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令和)에 대해 서방 언론들이 ‘일본의 우경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재미 저널리스트 이이즈카 마키코(飯塚真紀子)가 2일 일본 매체들에 전했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아키히토 일황의 퇴위는 평화를 성취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30년간의 헤이세이라는 시대, 즉, 거품 경제 붕괴와 동북부 대지진이나 해일, 원자력 위기가 일어난 시대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다. 일본의 새 시대의 연호를 결정하는데 전통을 깨고 중국 책이 아닌 일본 글을 쓴다는 판단은 아베 보수 정권의 국수주의적 경향과 결부돼있는 듯하다. 아베 정권에서는 중국과 긴장이 생기고 영토 분쟁을 둘러싼 분쟁이 거의 끊임없이 일어나고 왔다. 또 아베 총리는 2020년까지는 일본의 평화 헌법을 수정하겠다는 결의를 누차 밝혀왔다”고 소개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아베 총리와 일본 집권세력은 새 시대의 이름을 붙일 의무가 있지만 중국 책에서 유래한 이름은 피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다”고 전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새 연호의 어원은 국위 증강을 노리는 아베 총리의 보수적 어젠다를 담고 있다. 그는 침체된 경제를 살리겠다고 공약해 인기몰이를 했지만 단체의 조화, 일본의 역사, 문화의 자랑이라는 전통적 가치관의 회복이라는 보수적 아젠다도 이전부터 지지해 왔다”고 소개했다.
미국 CNN은 템플대학 아시아 연구 디렉터인 제프 킹스턴 씨의 말을 인용해 “많은 학자들이 ‘레이카’의 의미나 아베 총리의 설명이 분명치 않은 것을 느끼고 있다”며 “새 연호는 일본정치의 우경화를 상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와(和)라는 글자는 나루히토 왕세자의 할아버지인 히로히토 일왕 시절 쇼와(昭和)와 같지만 그 글을 선택한 것은 아베 총리가 일본의 전쟁이라는 과거에 대해 긍정적인 논조를 밀어붙이려 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그동안 사용돼 온 중국 책이 아니라 원호의 영감을 얻는 데 일본 책을 선택한 것은 분명 아베 총리의 보수적 정치기반의 강조”라고 풀이했다.
이이즈카 씨는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영화에 대해 사람들이 아름답고 마음을 주고받는 가운데 문화가 태어나 자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설명했지만 귀에 기분 좋은 아름다운 해석의 뒤에는 다른 의미도 담겼을까”라며 “혹시 일본이 자랑으로 삼았던 가치관을 세계의 질서와 조화가 실종된 지금이야말로 세계로 뻗어나가겠다는 염원이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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