은 지하에서 동료애를 과시하고 서로 양보의 미덕을 보이며 지상 생활에서 서로 내가 먼저 하겠다는 양보 없는 경쟁을 비웃듯이 세상 사람들을 뒤돌아보게 하는 세기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세상에 살았던 그들이 다시 세상으로 돌아오자 어느새 ‘영웅’이라는 말을 듣게 되면서 지금까지 광부라는 이름의 삶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알새도 없이 세계의 언론인, 영화인, 작가, TV 프로듀서들이 그들 앞에 나서며 그들의 미래를 그려나갈 것이다. 그들의 삶 자체보다는 언론을 통해, 소설을 통해, 영화를 통해 새로 포장된 삶이 그들에게 무엇을 선사할지도 자못 궁금하다.

69일간의 생사를 넘나들며 삶의 희망에 대한 열망을 품고 지나온 처절한 33인의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던져줄지 우리는 지켜보면서 33이라는 숫자가 우리에게 앞으로 ‘행운’이라는 의미로 통하게 할지도 모를 일이다.

14일 아침 9시 55분(한국시간) 루이스 알베르토 아르수아(Luis Alberto Urzua, 54)라는 광부 작업반장이 맨 마지막으로 불사조라는 이름의 구조 캡슐을 타고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키며 69일의 장편 드라마에 막을 내리면서 새로운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대서사시와 같은 구조 작업 또한 전례가 없는 일로 세계인들의 눈을 구조 작업에 고정시키며 인간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구조의 또 다른 장을 열면서 구조대와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지하 700m의 흑색의 삶이 지상의 찬란한 햇빛 속의 백색의 삶을 투영시키는 일대 서사시를 썼던 것이다.

매몰된 지 첫 2주일간은 33인 모두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닌 것으로 여겨지다 극적으로 생존 사실이 알려지면서 원대한 미래를 다시 꿈꾸게 했다. 그들의 단결력은 어느 스포츠 팀의 그것을 훨씬 뛰어 넘는 말로 형용하기 힘든 그 무엇의 힘에 희망으로 가득 찬 새로운 세상에 새로운 삶이 시작된 것에 먼발치의 세상 사람들도 숙연하게 만들었다.

구조되는 이들 33인은 지구상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듯이 칠레 국민은 물론 세계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었다. 반드시 살아서 오라는 한결같은 마음들이 다시 뿔뿔이 흩어지는 현실은 뒤로 하고라도 우선 그들의 위대함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

이번 구조작업은 세계의 기록을 깼다며 기네스북에 세계 최장 기간 매몰, 33인 전원 무사 생환 기록으로 등재하겠다고 한다. 그들의 드라마가 기네스북에 등재되든 그렇지 않든 그들의 생환은 이미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칠레는 이제 훨씬 더 단결됐고 더 강력해졌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고 사랑스러운 국가로 재탄생했다”는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의 말처럼 그들은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여겨진다. 눈물겨운 구조 작업과 33인의 소중한 생명이 어찌 그러한 말로 다 갈음 될 수 있을까마는......

33인은 칠레 정치권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노동자에 관한 법률 개정을 필두로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에 큰 영향을 줄 것임에 틀림없다, 만일 정치권이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말로만 떠들어 대다 세월이 흐르면서 슬그머니 아무 일 없었던 듯이 한다면 그들 정치인들은 더 이상 인간이기를 포기한 거나 다름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들을 고용해 자본을 창출하던 기업주들도 노동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팔 걷고 나서야 할 것이다. 그 광산은 과거에도 크고 작은 사고들이 줄줄이 발생한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여기서 천부인권을 말할 필요는 없지만 노동자들도 분명 가장 기본적인 인권을 누리고 보다 나은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기업주들의 혁명적인 의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33인을 검진하고 있는 의사들은 그들의 정신적, 육체적, 심리적 건강이 놀라울 정도로 양호한 상태라며 이는 69일의 시련이 가져다 준 것으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건 분명 ‘기적’이라고 의사들은 말한다. 그래서 인간은 위대할 수밖에 없다. 69일간의 죽음의 문턱에서 새로운 삶으로 가는 짧은 22시간이 세계를, 우리를 놀라게 했다.

33인의 무사 생환을 축하하며 그들의 앞날에 희망과 기쁨이 가득 차 있기를 기원한다.

33인의 생환 시간대를 나열하며 그들의 새로운 삶을 다시 한 번 축하한다. (현지시간)

(1) 12:11 a.m. : 프로렌시오 아발로스(Florencio Avalos, 31) 최초로 구조 캡슐 불사조를 타고 생환. 가장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 첫 번 째로 선발.

(2) 1:10 a.m. : 마리오 세풀베다 에스피나(Mario Sepulveda Espina, 40). 개인 비디오로 지하 속을 찍어 보낸 사람.

(3) 2:08 a.m. : 후안 일나네스(Juan Illanes, 52). 매몰 기간 중 질서유지를 담당.

(4) 3:09 a.m. : 카를로스 마마니(Carlos Mamani, 24). 유일한 볼리비아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직접 구조현장에 와서 지켜보았고 집과 일터를 마련해 주겠다고 약속.

(5) 4:10 a.m. : 지미 산체스(Jimmy Sanchez, 19). 가장 어린나이의 광부. 1개월 된 아들의 아버지.

(6) 5:34 a.m. : 오스만 이시드로 아라야(Osman Isidro Araya, 30). 3자녀의 아버지. 위험하다고 느껴 8월 말에 떠나겠다고 했다가 매몰.

(7) 6:21 a.m. : 호세 오헤다(Jose Ojeda, 47). 아이가 없는 홀아비. 당뇨병. 두명의 조카가 구조현장에 나와 그를 맞이함.

(8) 7:02 a.m. : 클라우디오 야네스(Claudio Yanez, 34). 드릴 작업자. 담배를 지하로 넣어 달라고 요청.

(9) 7:59 a.m. : 마리오 고메스(Mario Gomez, 63). 매몰 광부 중 최고령자. 가장 경험이 많은 사람. 12살 때부터 광부 일 시작.

(10) 8:52 a.m. : 알렉스 베가(Alex Vega, 31). 결혼해 두 자녀 두었음. 저축을 해 자기 집을 사 부모님 집에서 분가. 그의 아버지는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구조 현장에서 작업. 당국은 일가친척은 구조 작업이 위험하다며 접근 금지했기에.

(11) 9:31 a.m. 호르제 갈레귈로스(Jorge Galleguillos, 55). 이번 매몰 전에도 두 번이나 광산 사고를 당한 사람. 13명의 형제가 있으며 고혈압 치료 필요. 칠레정부는 그의 대학생 자녀 돕기로 약속.

(12) 10:11 a.m. : 에디슨 페나(Edison Pena, 34). 기혼자. 매몰 당시 가장 우울한 상태 유지. 그는 구조대에 태양의 사진을 넣어 달라 요청. 매일 지하에서 빙빙돌며 달리기 운동 실시. 엘비스 프레슬리의 열렬한 팬.

(13) 10:54 a.m. : 카를로스 바리오스(Carlos Barrios, 27). 5살 난 아들의 아버지. 아내와 별거 중.

(14) 11:30 a.m. : 빅토르 자모라(Victor Zamora, 34). 광부 일 하기 전 자동차 관련 일했음. 그는 지하에서 시(詩)를 적어 아내에게 보냄. 아내는 임신 중. 4살 난 소년의 아버지. 지하에서 치통 호소.

(15) 12:07 p.m. : 빅토르 세고비아(Victor Segovia, 48). 지하에서 매일 일기를 씀. 지상으로 연필과 종이 넣어달라고 요청. 5자녀의 아버지. 전기기사이자 기타를 잘 친다고 함.

(16) 12:49 p.m. : 다니엘 헤레라(Daniel Herrera, 37). 트럭 및 택시 운전기사 출신. 아직 미혼. 자신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희망 캠프’에서 그를 기다림.

(17) 1:38 p.m. : 오마르 레이가다스(Omar Reygadas, 56). 지하 생활을 조직적으로 하는데 일조. 다른 광산에서 매몰된 경험 있음.

(18) 2:49 p.m. : 에스테반 로하스(Esteban Rojas, 44). 25년 전 교회에서 결혼, 3자녀의 아버지.

(19) 3:27 p.m. : 파블로 로하스(Pablo Rojas, 45). 광부로 일한지 6개월째. 아들 대학 학비 마련하기 위해 광부 일 시작. 아들은 현재 의과대학생. 아들도 결혼했음.

(20) 3:59 p.m. : 다리오 세고비아(Dario Segovia, 48). 8세 때부터 광부 일 시작한 아버지도 광부. 두 번 결혼해서 모두 3자녀의 아버지. 다이나마이트 작업. 12명의 형제자매 있음.

(21) 4:31 p.m. : 조니 바리오스(Johnny Barrios Rojas, 50). 광부 일 25년. 의료 보조 훈련을 받음. 지하에서 의료 담당. 아내와 자녀들이 희망캠프에서 그를 기다림.

(22) 5:04 p.m. : 사무엘 아발로스(Samuel Avalos, 43). 결혼해 3자녀 있음. 길거리에서 장사하다 돈 좀 더 벌려고 광부 일 시작.

(23) 5:32 p.m. : 카를로스 부구에노(Carlos Bugueno, 26). 어린시절부터 친구인 페드로 코르테스(Pedro Cortez)와 함께 매몰. 열렬한 축구팬. 게임을 지하로 넣어 달라 요청. 전에는 경비 일을 하다가 자동차와 집을 사기 위해 광부 일 시작.

(24) 5:59 p.m. : 호세 헨리쿠에스(Jose Henriquez, 55). 지하에서 기도회 구성 매일 기도. 33권의 성경책 지하로 넣어 달라 부탁. 지난 1월 광부 매몰사건 때 그는 그들을 구조하는데 일조했다고 함. 결혼을 해 두 딸이 있음. 광부 일 33년. 1986년 산사태 때에 구사일생.

(25) 6:24 p.m. : 레난 아발로스(Renan Avalos, 29). 매롤 광부 33인 중 맨 먼저 지상으로 나온 프로렌시오 아발로스의 형제. 광부 일 5개월 째.

(26) 6:51 p.m. : 클라우디오 아쿠나(Claudio Acuna, 35). 여자친구 파비올라 아라야에게 지하에서 청혼. 두 자녀 두고 있음.

(27) 7:18 p.m. : 프랭클린 로보스(Franklin Lobos, 53). 프로 축구 선수 출신. 일터로 광부를 실어 나르는 버스 운전. 그는 칠레 라 세레나(La Serena) 축구팀의 미드필더 출신. 1984년 칠레 국가대표 선수로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출전. 두 딸이 있음.

(28) 7:44 p.m. : 리차드 빌라로엘(Richard Villaroel, 23). 늦게 임신한 아내에게로 돌아감.

(29) 8:13 p.m. : 후안 카를로스 아귈라르(Juan Carlos Aguilar, 46). 19세때부터 광부로 일함. 두 자녀의 아버지.

(30) 8:37 p.m. : 라울 부스토스(Raul Bustos, 40). 수리 엔지니어. 지난 2월 지진에 의한 쓰나미 발생 당시 조선소에서 일함. 그는 광산에서 일하기 위해 매몰되기 2달 전에 북쪽 산호세 광산까지 옴.

(31) 9:01 p.m. : 페드로 코르테스(Pedro Cortez, 25). 전기기술자. 지하에서 지상까지의 통화 가능하도록 통신설비 설치. 그는 오래 전에 광산 사고로 손가락 하나 잃음. 아내와 별거 중. 딸 하나 있음.

(32) 9:28 p.m. : 아리엘 티코나(Ariel Ticona, 28). 두 번 째 딸 임신한 아내 있음. 그는 “희망”이라는 이름을 지어 줌. 지하에서 코르테스와 함께 통신 설비 설치.

(33) 9:55 p.m. : 루이스 알베르토 우르수아(Luis Alberto Urzua, 54). 작업반장. 2일분 밖에 남지 않은 음식물로 버틸 수 있도록 동료 광부들을 격려하고 조직하는 일 등을 담당. 지도력이 빛남. 매몰 후 지상으로 최초로 살아 있음을 알림. 그는 칠레 대통령에게 “모든 칠레인들이 지옥 밖으로 구출하는 강인한 힘을 보여줄 것을 희망 한다”는 메시지를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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