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석헌 필화사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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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 필화사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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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 故 함석헌 선생^^^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1

1958년 8월 서울시경은 [사상계] 8월호에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는 논술을 기고한 함석헌을 보안법 위반혐의로 긴급 구속하였는데 글 중 다음 몇 줄이 말썽이 된다고 발표했다

글 중 "......남한은 북한을 소련, 중공의 꼭두각시라 하고 북한은 남한을 미국의 꼭두각시라 하니 있는 것은 꼭두각시뿐이지 나라가 아니다. 우리는 나라없는 백성이다" 함옹이 검찰에 송치되자 담당 부장검사는 '함씨의 글을 검토한다면 남북을 동등한 위치에 두고 우리 주권을 부인한 구절은 방임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으며 사상계 사장 장준하는 '과거에도 수많은 함선생의 글을 게재했는데 지난번에 아무 제목이라도 좋으니 써달라고 청하여 실은 것이다'고 답했다.

1958년 사상계 8월호에 게재된 문제의 글을 요약하여 전재한다.

1. 나라를 온통 잿더미, 시체더미로 만들었던 6.25 싸움이 일어난 지 여덟돐이 되도록 우리는 그 뜻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약) 역사적 사건이 깨달음으로 되는 순간 그것은 지혜가 되고 힘이 되는 법이다. 6.25사변은 아직 우리 목에 씌워져 있는 올가미요 목구멍에 걸려있는 불덩이다.

아무런 불덩이도 삼켜져 목구멍을 내려가면 되건만 이거는 아직 목구멍에 걸려있어 우리를 괴롭힌다. ---(약) 어서 이것을 삼켜 내려야 한다. ---(약) 올개미가 거저는 아니 벗어진다. 죽을 힘을 다해 벗겨야지. ---(약) 역사적 사건의 뜻을 깨달음은 불덩어리를 삼킴이요 올개미를 벗김이다.

모든 일에는 뜻이 있다. 모든 일은 뜻이다. 뜻에 나타난 것이 일이요 물겅이다. 사람의 삶은 일을 치룸(경험)이다. 치루고 나면 뜻을 안다. 뜻이 된다. 뜻에 참여한다. 뜻 있으면 있다.(존재). 뜻 없으면 없다(무) ---(약) 뜻 깨달으면 얼, 못 깨달으면 흙, 전쟁을 치르고도 뜻도 모르면 개요 돼지다. 영원히 멍에를 메고 맷돌질을 하는 당나귀다.

2, 6.25의 싸움은 왜 있었나 ? ---(약) 남편 잃고 반쪽 사람이 된 과부가 얼만가 ? 어미 애비 잃고 고아가 된 어린이가 얼만가 ? (약)--- 밤 거리를 헤매다가 도둑놈에게 욕을 본 계집도 그 상하고 더러워진 몸을 어루만지며 생각을 해 본다면 그 까닭이 어디 있음을 알 것이요, 대낮에 술에 취해 자다가 온 세간을 다 불태워 버린 사내도 잿더미에 마주 앉아 생각을 해본다면 그 잘못이 어디 있음을 알 것이다.

이 역사의 행길에 앉은 고난 의 여왕은 제 욕보고 뺏김 당한 것이 어떤 까닭임을 생각하나 아니하나 ? 6.25싸움의 직접 원인은 38선을 그어놓은 데 있다. 둘째번 세계 전쟁을 마치려 하면서 록키산의 독수리와 북빙양의 곰이 그 미끼를 나누려 할 때 서로 물고 당기다가 할 수 없이 찢어진 금이 이 파리한 염소 같은 우리나라의 허리동강이인 38선이다. ---(약)

그러나 다시금 한번 생각해 볼 때 아무리 싸움은 다른 놈이 했다 하더라도 우리는 왜 등을 거기 내놓았던가 ? 왜 남의 미끼가 됐던가 ? 거기는 우리 속에서 찾을 까닭이 있어야 할 것이다. 모든 역사적 현실은 제가 택한 것이다. ---(약)

우리는 왜 남의 식민지가 됐던가 ? 19세기에 있어서 남들은 다 근대식의 민주국가를 완성하는데도 우리만이 그것을 못했다. 왜 못했나 ? (약)---- 원인은 여러 말 할 것 없이 서민 곧 이 백성이란 것이, 이 씨알이, 힘있게 자라지 못했기 때문 아닌가 ? (약)--- 민족주의의 물결이 세계를 뒤덮어 일어날 때 우리만이 그것을 타지 못하고 떨어져 민족 전체가 남의 종이 됐던 것은, 우리나라의 씨알이 양반이라는 이리 떼보다 더한 짜먹는 놈들의 등쌀에 여지없이 파괴를 당하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본에서 해방이 됐다 할 수 있으나 참 해방은 조금도 된 것 없다. 도리어 전보다 더 참혹한 것은 전에 상전이 하나였던 대신에 지금은 둘 셋이다. (약)--- 부모 처자가 남북으로 헤매는 나라가 자유는 무슨 자유, 해방은 무슨 해방인가 ?

2부- '이놈의 삼팔선은 운명의 남북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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