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에 관한 뉴스를 보고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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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에 관한 뉴스를 보고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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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과 횡성군민은 차이가 없다

 
   
  ▲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내고향 횡성에 실망한 이야기

어제 12월26일, 저녁 6시반에 한국일보사 13층 홀에서 횡성군 군민회가 열렸다. 모처럼 필자가 냈던 신문광고를 접한 횡성군민회 회장이 한번 와서 얼굴이나 보자며 초청을 했다.

예정시간보다 30분 늦게 시작한 군민회는 식전 70분간 횡성군수와 시의회 위원, 지역출신 열우당 의원 등이 서열에 따라 줄줄이 나가 인사말들을 했다.

지역발전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상도 주고 수백만원 단위에 불과한 예산 결산보고 같은 것들을 했다.

군수는 횡성이 4만여 인구에 불과하고, 그나마 해마다 인구가 줄기 때문에 원주와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는 말을 했고, 횡성 한우가 4만여 마리이기 때문에 인구 1명당 한우 1마리일 정도로 횡성은 한우의 고장이라는 말도 했다. 횡성을 통과하는 고속도로가 세 개나 된다며 이 도로를 조기 건설하는데 모 국회의원이 애를 써 준다는 소식도 전했다.

모두가 횡성에 관한 이야기뿐이고 국가를 위한 말은 단 한마디도 없었다. 이 중 필자를 알아보는 사람은 시국진단 회원 한 분 뿐이었다. 필자는 사정 상 제2부인 저녁식사 시간이 선언됐을 때 회의장을 빠져 나왔다.

해마다 인천에서 열리는 황해도 대구군 군민회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들은 1부에서 약 30분 정도의 회의를 하고, 제2부에서는 반드시 안보 연사를 초청하여 시국을 파악하고 국가를 걱정했다. 필자는 최근 매년 황해도 대구군민회에 초청되어 강연을 했고, 군민들은 쥐죽은 듯 진지하게 한마디 한마디를 경청하면서 분노도 했고, 혀를 차기도 했다.

황해도 실향민과 강원도 토박민의 시각이 너무나 달랐다. 횡성군 사람들은 황해도 사람들에 비해 국가관이 희박하고 국가운명에 대한 관심이 없어 보였다. 황해도 도민은 공인정신을 가진 사람들로, 횡성군 사람들은 자기만 아는 샐러리맨 정신을 가진 사람들로 표현할 만했다. 공인정신을 가진 사람들은 발전속도가 빠르지만 자기만 아는 샐러리맨 정신을 가진 사람은 발전이 상대적으로 느릴 수밖에 없다.

만일 그날 저녁 필자가 일찍 떠나지 않고 그 자리를 지켰다면 잠시라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것이고, 그랬다면 필자는 국가 위기의 심각성을 간단하게라도 소개했을 것이다. 아마도 그랬다면 그들은 필자의 말에 흥미를 보이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래서 필자는 그 자리를 잘 떴다는 생각도 했다. 한번 참석해 보고 이렇게까지 단정하는 것에 무리가 있지 않느냐 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도 있다.

필자가 추진하는 시스템21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당원을 열심히 확보하는 강원도 분들은 동해시와 강릉시의 회원들이다. 필자는 강릉시에 가서 안보강연을 한 적이 두 번 있었다. 강릉-동해시 사람들 역시 자세와 관심이 황해도 군민회 사람들과 비슷했다. 그럴 기회는 적겠지만 만일 이 다음 내 고향 횡성에 가서 연설을 할 기회가 있다면 그들에게 쓴 소리부터 할 것 같다.

정운찬과 횡성군민에 차이가 없다

여당이 차기 대통령 주자로 정운찬을 영입하려 한다는 기사가 많았다. 그런 그가 12월26일 충청도 모 향우회에 나가 “충청도가 국가의 중심을 잡아왔다”는 듣기 거북한 말을 했다 한다.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에 대해 겨우 한다는 말이 지역주의냐며 일침을 가했다. 정운찬이 서울대를 지키려고 노무현에 대들고, 서울대 입시방침을 지키려고 교육부에 대항하던 모습이 꼿꼿해 보였다.

아마도 그 때 그 모습을 높이 사서 인기를 얻었을 것이고, 그 인가를 열우당이 이용하려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제 보니 그의 이 꼿꼿했던 자세도 결국은 서울대학이라는 그의 모교에 대한 연고-이기주의에 불과한 것이었다.

1) 충청도가 국가의 중심을 잡아왔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정운찬이 거짓말을 한 것이다. 김대중은 그의 고향에 가서 “무호남 무국가”라 했고, 정운찬은 그의 고향에 가서 “충청도 국가중심”이라 했다. 정운찬과 김대중에 무엇이 다른가?

2) 정운찬은 경상도에 가면 경상도를 무엇이라 칭할 것인가? 아마도 그 지역 사람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이말 저말 지어낼 것 같다. 자기는 대통령 자격이 안 된다며 겸허한 말을 하면서도 그는 이미 냄새나는 기성 정치인을 빼닮아 비린 것이다.

3) 정운찬의 연설 전문을 모르는 상태이긴 하지만 아마도 그의 연설에는 국가관이 들어 있지 않았을 것 같다. 국가관이 들어 있는 사람이라면 ‘충청도가 국가의 중심을 잡아왔다’는 해괴한 지역주의 발언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 정운찬에 관한 뉴스에 접하면서 필자는 횡성군민이나 정운찬 사이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내고향 횡성 사람들도 정운찬 만큼은 되는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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