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몰됐던 천안함. 한국 해군이 경비를 서고 있다. 천안함 침몰사건 평가 분석에 참여한 미국 정보기관의 한 고위 당국자는 16개 정보기관이 취합한 정보를 근거로 “우리는 확고부동한 사실이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의 지도부와 군부의 최근 상황으로 볼 때 의심의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 AFP^^^

지난 3월 26일 천안함 침몰사건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명령을 내려 이뤄진 것이라는 미국 정보당국의 분석이 나왔다고 뉴욕타임스(NYT)신문이 22일(현지시각) 보도해 주목을 끈다.

이 같은 정보 분석은 확고한 증거보다는 정치역학의 관점에서의 판단을 근거로 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김정일이 천안함 공격 명령을 했다는 것에는 확신한다면서 병을 앓고 있는 김정일이 어린 자기 아들 김정은에 대한 권력 승계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 지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사건 평가 분석에 참여한 미국 정보기관의 한 고위 당국자는 16개 정보기관이 취합한 정보를 근거로 “우리는 확고부동한 사실이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의 지도부와 군부의 최근 상황으로 볼 때 의심의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분석 평가의 시점과 결론은 북한에 대한 제재 등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에 유용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 신문은 풀이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7일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온 이명박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의 공격을 규탄하도록 요청하고, 남북한간 교역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러한 조치들이 북한과의 혈맹관계를 유지해오면서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태도를 견지해온 중국이 지원하지 않는 한 의미 있는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 지도자들은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김정일을 천안함 침몰 사건과 직접 연계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신문은 전하고 북한을 엄격하게 통제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을 뿐만이 아니라 지난 1953년 정전협정 이후 김일성 부자가 최악의 공격을 주도해왔던 북한의 김정일 손아귀에 놀아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고위 관리가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한 신문은 미국 정보기관들은 2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악화된 건강으로 훼손된 자신의 통제력과 신뢰를 확보하고, 나아가 자기 아들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목하는 권한을 강화하고 확대하기 위해 천안함 공격을 명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비록 미 정보기관의 평가가 김정일이 천안함 공격 명령이 사실이라는 최종 결론은 내리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김정일이 지난 4월 25일 건군절을 맞아 제586부대를 방문하고 북한군 총참모부 김명국 작전국장을 대장으로 복귀시킨 것도 이번 천안함 공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서해 대청해전에서 한국 해군에 의해 북한군 함정이 전파되었으며 이에 따라 천안함 공격은 북한이 당시의 보복을 위해 계획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고 신문은 전하고, 북한 전문가이자 미국 해군대학(Naval War College) 교수인 조나단 폴락(Jonathan Pollack)은 “김정일의 586부대 방문은 천안함 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에 대해 그들을 치하한 뜻도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또 신문은 천안함 사건은 미국 안보팀이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및 이란 문제 해결에 몰두하고 하고 있는 시점에서 오바마 행정부에게 어려운 선택이라는 부담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어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해 한국의 고위관계자들과의 강도 높은 물밑대화를 통해 한국이 냉정한 반응을 보인 것처럼 미국도 북한에 대한 어떠한 군사적 보복조치도 서울을 겨냥한 북한의 로켓공격과 (그에 따르는) 커다란 재앙 및 투자자들의 금융패닉(공황)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면서도 북한이 어떤 대가를 치르지 않고 그냥 넘어갈 경우 북한군을 대담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은 한국의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연일 성명 등을 통해 대남 위협 발언을 내놓으며 경고하고 있어 앞으로의 상황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