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대국 인도와 중국, 쉽지 않은 ‘화장실 혁명’
인구대국 인도와 중국, 쉽지 않은 ‘화장실 혁명’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18.07.16 10:5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전체 인구 중 약 10억 명이 야외에서 볼 일 처리, 인도가 5억 6천만 명

▲ 인도 정부가 대대적으로 화장실을 설치해 주지만 머릿속에 깊이 자리 잡은 종교적 배경 역시 화장실 이용을 더디게 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화장실 문제는 단순한 위생문제가 아니라 복잡한 성격을 지닌 인도사회의 다양한 측면이 엿보인다. ⓒ뉴스타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신남방정책’의 일환으로 인도와 싱가포르를 순방했다. 이를 계기로 특히 인구 대국 인도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통적으로 인도는 카스트 제도의 문제점, 화장실 없는 주택문화 등 사회적 갈등이 늘 존재해왔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약 10억 명의 인구가 자기 집에 설치되었거나 공동으로 사용하는 화장실이 없어 야외(open fields)에서 볼 일을 보고 있는 가운데, 인도가 유별나게 야외에서 볼일 보는 인구가 많다. 야외 배설 활동을 하는 인도의 인구가 약 5억 6천 만 명이라는 유니세프(UNICEF)의 보고서도 있다.

* 클린 인디아 정책, 종교적 배경 등 복잡한 인도사회

우선 인도부터 살펴본다. 인구 13억 명이라는 인구 대국 인도에서는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 정권이 출범하면서 “클린 인디아(Clean India)"라는 구호를 내걸고 화장실 설치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화장실 혁명(Toilet Revolution)’을 통해 의식 구조까지 변화시켜보겠다는 야심에 찬 전국적인 프로젝트이다. 그러나 기대한 만큼 화장실 사용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의식 변혁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현재 인도에서 이 같은 공중위생 혁명이 진행되고 있지만, 약 5억 6천 425만 명이 설치된 화장실을 고의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야외에서 볼 일을 처리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공중위생 혁명은 좀처럼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야외에서의 볼 일을 보는 일은 감염은 물론 성폭행의 온상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이다.

또 정부가 대대적으로 화장실을 설치해 주지만 머릿속에 깊이 자리 잡은 종교적 배경 역시 화장실 이용을 더디게 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화장실 문제는 단순한 위생문제가 아니라 복잡한 성격을 지닌 인도사회의 다양한 측면이 엿보인다.

* 무용지물 화장실 ?

예를 들어 수도 뉴델리에서 자동차로 3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Uttar Pradesh)주에서는 정부 주도로 화장실 설치가 잘 진행되는 지역으로 인도 정부의 ‘클린 인디아’ 정책의 성과가 괜찮게 나타난 곳이다. 이 주의 한 마을인 ‘가다와리’라는 마을에는 95%정도가 가정에 화장실이 부설됐다는 것이다.

갠지스강가의 인구 500명 정도의 이 작은 마을에는 분명히 가정집 마당에 콘크리트로 만든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화장실을 가진 가정집이 전무였지만 2015년부터 정부의 지원으로 화장실 설치가 시작되어 큰 성과를 냈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화장실 설치 비율은 매우 높은 편이지만, 실상은 자랑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금방 드러난다. 95% 설치비율이지만, 실제로 이 가운데 사용하지 않은 화장실 비율이 무려 99%에 가깝다는 현실이다. 한마디로 설치된 화장실은 있으나마나 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 상하수도 정비 없는 화장실 : 소 분변 창고로 이용

설치된 화장실은 3년도 채 되지 않아 문짝이 떨어져 나가는 등 부실하기 짝이 없으며, 상하수도 정비가 돼 있지 않아 화장실을 사용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화장실에 모아두면 금방 가득 차 버리는데 그 냄새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이다.

콘크리트로 만든 화장실에는 당연히 매설된 용기(탱크)에 대한 지속가능한 사용법이 없다. 우기에는 배설물이 넘쳐나고, 악취는 진동한다. 따라서 설치된 화장실을 사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이 화장실은 인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의 분변을 말린 연료를 보관하는 창고로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길거리나 덤불, 기차선로 주변을 화장실 대용으로 하고 있다. 또 상당수 여성들도 밤이면 갠지스 강 하천 부지에 가서 볼 일을 본다고 한다. 그런데 이럴 경우 수풀 속에서 나온 독사에 물린 적도 있지만, “밖에서 볼 일을 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집에 있는 화장실보다는 깨끗하다”는 게 일반적인 주민들의 의견이라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은 단지 이 가다와리 마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도 전역 여기저기에서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 첨단제품 휴대전화 10억대의 인도, 화장실은 왜 그래 ?

- 클린 인디아, 화장실 신설 목표 : 2019년 말까지 1억 2천만 가구.

지난 2014년 5월에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그해 8월 독립기념일 기념사에서 언급한 것이 “화장실”이었다. 그는 “여성들은 밖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 어머니나 자매의 위엄을 지키기 위해서는 화장실을 만들 수 없는가?”라는 발언으로 만장의 박수를 받았다.

인도정부는 모디 총리의 강한 의지로 화장실 설치계획인 ‘클린 인디아(Clean India)'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2019년까지 옥외배설 제로(zero)를 목표로 약 1억 2천만 가구에 화장실 신설을 목표로 삼았다.

* 전 세계 야외 배설 인구 약 9억 5천 만 명, 인도가 이 중 절반 이상 차지

세계에서 일상적으로 야외에서 배설을 하고 있는 인구는 약 9억 5천만 명으로 추계되고 있지만, 인도가 그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휴대전화 보급대수가 10억대를 넘고, 7%이상의 경제 발전을 계속하고 있는 인도의 화장실은 너무나 낙후되어 있다.

* 유아 사망 원인의 17% : 야외 배설 반복에 의한 감염

인도에서 5세 미만의 유아 사망원인 가운데 17%는 설사와 그 합병증인데 원인의 80%가 배설물에 포함된 잡균의 경구 감염이다. 전문가들은 우물이나 수원 부근에서 배설이 반복되면서 물이 오염되는 상황을 지적하고 있다.

화장실이 없는 현상은 다른 위험도 일으킨다. 우타르프라데시 주에서는 2014년 5월, 볼일을 보도록 집 밖으로 나온 10대 소녀 두 명이 복수의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녀들의 시신이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이 발견되면서 커다란 사회적 충격을 주었다. 각지에서는 이처럼 야외에서 여성이 성폭행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배설 중에 들개나 뱀에게 습격당하기도 한다. “화장실만으로 몸에 위험이 따라 다닌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종교적 가치관이라는 높은 벽 : 힌두교와 카스트 제도

인도의 가정에 화장실이 뿌리 내리지 않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특히 종교적 가치관이 큰 몫을 차지한다. 배설과 그 배설 처리가 인도 최대의 종교인 ‘힌두교’의 생각과 밀접하게 관계하기 때문이다.

힌두교에서는 ‘깨끗함(浄, 정)’과 ‘더러움(不浄, 부정)’이라는 개념이 중시되고 있다. 화장실을 ‘더러운 곳’이라는 개념으로 멀리해야만 한다는 전통적으로 뿌리 깊은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인도에서 위생환경 개선에 임하는 비정부기구(NGO)인 ‘슬라브 인터내셔널’은 농촌에서 집을 지을 때 힌두교의 스님이 화장실을 들어가지 말라고 권하기도 한다. 그래야 집에서 ‘더러움(부정)’을 떼어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한다.

현대 인도사회에 여전히 똬리를 틀고 있는 힌두교의 신분제도 ‘카스트(Caste)제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카스트에는 높은 지위의 상징 승려계급인 브라만(brahman), 군인·통치계급인 크샤트리아(ksatriya), 상인계급인 바이샤(vaisya) 및 천민계급인 수드라(sudra)로 크게 나누어지며, 이 안에는 다시 수많은 하위카스트(subcaste)가 있다. 최하층 계급으로는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 untouchable)이 있다.

따라서 높은 지위의 카스트는 더러운 직업에 종사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있을 수 없다. 하위 계급인 수드라(불가촉천민) 등이나 그러한 일에 종사할 수 있다는 뿌리 깊은 가치관이 있다. 그러므로 상하수도가 정비 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배설물 처리가 매우 중요하지만 이 일은 하위계급들만이 취급할 수 있다. 이 일에 종사하는 부류들은 천시받기 일쑤이다. 가정집에 화장실을 설치해도 상위계급 사람들은 이를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아예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고 야외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인도 정부 발표에 따르면, ‘클린 인디아’ 프로젝트로 2014년 10월 38%였던 전국의 자택용 화장실이 2018년 6월 현재에는 86%까지 끌어올려졌다고 한다. 정부는 이 같이 높은 성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화장실 문제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 화장실 혁명은 인도의 생각 개조 : 가능 ?

모디 총리는 연설에서 “첫째가 화장실이고, 그 다음이 (힌두교) 사원”이라며 화장실의 중요성을 거듭 거듭 강조했다. 굳이 종교보다는 공중위생이 순위가 높다고 언급한 것이다. 모디 총리가 추천하는 화장실 혁명(Toilet Revolution)은 인도의 생각을 바꾸는 작업이나 다름 없다.

인도에서 빈곤문제를 다루고 불가촉천민들의 해방을 위해 활동하는 인도 시민운동가이며, 아시아의 노벨상이라고 부르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한 ‘베즈와다 윌슨’은 ”인도를 깨끗하게 하는 일은 전적으로 카스트 제도를 방치하고서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하수가 막혔을 때 배수관 내부에 들어가 수작업으로 청소하는 사람들이 약 3만 명 정도라고 한다. 인구 13억 가운데 이러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너무나 적다. 물론 이들 3만 명은 최하위 카스트계급이다. 지난 2017년의 경우 위생 상황의 최악으로 유독가스나 감염 등으로 약 850명이 사망했다. 윌슨은 “더러운 것은 모두 하위계급에게 맡긴다는 생각이 인도 국민들에게 스며들어 있다”면서 “인도가 화장실 개혁을 통해 인도인의 의식이 바뀌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 인구 대국 중국의 화장실 혁명

화장실 개혁은 인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중국의 화장실 문화를 개탄하고, 대대적인 화장실 혁명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특히 화장실 혁명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쉬운 주제이며, 이미지 제고로 이어지는 1석 2조의 프로젝트이다.

시진핑 지도부는 중국의 “화장실 혁명”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 시 주석의 대담한 정책의 하나로 ‘공중화장실(Public Toilet)'신설과 개수를 늘리고, 농촌지역의 화장실을 개선함으로써 위생환경의 수준을 크게 높여보겠다는 야심이다. 시 주석은 2017년 11월 6만 8천 개의 화장실을 재정리, 개선한 것을 두고 높게 평가하고, 화장실 추가 설치를 지시했다.

전통적으로 중국의 공중화장실은 칸막이가 없이 이용해왔다. 이용시 다른 사용자들과 마주치게 돼 있어 국제적으로 야유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화장실 혁명은 이러한 국제적 악평을 씻어내 관광객 증가로 연결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시진핑 주석의 이 같은 대담하고 적극적인 화장실 혁명을 추진하자 일부 부호들은 화장실을 금으로 치장한다거나 고가의 제품들을 들여다 마치 ‘돈 잔치’를 하는 등 지나친 화장실 소비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와 성공적인 방글라데시 화장실

인도네시아에선 지난 1990년 현재 40%의 국민이 가정에 화장실을 갖지 않았었다. 과거에는 위생상태가 나쁨으로부터 5만 명이 사망했고, 경제적 손실은 63억 달러(약 7조 1천 379억 원)으로 추산됐으며, 국가적 화장실 설치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또 방글라데시는 인도보다 먼저 화장실 개혁에 착수해, 성공한 국가 중 하나이다. 지난 2003년에 43%이었던 야외 배설률을 2015년에는 1%까지 줄였다. 매년 국가의 개발 예산의 25%를 화장실 설치에 사용해왔다. 특히 야외에서 용변을 보는 일이 얼마나 단점이 많은지를 알리는 교육 활동에 주력했다. 지역 NPO관계자는 “화장실만 만들어 봤자 의미가 없고, 교육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핫이슈포토
핫이슈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혜연 2018-07-16 14:39:48
인도나 중국이나 화장실혁명은 의무이다~!!!!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성재영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상윤
  • 대표이사/회장 : 손상윤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hanmail.net
ND소프트